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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믿고 싶지 않은 국내 최고 마무리 투수의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 수원 원정부터 묘하게 꼬인 삼성 라이온즈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지난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 삼성은 코너 시볼드의 완벽에 가까운 호투와 상대 선발 제임스 네일을 빠르게 공략하면서 4-1로 앞섰다. 7회말까지도 3점 차 리드를 유지한 삼성은 그대로 승리 분위기를 굳혀가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8회초를 앞두고 코너가 물러난 이후 그간 견고했던 필승조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삼성 벤치는 두번째 투수로 임창민을 선택했다. 임창민은 2아웃을 잘 잡고, 중심타자 최형우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나성범과의 승부에서 2S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 연속 직구 승부를 하다 우중간 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순식간에 1점 차로 점수 차가 줄어들었다.

다행히 더이상의 실점은 없이 8회를 마쳤고, 9회초 세이브 상황에서 오승환이 등판했다. 현재 24세이브로 리그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면서 '회춘'한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그러나 오승환은 첫 타자 승부부터 어려웠다. 선두타자 한준수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너무 쉽게 주자가 득점권에 나갔고, 박찬호를 2루 땅볼로 잡았으나 그사이 한준수가 3루까지 들어갔다. 주자가 동점 득점을 올릴 가능성이 순식간에 높아졌다. 그리고 서건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1사 1,3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상대한 오승환은 결국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허용했고, 5-5 동점이 됐다. 오승환의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였다.

결국 임창민, 오승환이 무너진 삼성은 연장까지는 승부를 끌고 갔지만, 10회초 김재윤이 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무너지면서 최종 스코어 5대9로 패했다.

오승환은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데자뷔처럼 2경기가 비슷한 그림으로 엮여 있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바로 앞 등판인 지난 6월 2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도 1점차 상황이던 9회말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고,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2루타를 허용한 후 상대 희생번트로 1사 3루. 그리고 다음 타자 승부에서 스트레이트 볼넷 허용. 1사 1,3루에서 홍현빈에게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바 있다.

지난 주말 수원 원정부터 묘하게 안풀리는 삼성이다. 주중 잠실에서 LG 트윈스와의 3연전도 1승2패로 어렵게 마친 후, 수원 시리즈 첫 경기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이튿날에는 무려 7-1로 크게 앞서다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었다.

다잡은 승리를 허무하게 놓친 삼성은 이튿날 더블헤더까지 치르면서 1무1패에 만족해야 했고, 이날 KIA전 역시 코너의 완벽한 호투에도 무너지며 충격이 더해졌다.

2위로 올라서며 1위 KIA를 바짝 뒤쫓아 추격하던 삼성은 또 3위로 미끄러졌다. 선두까지 치고올라설 수 있는 상황에서 번번이 연패에 빠지면서 스스로 꼬이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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