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27 12:35:00]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믹스트존에 등장한 손흥민(토트넘)은 “괜찮다. 정말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 괜찮을까'라는 우려는 지울 수 없다.
손흥민은 후반 초반부터 왼쪽 허벅지를 만지며 계속해서 불편해 했다. 주저앉지도 못했다. 11대10의 수적 열세 속에 1-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7분 만에 라두 드라구신이 퇴장당했다. 대형 악재였지만 전반 12분 브레넌 존슨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후반 7분 파페 사르의 추가골과 23분 도미닉 솔란케의 쐐기골을 터진 후에야 털썩 주저앉았다. 솔란케의 골은 손흥민이 연출했다.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이 상대 골키퍼 손에 걸려 앞으로 흘렀고, 솔란케가 빠르게 달려와 밀어넣었다.
통상 슈팅에 의한 리바운드 득점은 어시스트로 기록되지 않는다. 하지만 유로파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 유럽클럽대항전에선 어시스트로 인정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규정에는 '마지막 패스, 크로스, 헤더, 슛으로 골을 넣으면 어시스트를 인정받는다. 골대 혹은 상대 선수에 맞고 나온 공을 리바운드로 득점을 해도 어시스트로 기록이 된다'고 명시돼 있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됐다. 그는 벤치에 앉지 않고 곧바로 치료를 위해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라바흐FK(아제르바이잔)와의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1라운드에서 10명이 싸우는 악조건 속에서도 3대0으로 승리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아직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가 조금 피곤하다고 말했지만, 아직 그와 의료진과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관리는 필요하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32세다. 그는 쉼표없는 여정의 연속이다. 이날도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제임스 매디슨은 쉬었지만 손흥민은 고군분투했다.
자칫 무리할 경우 더 큰 화가 될 수 있다. 다음달 A매치 2연전이 기다리고 있는 한국 축구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현재 선수들의 '혹사 논란'이 전세계 축구판을 흔들리고 있다. 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라바흐전 사전 공식기자회견에서 선수대표로 손흥민도 우려를 제기했다.
“많은 선수들이 적절한 말을 했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때로는 선수들이 직접 나서서 말해야 할 때가 있다. 확실히 경기가 많기는 하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중요한 것은 경기의 양보다는 질이다.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경기를 보는 것보다 질 높은 경기를 보고 싶어 한다. 선수들이 부상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아무도 그런 걸 원하지 않습니다. 많은 경기, 많은 이동. 우리는 스스로를 관리해야 하는데, 때때로 그것이 매우 어렵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면 부상의 위험이 상당히 커진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 이런 부분들을 잘 관리해야 하고, 경기를 줄이는 것이 확실히 필요하다. 더 나은 경기의 질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손흥민은 이어 “우리는 축구를 사랑하고 경기를 뛰는 걸 즐긴다. 그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동과 경기 수가 많다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맨시티는 일요일에 경기를 하고, 화요일에 또 경기를 했는데, 유연하지 않았다. 화요일 대신 수요일로 옮길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러니까 모든 선수들이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는 게 당연한 상황이다. 공정하지 않다. 로드리도 올바른 말을 했다. 우리는 50~60경기를 뛰고 있는데, 70경기 이상을 뛰는 건 말이 안된다“고 부연했다.
'파업을 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결승에 진출해서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는 건 다르다. 하지만 지금의 플랫폼, 즉 형식은 더 많은 경기를 치르는 쪽으로 되어 있다. 그건 선수들을 배려하는 방식이 아니다. 우리가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이다. 분명히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선수들을 잘 돌볼 수 있도록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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