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28 16:05:08]
현대캐피탈이 가장 중요한 순간 조별 예선에서의 패배를 갚아줬다.
현대캐피탈이 28일 통영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대한항공을 3-2(15-25, 25-23, 19-25, 25-19, 15-13)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끈질긴 집중력과 체력을 극복하는 정신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체력적으로 열세에 놓인 상황이었고,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향한 집중 견제가 쏟아졌음에도 이를 극복하고 정상에 올랐다. 캡틴 허수봉과 신예 듀오 이준협-김진영, 아시아쿼터 덩 신펑(등록명 신펑)이 대한항공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제몫을 하며 팀의 우승을 합작했다. 대한항공은 4세트 중반 흐름을 놓치며 5세트로 끌려간 것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1세트 대한항공 25 : 15 현대캐피탈 - 한선수 스페셜
[주요 기록]
대한항공 한선수: 0-0에서 서브 득점 1개 포함 8연속 서브, 세트 성공률 64.3%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한선수가 집요한 목적타 서브로 레오를 괴롭혔다. 레오는 서브 득점 하나를 헌납한 뒤에도 불안한 리시브로 일관하며 흔들리자, 필립 블랑 감독은 0-4에서 레오를 빼고 전광인을 투입하며 빠르게 변화를 줬다. 그러나 한선수는 노련했다. 레오가 나가자마자 허수봉으로 목적타 대상을 변경했고, 이 역시 효과를 보며 요스바니가 공격과 블로킹으로 6-0을 만들었다. 한선수는 9-3에서 요스바니에게 완벽한 원 블록 상황을 제공하며 팀의 10점 선착을 지휘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거침없이 현대캐피탈을 몰아붙였다. 13-5에서 이준이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10점 차까지 격차를 벌렸다. 블랑 감독은 최민호를 빼고 정태준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계속 꾀했지만, 이미 대한항공의 흐름이 너무 좋았다. 김진영 정도가 중앙에서 분전했을 뿐, 대한항공의 날카로운 서브 공략에 날개 공격수들의 화력이 억제당하면서 현대캐피탈의 강점이 살아나지 못했다. 신펑이 8-17에서 연속 서브 득점을 올리며 격차가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대한항공의 페이스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19-12에서 김규민의 속공이 터지며 20점 고지를 밟은 대한항공은 이수황이 원 포인트 서버로 현대캐피탈의 리시브를 또 다시 흔들며 쾌속으로 내달렸고, 24-15에서 허수봉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1세트를 가볍게 가져갔다.
2세트 대한항공 23 : 25 현대캐피탈 - 젊은 피들의 한판 승부
[주요 기록]
현대캐피탈 김진영: 블로킹 3개‧서브 득점 2개 포함 6점
대한항공 이준: 블로킹 1개 포함 5점, 공격 성공률 66.67%
1세트를 완패한 현대캐피탈이 2세트 초반부터 힘을 냈다. 1-1에서 허수봉의 하이 볼 처리와 김진영의 연속 서브 득점이 나오면서 4-1로 앞서갔다. 그러자 대한항공은 곽승석과 김민재, 요스바니가 착실히 추격 득점을 올렸고, 6-7에서 김진영의 속공이 범실이 되면서 늦지 않게 동점에 도달했다. 그러나 김진영은 자신의 실수를 빠르게 만회했다. 8-7에서 요스바니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잡아냈고, 9-8에서는 혼전 상황에서 날카로운 속공을 성공시켰다.
현대캐피탈에서 김진영이 맹활약을 펼쳤다면, 대한항공에서는 이준이 날아올랐다. 특유의 날렵한 공격은 물론 안정적인 연결과 효과적인 블로킹까지 선보이며 경기의 균형을 유지시켰다. 이준의 활약으로 계속 버티던 대한항공은 13-13에서 요스바니가 목적타 플로터 서브로 레오를 흔들어 범실을 유도하며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레오의 대각 공격과 요스바니의 공격 범실로 다시 역전에 성공했고, 두 팀의 세트 중후반 접전이 다시 시작됐다. 20점에는 현대캐피탈이 간발의 차로 먼저 올라섰다. 19-19에서 신펑이 백어택을 성공시켰다. 이후 계속 우위를 지킨 현대캐피탈은 24-23에서 곽승석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대한항공 25 : 19 현대캐피탈 - 요스바니의 창과 방패
[주요 기록]
대한항공 요스바니: 블로킹 2개 포함 7점, 공격 성공률 62.5%
3세트 초반의 흐름은 1세트와 거의 같았다. 한선수가 시작부터 집요한 목적타로 레오를 괴롭혔고, 요스바니가 반격 결정력을 끌어올리며 4-0으로 치고 나갔다. 5-3에서는 곽승석이 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현대캐피탈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허수봉이 4-7에서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추격을 시작했다. 그렇게 2~3점 차 정도의 격차가 유지되던 중, 대한항공이 다시 한 번 리드 폭을 벌렸다. 12-9에서 요스바니가 허수봉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포효했다.
요스바니는 계속해서 허수봉을 괴롭혔다. 15-12에서도 허수봉의 공격을 깔끔한 블로킹으로 잘라냈다. 이후 18-14에서 한선수가 완벽한 오버 블로킹으로 전광인의 오픈 공격을 잡아내자, 블랑 감독은 세터를 이현승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격차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준이 왼쪽에서 맹공을 퍼부으며 팀의 우위를 지켰다. 결국 23-18에서 신펑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대한항공이 세트포인트에 올라섰고, 24-19에서 곽승석이 직선 공격을 성공시키며 3세트를 끝냈다.
4세트 대한항공 19 : 25 현대캐피탈 - 끝장의 끝장으로 향한다
[주요 기록]
공격 성공률: 대한항공 45.84% - 현대캐피탈 70.83%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이 빠르게 기어를 올렸다. 허수봉이 강력한 서브로 연속 득점을 만들며 팀을 이끌었다. 신펑은 왼쪽에서 좋은 공격을 구사했고, 이준협도 자신 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현대캐피탈은 7-5에서 허수봉이 쓰리 블록을 뚫고 득점을 올리며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고, 허수봉이 9-6에서 드롭 서브까지 성공시키며 10점에도 먼저 도달했다. 대한항공은 요스바니가 공격에서 분투했지만 좀처럼 열세를 뒤집을만한 연속 득점을 만들지 못하며 고전했다.
레오의 과감한 2단 공격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도 먼저 들어선 현대캐피탈은 다양한 공격 옵션들이 돌아가며 활약하면서 20점대에 돌입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잦은 서브 범실로 인해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계속 열세에 놓였다. 21-16에서 허수봉의 연속 반격이 터지며 7점 차까지 달아난 현대캐피탈은 24-19에서 허수봉의 2단 공격이 터지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5세트 대한항공 13 : 15 현대캐피탈 - 처절한 혈투, 최후의 승자가 된 현대캐피탈
[주요 기록]
5-5: 허수봉의 네트터치에 대한 비디오 판독 -> 판독 결과 네트터치, 대한항공 득점
13-12 현대캐피탈 리드: 센터라인 침범에 대한 비디오 판독 -> 판독 결과 센터라인 침범, 대한항공 득점
현대캐피탈 신펑: 챔피언십 포인트 득점
모든 것이 걸린 5세트, 양 팀 모두 긴장감을 떨쳐내지 못한 듯 잦은 실수를 범했다. 레오와 요스바니가 나란히 서브 라인을 밟는 모습에서 5세트의 긴장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5-5에서 결정적인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다. 허수봉의 네트터치와 볼 데드 중 무엇이 먼저인지를 체크하는 비디오 판독이었다. 결과는 네트터치였고, 대한항공이 값진 1점을 얻었다.
7-7에서 허수봉이 서브 라인을 밟으면서, 대한항공이 간발의 차로 먼저 코트 체인지를 이끌었다. 그러나 9-10에서 곽승석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두 팀은 10점대에서 다시 한 번 같은 위치에 섰다. 이후 엄청난 랠리들을 주고받으며 대혈투를 벌인 두 팀의 운명을 가를 또 한 번의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다. 13-12로 현대캐피탈이 앞선 상황에서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센터라인 침범에 대한 미들 랠리 판독을 요청했다. 이번에도 결과는 대한항공에 웃어줬다. 문성민의 센터라인 침범이 인정된 것. 그러나 챔피언십 포인트에는 현대캐피탈이 선착했다. 허수봉이 흔들리지 않고 직선 공격을 성공시켰다. 마지막을 장식한 선수는 신펑이었다. 요스바니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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