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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새 구장에서 좋은 기운을 느꼈다.“

변성환 수원 삼성 감독의 '감'은 정확했다. 올 시즌 잔여 홈경기를 치르게 된 새 경기장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는 말. 빈말이 아니었다. 한 여름밤의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수원 선수들의 움직임은 날카롭고, 폭발적이었다. 좀처럼 지치지 않는 투지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마치 변 감독의 말처럼 수원이 '임시 홈구장'으로 쓰게 된 용인 미르스타디움의 좋은 기운이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준 듯 했다. 리그 선두인 강적 FC안양을 상대로 적극적인 공세를 퍼부은 끝에 2대1로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시즌 10승(7무7패)째를 달성하며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4승6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한 승점 37점(10승7무7패)으로 4위 충남아산FC와 동률을 이뤘다. 다득점에서 밀려 5위를 유지했다.

특히 올 시즌 잔여 홈경기를 치러야 하는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의 첫 판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웠다. 이런 내용은 선수들에게 분명 좋은 동기부여를 줄 수 있다. 안방에서의 자신감은 시즌을 치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홈구장, 승리를 부르는 경기장'이라는 이미지는 선수들의 멘탈을 강화해줄 수 있다.

수원은 원래 홈구장으로 쓰던 수원 월드컵경기장이 잔디 지반공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을 만났다. 결국 지난 25라운드 경기 이후 2주간의 휴식기 동안 부랴부랴 미르스타디움으로 짐을 실어 날랐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쓰던 벤치도 중장비를 동원해 그대로 옮겨왔다. 최대한 수원 월드컵경기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려고 했다.

변 감독은 이날 안양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새 경기장에서 오픈 트레이닝과 연습경기를 했는데, 좋은 기운을 느꼈다“며 새 경기장의 느낌을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오늘이 중요한 승부처다. 상대는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하는 거 같은데, 우리는 전반에 승부를 내겠다. 내 스타일대로 선취골을 넣고 경기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변 감독의 새 홈구장에 대한 느낌은 정확했다. 그리고 경기 전에 계획했던 게임 플랜 역시 그대로 이뤄졌다. 김지호가 전반 43분 선제골을 터트렸고, 후반 3분 뮬리치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며 1골-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2대1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이날 양팀은 4-3-3을 가동했다. 수원은 최전방에 뮬리치를 중심으로 좌우에 마일랏과 김지호를 배치했다. 2선에 파울리뇨와 홍원진 이재욱이 삼각형 중원을 편성했다. 포백은 이기제 장석환 한호강 이시영이다. 골문은 박지민 키퍼가 맡았다.

이에 맞서는 안양은 김동진 김운 야치다를 앞에 투입했다. 최규현과 마테우스 김정현이 중원이다. 포백은 김민호 김영찬 이창용 이태희. 김다솔 키퍼가 선발로 나왔다.

전반 초반 안양이 주도권을 잡았다. 3분만에 김운의 슛이 나왔다. 마테우스도 전반 12분 슛을 날렸다. 수원이 잘 막았다. 전반 중반부터 수원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김지호와 뮬리치 마일랏이 날카롭게 좌우와 중앙을 뚫었다. 결국 전반 43분 김지호가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중반이후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끝에 전반 막판 김지호의 선제골이 터졌다. 마일랏의 슛이 막혀 나오자 밀어넣었다. 전반은 1-0 수원리드.

후반 1분 만에 안양이 결정적 찬스를 놓쳤다. 마테우스가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운이 정면에서 몸을 던져 머리로 받았다. 그러나 크로스바에 맞고 나왔다. 흘러나온 공을 김동진이 중거리 슛으로 날렸지만 키퍼가 잘 막았다.

후반 3분만에 수원이 추가골을 넣었다. 마일랏의 크로스를 김지호가 박스 안에서 몸통 트래핑으로 떨어트려줬다. 뮬리치가 깔끔하게 마무리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2골차로 뒤진 안양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좀처럼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간신히 후반 추가시간에 이태희가 머리로 골을 넣었다. 남은 시간은 1분. 역전은 불가능했다.

용인=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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