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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적어도 지금까지는 '실패'에 가깝다. '전북맨' 이승우 이야기다.

전북 현대는 6일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대구FC 원정길에 나선 전북은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3-2까지 뒤집었지만, 추가시간 2골을 내주며 3대4로 패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2 포함, 무패행진이 8경기(6승2무)에서 마감됐다. 직전 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대1 잡고 9위에 오르며 4개월만에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던 전북은 다시 강등권인 10위(승점 37)로 내려갔다. 결국 전북은 정규리그를 강등권으로 마무리하며, 남은 스플릿 라운드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졌다.

이승우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승우는 최전방 공격수로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슈팅 1개, 키패스 1개에 머물렀다. 드리블은 단 1개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패스 성공률은 71%에 머물렀다. 패스 성공도 12개 뿐이었다. 기대했던 한방과 센스 있는 플레이는 물론, 전체적인 경기 관여도도 떨어졌다. 전북은 이승우가 문선민과 교체되기 전까지 0-2로 끌려다녔다. 오히려 이승우가 나간 뒤 공격이 풀리며 3골을 넣었다.

전북이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다. 최악의 위기에 놓은 전북은 올 여름 대대적인 영입에 나섰다. 안드리고, 한국영 전진우 김태현 등을 더한 전북은 이승우까지 품었다. 수원FC에 정민기+강상윤 바이백을 오퍼한 전북은 이승우에 K리그 최고 연봉과 장기 계약을 제시했다. K리그 최고의 공격수를 영입해 잔류에 성공하겠다는, 마지막 승부수였다. 이승우는 전북 이적 전까지 수원FC에서 18경기 출전, 10골-2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이승우는 매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담보하고, 팬들까지 끌어모을 수 있는 카드였다.

전북은 이승우를 앞세워 반등을 꾀했지만, 전북 유니폼을 입은 이승우는 수원FC 시절 이승우와는 다른 모습이다. 8경기에 나서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부상이 겹치기도 했지만, 1골-2도움을 올린 지난달 14일 수원FC전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임팩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유의 신바람 나는 플레이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대구전에서는 오히려 계륵 같은 모습이었다.

전술적 이유가 크다. 이승우는 자기가 중심이 될때 빛이 나는 스타일이다. 수원FC에서 이승우를 부활시켰던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은 이승우의 재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상황에 맞춰 최전방, 섀도우, 측면 공격수는 물론, 심지어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수비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고, 이승우의 공격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이적 전까지 함께 한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안데르손과 콤비플레이를 극대화시키고, 이승우의 마무리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후반 조커로 활용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짜여 있는 수원FC에서 이승우는 세 시즌간 34골을 넣었다.

하지만 전북에서는 다르다. 이승우 못지 않은 선수들이 즐비한만큼, 이승우에게 집중할 수 없는 구조다. 오프더볼 움직임은 물론, 수비 가담도 더 많이 해야한다. 팀 일원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 경우 이승우의 특별함이 사라진다. 이승우가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 전북은 공격보다 수비에 초점이 맞춰진 팀이다. 최근 전북은 전문 스트라이커 대신 2선 공격수를 최전방에 둔 제로톱 형태로 플레이를 하는데, 여기서 제로톱은 공격시 2선의 침투를 위한 미끼 역할을 하고, 필요하면 공중볼 경합도 해야한다. 수비시에는 압박의 선봉에 선다. 이승우 입장에서 활약하기에 다소 척박한 환경이다.

김두현 전북 감독의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이승우를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는데, 자리를 잡은 지금 형태를 바꾸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팀내 최고 연봉자를 조커로 쓰기도 그렇다. 결국 이승우가 스스로 길을 만드는 수 밖에 없는데, 지금 전북은 이를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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