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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 시즌이라도 더 해보려 고민했는데...“

키움 히어로즈 투수 정찬헌이 은퇴를 선언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야구 선수로서의 행보를 마감하고, 이제 코치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키움은 7일 방출 선수 명단을 발표함과 동시에 정찬헌의 은퇴를 알렸다.

정찬헌은 2008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LG 트윈스에 2차 1라운드 1순위로 뽑힌 특급 유망주였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자체가 매력이었다.

데뷔 첫 해부터 13패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39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았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하다 2018년에는 마무리로 27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정점을 찍었다.

문제는 허리가 아팠다. 고질이었다. 수술을 해도 계속 재발되는, 신경쪽 문제였다. 2016년과 2019년 수술을 받았어도, 계속 허리가 정찬헌을 괴롭혔다.

구속을 포기하고, 선발로 전환하며 버텼다. 변화구 피처가 됐다. 나름 성공적이었다. 2020 시즌 7승을 따냈고, 2021 시즌 도중 키움으로 트레이드가 됐는데 9승을 기록했다. 당시 서건창과의 1대1 트레이드였다.

정찬헌은 2023 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었으나, 팀을 찾지 못해 미아가 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키움이 2년 총액 8억6000만원에 도장을 찍으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또 허리였다. 지난해 3번째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을 하고 올해 2경기에 던졌지만, 구위가 많이 떨어져있었다.

정찬헌은 “가족들과 상의 끝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련은 없었을까. 정찬헌은 “솔직히 더 해보고 싶었다. 올해 실전에서 139km까지 찍었다. 사실 올시즌 후 구속을 끌어올리는 트레이닝을 열심히 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 몸상태로는 극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술을 받아 통증은 없지만, 신경 문제라 공을 던질 때마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니 젊었을 때처럼 강속구를 던지는 건 불가능했다.

고민이 클 때, 키움에서 코치 제안이 왔다. 정찬헌은 “감사하게도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어떻게 보면 쉽게 결정을 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하며 “그동안 해온 게 야구밖에 없지 않나. 지도자에 대한 꿈도 꾸고 있었다. 후배들이 다가오고, 말을 걸어오면 그냥 못 지나치는 스타일이다. 지도자로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키움이 정찬헌에게 좋은 계약도 해주고, 코치까지 시키는 건 다 이유가 있다. LG 시절 정찬헌은 야구에만 몰두하고, 조금 예민한 스타일이었다면 키움 시절은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장 안팎에서 프로페셔널하고, 후배들에 귀감이 되는 역할을 했다.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딱이었다. 정찬헌은 “야구를 하다보니 철이 들었다고나 할까. 어찌됐든 키움에서 나라는 선수를 좋게 평가해주신 것 같아 그저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밝혔다.

정찬헌은 마지막으로 “시원섭섭하다. 그래도 언젠가는 은퇴를 해야하는 운명,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 생각을 했다. 나 뿐 아니라 가족들의 의사도 중요했다. 내 결정을 응원해준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키움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투수 윤정현과 내야수 김수환, 김주형, 신준우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투수 노운현, 외야수 송재선, 포수 변헌성, 안겸은 육성선수 등록 말소를 요청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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