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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오래 기다렸다. 포항 스틸러스 외국인 공격수 조르지(25)가 부활했다. 조르지는 이번 시즌 내내 안 풀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해줬다. 리그 6연패에 허덕이던 포항은 조르지가 각성하며 감격의 빛줄기를 봤다.

조르지는 지난 2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1라운드 홈경기서 강원FC를 2대1로 꺾는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공식전 최근 4경기에서 3골-1도움이다. 이전까지 컵대회 포함 26경기에서 고작 2골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너무 반가운 득점 행진이다. 포항은 이 승리로 최소 6위를 확보, 파이널A(상위스플릿)을 확정했다. 동시에 향후 예정된 코리아컵 결승전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조르지의 맹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조르지는 박태하 포항 감독이 직접 고른 외국인 공격수다. 조르지는 2023시즌 K리그2 충북청주에서 뛰었다. 신생팀이라 전력이 탄탄하지 않았다. 조르지는 악조건 속에서 34경기 13골을 몰아쳤다. K리그2 베스트11 공격수로 선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이었던 박태하 감독은 포항 지휘봉을 잡자마자 “조르지를 영입해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

'2부를 평정하면 상위 리그에서도 통한다'는 속설이 조르지에게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조르지는 시즌 초반 반짝 활약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을 뿐 경기력은 준수하다는 평가가 중론이었다. 박태하 감독도 꾸준히 신뢰를 보냈다. 한계는 빨리 찾아왔다. K리그2는 조르지가 가진 발기술과 스피드만으로도 공략 가능했지만 1부는 달랐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더 치열하게 몸을 부딪히며 싸워야 했다. 볼경합에서 밀리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8월 축농증 증상까지 찾아와 컨디션 난조에 허덕였다.

포항은 때를 기다렸다. '특단의 조치' 같은 것은 없었다. 조르지가 1부에 적응하고 스스로 극복하고 진화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원했다. 포항 관계자는 “특별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선수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본인이 느끼고 보강운동을 찾아서 열심히 했다. 내부적으로 걱정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늦지 않은 시점에 살아났다“고 기뻐했다.

조르지는 8월 31일 29라운드 울산 원정경기서 리그 2호골이자 첫 번째 필드골을 터뜨렸다. 팀이 4대5로 지면서 빛이 바랬다. 9월 13일 광주 원정에서는 도움을 기록했지만 1대2로 패했다. 17일 ACL 상하이 선화전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는데 포항은 또 1대4로 무릎을 꿇었다. 조르지는 22일 강원전까지 골을 폭발하며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강원전에는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고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직접 결승골을 책임졌다. 자신의 힘으로 포항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강원과의 경기에서는 상대 수비진과 거칠게 경쟁해 소유권을 지켜내는 플레이를 보여 'K리그1 동기화'가 완료됐음을 증명했다.

늦은감이 있지만 포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토종 주포 이호재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한 상황에서 조르지가 해결사로 나서 천군만마다. 또 상위스플릿은 1차 목표일 뿐 ACL 엘리트 출전권이 주어지는 3위(강원)와 승점 차이도 4점이다. 코리아컵 결승전도 남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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