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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182승' 우완 레전드가 팀 재건을 위해 나선다.

세이부 라이온즈가 니시구치 후미야 2군 감독(52)을 새 사령탑에 내정했다. 21년간 세이부에서 활약하다가 선수 은퇴해 세이부에서 지도자로 일한 야구인이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세이부 구단이 다음 시즌 새 감독으로 내부 승격을 결정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정규시즌 종료 직후 공식 발표가 날 것으로 보인다.

니시구치 감독은 한국프로야구와 인연이 있다. 은퇴 직후인 2016년 2월 말, 한화 이글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인스트럭터로 투수들을 지도했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 사령탑을 맡고 있던 시기다.

퍼시픽리그 최다 우승팀인 세이부는 올시즌 최악을 경험하고 있다. 시즌 초 하위권으로 처지자 내야수 출신 레전드인 마쓰이 가즈오 감독(49)을 갑자기 경질했다. 센트럴리그와 교류전(인터리그)을 앞둔 5월 말, 와타나베 히사노부 단장(59)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례적으로 시즌 초반 리더십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반등 없이 추락했다. 한 차례 사령탑을 역임한 와타나베 감독 겸 단장 체제에서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정규시즌 9경기를 남겨놓은 22일 현재 88패(44승2무·승률 3할3푼3리)를 기록하고 있다. 세이부 구단 출범 후 한 시즌 최다패를 경신 중이다. 한때 승률 2할대로 떨어져 시즌 100패를 걱정했다.

현역 시절 세 차례 다승왕에 올랐던 투수 레전드 와타나베 감독 겸 단장은 2008년부터 5년간 세이부를 지휘했다. 감독 첫해인 2008년, 세이부를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와타나베 감독 겸 단장은 “팀을 재건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감독은 물론 단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이부 구단은 지난 8월 말부터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을 진행했다. 타 구단 출신 지도자까지 리스트업 검토했다고 한다. 오랜 고민 끝에 팀 상황과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니시구치 2군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니시구치 감독은 릿쇼대학을 거쳐 1995년 신인 3지명으로 세이부에 입단했다. 2015년까지 21시즌 동안 436경기에 등판해 182승(118패·평균자책점 3.73)을 올렸다. 두 차례 다승왕에 올랐고 1996년부터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기록했다. 니시구치는 15승을 거둔 1997년 사와무라상과 MVP를 수상했다. 다섯 차례 개막전 선발로 나선 세이부의 간판 투수였다.

그는 세이부 1~2군 투수코치로 5년, 2군 감독으로 3년을 일했다. 1군 투수코치로 있다가 마쓰이 감독이 부임한 2022년 2군으로 내려갔다. 올시즌 세이부 2군은 이스턴리그(2군리그)에서 선두 경쟁을 해 왔다.

올시즌 세이부는 마운드보다 득점력 부족으로 고전했다. 팀 평균자책점 3.11. 퍼시픽리그 4위로 나쁘지 않았다. 젊은 주력투수들이 좋다. 팀 타율은 2할1푼으로 퍼시픽리그는 물론, 양 리그 12개팀 중 압도적인 꼴찌다. 134경기에서 316득점을 기록했는데 1위 소프트뱅크 호크스보다 252점이 적다. 지난 몇 년간 주축 타자들이 FA(자유계약선수)가 되면 팀을 떠난 결과다. 모기업 상황이 안 좋아 퍼시픽리그의 맹주로 호령했던 전성기 때처럼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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