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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이 ‘이소영-표승주 더비’에서 승리를 거뒀다.

정관장이 30일 통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예선에서 IBK기업은행을 3-2(25-20, 18-25, 25-23, 23-25, 15-11)로 꺾고 대회 첫 승을 챙겼다. 비시즌에 서로 유니폼을 바꾸게 된 이소영과 표승주가 나란히 선발 출전한 가운데, 두 선수 모두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승리는 정관장과 표승주의 차지였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선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는 수비와 연결에서 불안함을 노출하긴 했지만 공격에서 확실히 제몫을 하며 무난한 첫 경기를 치렀다. 반면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는 아직 100%의 컨디션이 아닌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신은지의 맹활약과 박은진의 준수한 플레이 등 수확이 많은 경기를 치렀다.

IBK기업은행은 천 신통과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의 호흡이 다소 불안정했다. 천 신통은 최정민-이주아 쪽도 확실하게 살리지 못하면서 육서영에게 과하게 의존하는 경기 운영을 펼쳤고, 높이가 좋은 정관장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채원과 이소영이 엄청난 수비력을 발휘하며 분투했고, 4세트에는 정신없는 흐름 속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는 등 인상적인 경기를 치렀지만 결국 패전의 멍에를 썼다.

1세트 IBK기업은행 20 : 25 정관장 - 약간의 고비를 잘 넘긴 정관장
[주요 기록]

정관장 메가-부키리치: 총 14점 합작
IBK기업은행 육서영: 5점, 공격 성공률 62.5%

세트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정관장이 공격과 블로킹에서는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였지만, 잦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면서 점수 차는 거의 없는 채로 초반 흐름이 전개됐다. 육서영과 메가가 나란히 기회를 확실히 살리면서 해결사 역할을 하던 중, 정관장이 먼저 육서영을 가로막았다. 10-8에서 육서영의 공격을 정호영이 블로킹으로 덮었다. 그러자 곧바로 IBK기업은행도 최정민의 블로킹으로 메가를 저지했다.

IBK기업은행이 맞불을 잘 놨지만, 그럼에도 격차는 조금씩 벌어졌다. 염혜선과 천 신통의 안정성 차이로 인한 격차였다. 천 신통의 패스가 앞뒤로 흔들린 반면, 염혜선은 과감하게 공격수를 믿고 볼을 뿌리면서 득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서베로로 나선 정수지의 활약까지 더해진 정관장은 16-10까지 앞서가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19-13에서 부키리치가 강타를 꽂으며 20점에 선착한 정관장은 이소영에게 연속 서브를 허용하며 순간적으로 21-18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그 이상의 추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3~4점 차의 간격을 유지했고, 24-20에서 부키리치가 하이 볼을 코트에 내리꽂으며 정관장이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IBK기업은행 25 : 18 정관장 - 메가 킬러 이소영
[주요 기록]

IBK기업은행 황민경: 15-17에서 5연속 서브
IBK기업은행 이소영: 메가 상대 2블로킹 + 정호영 속공 블로킹

2세트 역시 정관장의 흐름이 좋았다. 정호영이 이소영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냈고, 부키리치의 하이 볼 처리까지 이어지면서 4-1로 앞서갔다. IBK기업은행은 빅토리아가 득점력을 끌어올렸지만 혼자 힘으로는 팀을 이끌기 역부족이었고, 염혜선의 패스 감각이 더 올라온 정관장은 2~3점 정도의 우위를 꾸준히 지켰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은 세트 중반부에 들어설 시점이었다. 12-9에서 메가가 김채원의 2단 연결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다이렉트 푸쉬로 처리하며 4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IBK기업은행도 다시 힘을 냈다. 10-13에서 김채원의 좋은 수비와 이주아의 집중력 있는 블로킹이 이어지면서 격차를 좁혔다. 이후 14-17에서 IBK기업은행이 정관장을 거세게 압박했다. 신은지의 서브 범실이 나온 뒤 황민경이 서브로 나선 상황, 메가의 백어택은 이소영이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1점 차를 만들었고 여기에 빅토리아의 수비 후 반격과 메가의 안테나 터치 범실까지 나오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이소영이 메가를 상대로 영리한 쳐내기 공격을 성공시키며 20점에 선착한 IBK기업은행은 이소영이 메가를 또 한 번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승기를 굳혔고, 24-18에서 메가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IBK기업은행이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IBK기업은행 23 : 25 정관장 - 혈투에서 집중력 끌어올린 정관장
[주요 기록]

정관장 부키리치: 블로킹 1개 포함 10점, 공격 성공률 37.5%
정관장 박은진: 24-23에서 블로킹 득점

한 세트씩을 주고받은 두 팀은 리드를 뺏고 뺏기는 혈투를 벌였다. 정관장은 공격으로, IBK기업은행은 수비와 연결로 상대를 압박하며 리드를 노렸다. 9-9에서 간신히 먼저 10점에 도달한 팀은 정관장이었다. 표승주가 빅토리아의 앞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성공시켰다. 이후 정관장이 급격히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천 신통의 패스가 흔들리는 틈을 타 블로킹으로 승부를 보면서 14-9 5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IBK기업은행도 무섭게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빅토리아가 좋은 서브로 노란과 부키리치를 괴롭혔고, 이후 이어지는 블로킹과 반격으로 연속 득점을 터뜨리면서 다시 1점 차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황민경의 서브가 동점의 열쇠가 됐다. 황민경의 서브 차례에 표승주의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18-18 동점이 됐다. 20점대까지도 이어지던 접전에서 정관장이 먼저 한 걸음을 앞섰다. 21-21에서 정호영의 블로킹과 비키의 공격 범실이 나왔다. 이후 24-23에서 박은진이 육서영의 하이 볼 처리 시도를 블로킹으로 저지하면서 정관장이 3세트를 따냈다.



4세트 IBK기업은행 25 : 23 정관장 - 이번 대회 최고의 세트
[주요 기록]

IBK기업은행: 6-7 -> 12-7 런
정관장 신은지: 13-17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9연속 서브
IBK기업은행: 17-21 -> 23-21 런

김호철 감독은 4세트 들어 이소영을 빼고 황민경을 선발로 기용했다. 초반 흐름은 정관장이 좋았다. IBK기업은행이 범실로 고전하는 사이 6-3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은 부키리치를 공략해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4-6에서 부키리치의 공격 범실이 나온 뒤 다음 공격을 이주아가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이후 육서영이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7-7에서 연타와 강타를 섞으며 연속 득점으로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이후 IBK기업은행이 연속 득점을 몰아쳤다. 부키리치의 3단 처리 실수와 최정민의 볼 처리가 이어지며 12-7로 치고 나갔다.

정관장은 수렁에 빠졌다. 공수 양면에서 경기력이 무너지면서 계속 연속 실점에 시달렸다. 고희진 감독은 메가를 빼고 이선우를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기세가 오른 IBK기업은행은 개의치 않고 정관장을 밀어붙였다. 그러던 중 정관장이 한 번의 거센 추격에 나섰다. 13-17에서 신은지의 서브 득점과 이선우의 쳐내기 공격이 이어졌고, 빅토리아의 공격 범실까지 겹치며 1점 차로 따라붙었다. 김 감독은 급히 작전 시간을 요청했지만, 직후에 황민경의 공격이 이선우의 블로킹에 걸리자 결국 김 감독은 세터를 김하경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신은지의 서브가 멈추지 않았다. 계속 IBK기업은행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반격을 이끌었다. 신은지의 서브 차례는 무려 9연속 서브에서야 끝이 났다. 그러나 이 경기는 끝을 알 수 없었다. IBK기업은행이 빅토리아의 서브 차례에 빅토리아의 백어택과 황민경의 블로킹으로 기적적인 재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24-23에서 빅토리아의 중앙 백어택이 터지며 경기는 5세트를 향했다.

5세트 IBK기업은행 11 :15 정관장 - 흐려진 집중력 속의 마지막 승부
[주요 기록]

범실: IBK기업은행 4개 - 정관장 4개
이미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두 팀은 기진맥진한 채로 5세트에 진입했다. 먼저 우위를 점한 쪽은 정관장이었다. 4-4에서 메가-부키리치의 연속 득점과 빅토리아의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이후 정호영의 서브 범실과 메가의 네트터치가 이어지면서 IBK기업은행도 금세 격차를 좁혔다.

지친 두 팀이 범실을 쏟아내는 와중, 10점에 먼저 도착한 쪽은 정관장이었다. 9-8에서 이주아의 서브 범실이 나왔다. 이후 4세트의 영웅이 될 뻔 했던 신은지가 등장했고, 부키리치의 반격이 이어지며 정관장이 11-8 3점 차 리드를 재차 잡았다. 이후 꾸준히 사이드 아웃 싸움을 이어간 정관장은 13-10에서 정호영이 빅토리아의 하이 볼 처리 시도를 저지하면서 매치포인트에 도달했고, 14-11에서 부키리치가 반대각을 제대로 찌르며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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