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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을 줄여나가도록 하겠다."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의 말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6일 통영체육관에서 치른 정관장과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결승전을 3-1(23-25, 25-15, 25-14, 25-18) 승리로 장식했다. 2021년 이후 3년 만의 우승이자 통산 5번째 컵대회 트로피다.

우승으로 향하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은 새 시즌 전략으로 '조직력'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핵심 멤버 대다수와 재계약에 나서며 집토끼 단속을 철저히 했다.

대신 보강도 없었다. 양날의 검이다. 지난 한 시즌 동안 이미 다른 팀들에 전력을 노출했다. 현대건설은 그에 대한 리스크를 안은 채 이번 대회에 임해야 했다.

출발이 좋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페퍼저축은행을 풀세트 혈투 끝에 3-2로 신승했다. 그러더니 2차전에서는 GS칼텍스에 1-3 패배를 내주고 말았다. 무엇보다 에이스 정지윤 활약이 아쉬웠다.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11득점에 그쳤고, GS칼텍스전은 무득점으로 마무리했다.

다행히 한국도로공사와 조별리그 최종전(3-1·현대건설 승)부터는 조금씩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어진 IBK기업은행과 준결승전에서는 셧아웃 압승을 거두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날 펼쳐진 결승전 또한 3-1 낙승으로 이기며 끝내 정상에 섰다.

앞서 두 경기(페퍼저축은행전·GS칼텍스전)와 차이가 있었다면, 정지윤의 컨디션이 이전보다 훨씬 올라왔다는 것. 특히 정지윤은 정관장전에서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7득점과 리시브 효율 41.67%를 적어내기도 했다. 공수 양면 맹활약.

대회를 마친 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정지윤이) 키를 쥐고 있다. 아직 성장 중이고, 본인도 잘하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리시브가 되는 날은 이렇게 득점이 나올 수 있는데,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안 좋은 볼을 때리다 보면 스스로도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지윤은 "코보컵에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면서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나는 내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하던 대로만 하자는 각오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2024-25시즌 모의고사 격인 이번 컵대회를 치르면서 정지윤은 중요한 숙제를 남겼다. '되는 날'과 '안 되는 날'의 기량 차가 크다. 데뷔 이래 줄곧 지적받아 온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보다 훨씬 커진 만큼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 개인 기복이 팀 전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정지윤은 "지난 시즌보다 나아져야 한다. 내가 부족한 게 뭔지 스스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시즌 때는 팀원들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내 역할을 하겠다. 기복을 줄여나가도록 하겠다"고 각오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13년 만의 통합우승에 이어 올 한 해만 벌써 두 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렇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기쁨은 일찌감치 잊기로 했다.

정지윤은 "지난 시즌은 이미 끝났고, 코보컵은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체크하는 시간이었다. 결과를 좋게 가져와서 좋은 출발을 하게 됐는데, 그거랑 별개로 중요한 건 결국 시즌이다. 잘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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