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무도 웃지 못했다.

'멸망전'의 결과는 무승부였다. 대전하나시티즌과 전북 현대는 2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1라운드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양 팀은 무패행진을 이어가는데 만족해야 했다. 7경기 무패(4승3무)를 달린 대전은 승점 35로 9위, 5경기 무패(3승2무)를 이어간 전북은 승점 34로 10위에 자리했다.

양 팀 모두 제로톱 카드를 꺼냈다. 대전은 마사 대신 김현욱이 최전방에 섰다. 2선에는 최건주-김준범-김승대가 자리했다. 중원에는 밥신과 이순민이 포진했다. 포백은 이상민-안톤-김현우-김문환이 이뤘다. 안톤과 김문환은 각각 징계와 부상에서 돌아왔다. 골문은 이창근이 지켰다. 마사, 구텍, 켈빈, 주세종 김인균 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전북은 에르난데스가 전방에 자리했다. 전병관-이영재-안드리고가 그 아래에서 공격을 뒷받침했다. 보아텡과 한국영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은 변함없이 김태현-박진섭-홍정호-안현범이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준홍이 꼈다. 이승우 송민규 권창훈, 티아고 등이 조커로 출전을 노렸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전북이 초반 강하게 접근하는 팀인데 이를 잘 념겨야 한다. 우리가 포지셔닝을 잘하면 풀어낼 수 있는데, 힘싸움으로 가게 되면 불리할 수 있다. 볼을 갖고 괴롭혀야 한다“며 “상대가 에르난데스를 전방에 넣은 것은 뒷공간을 노리기 위해서일거다. 적극적으로 싸움하면서 미드필드에서 밀리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두현 전북 감독은 “상대가 전방 압박이 좋고, 미드필드에서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빠르게 카운터 어택에 나선다. 이게 통하면서 최근 5경기에서 모두 멀티 득점을 했다“며 “압박을 최소화할 수 있게 볼을 좀 적게 갖고, 이때 잘 벗겨서 나온다면 좋은 장면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초반부터 팽팽한 허리 싸움이 펼쳐졌다. 양 팀 모두 강한 전방 압박을 내세워 상대가 공격을 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전북이 전반 2분 좋은 기회를 잡았다. 이상민의 패스미스를 안드리고가 가로챘다. 아크 정면에서 왼발슈팅을 시도했다.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대전은 9분 김현욱이 수비 한명 제친 후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밥신 맞고 아웃됐다.

양 팀은 이어 일진일퇴의 공방을 이어갔다. 빠르게 측면까지는 갔지만 슈팅 기회까지는 만들지 못했다. 31분 대전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먼거리서 김현욱이 시도한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35분에는 전북이 중거리 슈팅으로 응수했다. 이영재가 아크 정면에서 때린 슈팅은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전북이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36분 안드리고가 뒷공간 패스를 찔렀다. 에르난데스가 뛰어드는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던 골키퍼 이창근이 뛰어나왔다. 하지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안톤과 충돌했다. 빈 골대에 에르난데스가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이 볼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에르난데스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41분에는 전병관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이상민 맞고 빠르게 골대로 향했다.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전반은 0-0으로 막을 내렸다.

후반 전북이 먼저 변화를 줬다. 에르난데스 대신 송민규가 들어갔다. 대전이 먼저 슈팅을 날렸다. 후반 1분 김준범의 중거리 슈팅은 크게 벗어났다. 5분 밥신의 전진 패스를 받은 김현욱이 멋진 턴으로 수비 한명을 제친 후 왼발 슈팅을 때렸다.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10분 전북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안드리고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대전이 교체카드를 꺼냈다. 14분 김현욱과 최건주를 빼고 구텍과 김인균을 넣었다. 17분 이상민이 왼쪽을 무너뜨린 후 강하게 크로스를 올렸다. 김인균이 박스 안에서 잡았지만 아쉽게 슈팅가지 연결하지 못했다. 전북도 승부수를 띄웠다. 18분 이영재와 전병관 대신 이승우와 전진우를 투입했다. 전북에 변수가 생겼다. 20분 송민규가 침투하는 과정에서 안톤과 충돌하며 쓰러졌다. 부상으로 실려나갔다. 대신 김진규가 들어갔다.

23분에는 김준범이 김태현의 강한 태클에 쓰러졌다. 주심은 김태현에게 경고를 준 후 온필드리뷰를 실시했지만, 정심을 유지했다. 김준범 대신 마사가 들어갔다. 31분 대전이 맹공을 펼쳤다. 김현우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전북이 응수했다. 33분 전진우가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지만 이창근 골키퍼가 각을 좁히며 막아냈다.

전북이 38분 안드리고를 빼고 티아고를 넣었다. 대전은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현우의 헤더가 빗나갔다. 추가시간 마사의 회심의 슈팅은 상대 수비수를 맞고 나갔고, 이어진 코너킥에서 임덕근의 헤더는 골대를 살짝 넘아갔다. 막판 변수가 발생했다. 구텍이 공중볼 경합 도중 팔꿈치를 썼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했다.

전북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대전은 몸을 날리는 수비와 이창근의 선방쇼로 버텼다. 이어 김인균을 앞세운 역습으로 골을 노렸다. 마지막 김인균의 크로스에 이은 마사의 슬라이딩 슈팅이 제대로 맞지 않았고, 결국 경기는 0대0으로 끝이 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