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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왕조의 시작'인 3연패를 달성한 구단은 단 두 팀 뿐이다. 성남FC가 기업구단인 일화 시절 1993년~1995년, 2001년~2003년, 두 차례 3년 연속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어 전북 현대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K리그1을 제패했다.

전북이 K리그를 평정할 동안 울산 HD는 '만년 2위'로 낙인찍혔다. 그 설움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울산이 3연패까지 단 한 고개 남았다. 울산은 11월 1일 오후 7시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 3라운드를 치른다. 선두 울산(승점 65점)과 2위 강원(승점 61)의 승점차는 4점이다. 울산이 승리하면 승점차가 7점으로 벌어져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3년 연속 우승을 확정짓는다. 반면 패할 경우 두 팀의 우승 경쟁은 마지막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강원은 시도민구단 사상 첫 K리그1 우승에 도전장을 냈다.

울산의 3연패 도전, 그 중심에는 국가대표 '주포' 주민규(34)가 있다. 그는 지난 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마침내 침묵을 깼다. 7월 13일 FC서울전(1대0 승) 이후 106일 만에 골맛을 봤다. 주민규는 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포항전 골은 올 시즌 K리그1 9호골이었다. 통산 세 번째 득점왕 등극은 쉽지 않다. 득점 선두 무고사(인천·15골)와는 6골 차이다. 그래도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은 가능하다.

주민규는 포항전 후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그는 “헌신하고 수비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내가 찬스를 살렸다면 몇 경기에서 승점을 더 가져왔을 거라 생각한다“며 “아직 부족하고, 더 많이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갈 길이 멀다. 그래도 다음 경기를 준비하면서 여유가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 이야기를 한 후에는 눈시울을 붉혔다. 주민규는 “'언젠가 터지겠지'라며 가족이 눈치를 많이 봤다. 와닿았던 말중 하나가 골을 넣는 것보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축구가 먼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축구를 즐기자는 마음이었다. 아내도 그렇고 부모님도 숨죽이면서 내게 이야기를 못한 것에 죄송한 마음이다. 가족들도 마음 편히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신한 아내를 향해서도 “아내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입덧도 있고, 몸도 힘들었는데 내 눈치를 보게 했다“며 “홑몸이 아닌 데도 날 생각해준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주민규는 자신의 득점포를 통해 우승을 꿈꾸고 있다. “올 한 해 아쉬운 순간들이 참 많았는데, 내가 골을 넣고 우승한다면 그런 힘든 순간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감독님 오시고 첫 골이다.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남은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가져올 골을 넣어서 감독님, 동료들,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겠다. 화산처럼 많은 골을 넣으려고 한다.“

울산은 올 시즌 강원과의 세 차례 만남에서 2승1패로 우세하다. 특히 홈에선 강원을 상대로 1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강원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보다 모든 경기가 그렇지만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자세로 임하겠다“라면서도 “나도 끝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스스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세 경기 남은 상황에서 너무 에너지를 쏟다가 결과가 안 좋을 수 있다.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주민규에 대해선 “오랜 시간 힘들어할 때 선수들이 격려해줬다. 선수 본인이 미안해하는 마음이 많았는데 나 또한 상당히 기쁘다. 득점할 때도 퀄리티가 나왔다“고 미소지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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