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13 05:50:00]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아무리 1년 전부터 집필을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왜 하필 지금일까', 그 물음이 먼저였다. 2024년 한국 축구는 새해 벽두부터 논란의 종합세트였다. 카타르아시안컵이 시작이었다. 축구 A대표팀은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의 '현재' 손흥민(토트넘)과 '미래'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충돌했다. 이른바 '탁구게이트'로 초토화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고, 대한축구협회(KFA)는 새 감독 선임에 들어갔다. 선임 과정에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던 황선홍 감독이 A대표팀을 오가며 재앙을 초래했다. KFA는 지난달 울산 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에 임명했지만 후폭풍은 여전하다. 늘 그랬듯 수장인 정몽규 KFA 회장이 논란의 중심이다. 그는 민심이 가장 사나울 때 30년 '축구 인생'을 되짚는 에세이 '축구의 시대-정몽규 축구 30년'을 세상에 내놓았다.
비난이 또 소나기 퍼붓듯 쏟아졌다. 기자도 솔직히 출간 '타이밍'을 이해할 수 없었다. 편견을 최대한 걷어내고 책을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처음부터 축구를 사랑했던 것은 아니었다'라고 시작된 첫 장부터 마지막 '감사의 글'까지 575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을 단숨에 읽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사실 정 회장은 책에서도 밝혔듯 말솜씨가 수려하지 않고, 어눌한 편이다. 하지만 글은 또 달랐다. 힘이 있었다. 호불호를 떠난 자기 주장과 철학도 명확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1994년 현대자동차 구단주를 필두로 축구와 연을 맺은 지 30년이 됐다. 망한 대우 로얄즈를 인수해 부산 아이파크로 재탄생시켰고,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거쳐 KFA 회장에 올랐다. 하지만 그 축구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이 되지 않았다. 글을 통해 비로소 그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띈 현실 진단은 현재의 A대표팀 상황이다. 정 회장은 갈등이 내재된 부분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누구도 공론화시키지 않은 점을 끄집어냈다.
한국 축구의 흐름은 유럽파가 쥐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는 '감독과는 자율적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수단 안에서는 오히려 선후배간의 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모순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자율성을 존중하는 '클린스만호' 내에서 발생했던 이러한 갈등은 향후 대표팀 운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화두를 던졌다.
정 회장은 KFA 회장 재임 시절 함께했던 A대표팀 감독들을 빠짐없이 거론했다. 변방을 돌던 한국 축구 외교에 대해선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중동과의 역학 관계를 통해 피력했다. '사면 파동', '히딩크 파동' 등 KFA를 둘러싼 논란도 피해가지 않았다. 산업적 관점에서의 축구, 기술, 축구종합센터 건립, 여자 축구 발전 등 한국 축구가 걸어가야 할 미래의 비전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담았다. KFA에서 별명이 정 회장이 아닌 '정 과장'으로 불리는지에 대해 소개한 부분은 양념이었다.
회고록은 주관적인 입장의 총체다. 기자 또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변명', '자화자찬'이라는 단어도 머리 한 켠에서 떠나보낼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는 '양서'였다. 공과를 떠나 30년 축구 인생을 오롯이 글로 남긴 것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한 도전이었다. 정 회장은 '사적인 책이지만 공적인 기록을 남긴다는 사관의 마음으로 최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글을 쓰려고 했다. 축구계를 위해 남기는 기록이니 사심을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이 책이 던진 논쟁적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마무리했다.
요즘 여론을 들여다보면 '팩트'가 사라진 지 오래다. 사실 '팩트'에는 관심이 없다. 팩트나 이성을 이야기하면 묻힌다. 감정을 자극하는 '마녀사냥'식 왜곡된 주장들이 시장을 쥐락펴락한다. 그들에게 과연 한국 축구 미래에 대한 고민은 있을까.
'나는 한국 축구를 사랑한다. 그것이 이 책을 쓴 이유이다.' 시각은 다를 수 있다. 비판도 좋다. 그러나 과거없는 현재는 없고, 현재없는 미래도 없다. 국가대표, 프로선수, 지도자, 행정가 등 한국 축구의 밀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정 회장의 회고록을 한번쯤 읽어볼만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나이 40에 더그아웃에서 파이팅 외치다 목이..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목소리가 나오지를 않네요.“KT 위즈와 LG 트윈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6일 잠실구장. 경기 전 3루측 KT 불펜에서 베테랑 우규민이 투구 모션을 취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었다..
[24-10-08 07:07:00]
-
[뉴스] 퇴장 안 당한 게 기적이다! EPL에서 골 ..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첼시 공격수 니콜라스 잭슨이 상대 팀 선수의 얼굴을 가격하고도 퇴장을 피했다.영국의 더선은 7일(한국시각)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됐다. 잭슨이 난투극에서 노팅엄 포레스트 선수 얼굴을 때리는 ..
[24-10-08 06:47:00]
-
[뉴스] “팔을 들기조차…“ 두산의 견갑골 악몽→삼성..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쉽게 가을야구를 조기에 접은 두산 베어스.외인 투수 탓이 컸다. 시즌 내내 바람 잘 날 없었다.믿었던 1선발 알칸타라가 부진으로 퇴출됐다. 대체 외인 발라조빅도 선발로 안정감이 떨어졌..
[24-10-08 06:36:00]
-
[뉴스] 윌리엄스-번즈 37점과 라렌-영 16점, 소..
[점프볼=제천/이재범 기자] 두 외국선수의 득점 합계가 37점과 16점으로 21점 차이였다. 소노가 정관장을 꺾고 컵대회 첫 승을 거둔 원동력이다. 고양 소노는 7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 DB손해보험 KBL ..
[24-10-08 06:31:57]
-
[뉴스] ‘선수가 커피차를?’ KCC 본사의 지원에 ..
[점프볼=최창환 기자] 팬들이 선수와 팀, 코칭스태프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커피차를 준비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KCC 주축선수들은 반대로 커피차를 마련했다. 본사의 지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선물이었다.부산 ..
[24-10-08 06:00:31]
-
[뉴스] “손흥민 있든 없든 내 역할은 골“ 주민규의..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흥민이가 있든 없든 내 역할은 스트라이커, 득점을 하는 것이다. 팀에 대한 팬들의 기대, 즉, 승리와 득점에 대한 요구가 많은 상태에서 흥민이가 빠지는 것이 팀에 부담은 되겠지만, 팀으로 ..
[24-10-08 05:50:00]
-
[뉴스] 첼시 4000만 파운드 '포트트릭 스타', ..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콜 팔머(첼시)가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영국 언론 팀토크는 7일(이하 한국시각) '레알 마드리드가 팔머와 1억 5000만 파운드에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팔머는 20..
[24-10-08 05:47:00]
-
[뉴스] [오피셜]잘 해서 뮌헨 가겠습니다!→'어림없..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주목받는 '슈퍼 서브' 존 듀란이 재계약을 체결했다.애스턴 빌라는 7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듀란이 빌라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발표했다..
[24-10-08 04:47:00]
-
[뉴스] 맨유 어쩌나, '텐 하흐 감독과 불화설' 2..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맨유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영국 언론 익스프레스는 7일(이하 한국시각) '가르나초가 부상으로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에서 하차했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10-08 01:47:00]
-
[뉴스] 오쿠아노, KCC시절 아이반 존슨처럼 될까?
원주 DB는 지난 시즌 최고 팀 중 하나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4강 탈락이라는 쓴잔을 마신채 고개를 떨구고 말았지만 장기레이스인 정규시즌에서의 위력은 타팀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2위 창원 LG와..
[24-10-08 01:22:4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