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02 08:33:00]
올시즌 KBO리그에서 1군을 담당한 일본인 코치는 6명. 모두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는 팀에서 활약했다.
그 중에서 1군 9시즌 중 8번째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는 코치가 있다. 두산 베어스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다. 세리자와 코치는 2010년의 SK 외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시작으로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두산에서 배터리 코치를 맡고 왔다. 세리자와 코치는 과거 포스트시즌을 뒤돌아 보면서 “2014년의 한국시리즈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삼성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가 만난 그 해 한국시리즈는 2승2패로 5차전에 들어갔다.
0-1로 삼성이 뒤지고 있던 8회말, 삼성은 무사만루의 역전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두 타자 연속 범타로 2사만루가 됐다. 세리자와 코치는 그 때 상황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류중일 감독님이 저에게 대타를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내셨습니다. 하지만 '좀 어렵습니다'라고 거절했습니다.“
당시 타자는 포수의 이흥련. 세리자와 코치가 이흥련을 바꿀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 경기의 선발 마스크는 이지영이 썼다. 이지영은 7회말에 대타 진갑용과 교체됐다. 진갑용은 안타로 출루하고 다음 이닝부터 그대로 포수로 출전할 수 도 있었다. 그런데 득점이 필요했던 삼성은 진갑용 대신 대주자를 내보냈다. 8회초 마스크는 이흥련이 썼다. 삼성에 있어서 이흥련이 엔트리에 남은 마지막 포수였다.
결국 류 감독은 대타를 안 썼고, 이흥련이 타석에 들어갔는데 2루수 땅볼로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세리자와 코치는 “만약 이 경기를 지면 감독의 생각에 반대한 제 책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류 감독은 이흥련 대신 우동균을 대타로 쓰고 9회초에는 포수 출신 최형우에게 포수를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세리자와 코치 입장에서 0-1로 한 점도 내줄 수 없는 마지막 이닝에 그 해 시즌 한 경기도 포수를 한 적이 없는 최형우를 기용하는 것은 쉽지 않는 선택이었다.삼성은 9회초 수비를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2사 1,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포수 마스크를 쓸 뻔 했던 4번타자 최형우가 1루수 옆으로 빠지는 장타를 날렸다. 3루주자에 이어 1루주자도 홈에 들어오며 삼성은 2대1 역전 끝내기승리를 거뒀다. 6차전도 내리 이긴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품었다.
그 당시 삼성 벤치의 선택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기는 이겼다. 세리자와 코치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세리자와 코치는 “포스트시즌은 종이 한 장 차이로 결과가 달라집니다“라고 말했다. 또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순식간에 경기는 끝나 버립니다. 선수 뿐 아니고 벤치도 집중력이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세리자와 코치에게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이번이 3번째가 된다.
10월2일부터 2024년의 포스트시즌이 시작한다. 뜨거운 열전이 교차하는 매 순간, 그라운드 안 보이는 곳에서 감독 코치들은 승리를 향한 외로운 결단을 내린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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