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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이강인이 선발로 낙점을 받아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파리 생제르맹(PSG)은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PSG는 22일(한국시각) 프랑스 렌의 스타드 오귀스트 들론에서 열린 스타드 렌과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1 5라운드 경기에서 1대1로 무승부를 거뒀다. PSG는 승점 1점만 가져오면서 올랭피크 마르세유와 AS모나코에 추격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말았다. 이강인은 시즌 3번째 선발 경기에서 83분 뛰면서 제몫을 해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엔리케 감독은 앞으로도 주전 경쟁에 있어서 불공평한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 대상으로 언급된 선수 중 한 명이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시즌 초반 매우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확실하게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엔리케 감독은 “내가 할 일은 불공평하다. 지로나전에서 16명의 선수가 선발로 출전할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11명만 선발로 나설 수 있다“며 앞으로도 누군가는 선발로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강인을 칭찬했다. 그는 “나는 스페인 라리가를 통해서 이강인을 잘 알았다. 뭔가 특별한 선수다. 미드필더와 공격에서 뛸 수 있다. 우리 경기 방식을 잘 이해하며 공이 있든, 없든 지능적인 플레이를 보여준다.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매우 다재다능하고 신체적으로 강하며 기술적으로 훌륭하다. 이강인을 데리고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렌전에서 불공평한 선택을 받지 않았다. 이날 엔리케 감독의 불공평한 선택을 받은 선수는 놀랍게도 우스망 뎀벨레, 아슈라프 하키미 그리고 누누 멘데스까지였다. 주전 선수 3명을 선발로 넣지 않는 대신, 전술 변화를 시도한 엔리케 감독이었다.

엔리케 감독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3백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루카스 베랄두, 윌리엄 파초, 마르퀴뇨스를 3백으로 배치했다. 부상을 당해 뛸 수 없는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대신해서는 마트베이 사포노프가 출전했다.

중원에 무려 4명의 선수가 포진했다. 주앙 네베스, 비티냐, 이강인, 워렌 자이르 에메리까지 출전했다. 측면에는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랑달 콜로 무아니가 출전했고, 가짜 공격수 자리에 데지레 두에가 나섰다. PSG가 자랑하는 중앙 미드필더 자원 5명이 모두 출전했다.

이강인은 중원에 배치됐지만 세컨드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이거나 우측으로 이동해 볼에 관여하는 모습이었다. 이강인은 전반 4분 수비 뒤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패스 타이밍이 늦어 오프사이드에 걸리고 말았다. 이강인은 순간적으로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움직임을 자주 보여줬다.

PSG는 이른 시간에 실점을 기록했다. 전반 9분 렌의 측면 공격이 빠른 템포로 진행됐다. 이토 준야가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려줬다. 케이토 나카무라가 우측 마르퀴뇨스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볼을 소유했고, 나카무라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PSG의 골망을 갈랐다.

PSG는 새로운 전술 속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공격 기회 창출을 어려워했다. 오랜만에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20분 콜로 무아니가 두에와 우측에서 호흡을 맞춘 뒤에 중앙으로 볼을 연결했다. 페널티박스 뒤로 빠져있던 이강인에게 패스가 향했다. 이강인이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이강인도 굉장히 아쉬워했다.

5분 뒤에도 이강인한테 기회가 찾아왔다. PSG가 이번 경기 처음으로 좌측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네베스가 바르콜라한테 패스를 찔러줬고, 바르콜라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려줬다. 이때 이강인이 페널티박스에서 헤더를 시도했지만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PSG가 점점 골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전반 33분 베랄두가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두에에게 롱패스를 보내줬다. 두에가 골키퍼가 나온 걸 보고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했지만 부정확했다. 두에는 전반 35분에도 과감한 개인플레이로 득점을 노려봤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PSG는 전반전에 득점을 터트리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이강인의 활약은 빛났다. 후반 10분 우측으로 빠진 이강인이 크로스를 올려줬다. 페널티박스에 있는 바르콜라에게 정확하게 배달이 됐지만 헤더는 골대 위로 향했다.

엔리케 감독은 결국 후반 20분 팀플레이에 아직 녹아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두에를 빼고, 우스망 뎀벨레를 넣었다. 뎀벨레 투입 효과는 3분 만에 나왔다. 후반 23분 좌측에서 네베스가 크로스를 올려줬고, 뎀벨레가 끝까지 달려들어 마무리했다.

PSG는 역전까지도 노려봤다. 후반 37분에도 네베스와 뎀벨레의 호흡이 빛났다. 그러나 이번에 뎀벨레의 헤더는 빗나갔다. 이강인의 시간은 여기까지였다. 이강인은 후반 38분 세니 마율루와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PSG는 역전을 노리다가 패배 위기에 직면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공격을 노리다가 어이없는 실수로 역습을 허용했다. 아민 살라마가 스피드 있는 돌파로 수비수들을 모두 뚫어냈다. 노아 상구이가 패스를 넘겨받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은 골대 위로 향했다.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PSG의 연승행진이 마무리됐다.

83분 동안 경기를 소화한 이강인은 이날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패스성공률 94%, 기회 창출 2회, 슈팅 3회, 드리블 성공 2회(3회 시도), 공격 패스 9회 등 플레이메이커로서의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날 PSG 선발 공격진과 미드필더 중에서 네베스 다음으로 이강인에게 높은 평점을 매겼다.

새로운 전술 속에 전반전만 해도 이강인은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다. 마치 세컨드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이면서 수비 뒷공간을 노린다거나 두에와 엇갈려 뛰면서 새로운 공간을 찾으러 자주 움직였다. 적장의 찬사를 받은 브레스트전과는 완전히 다른 역할이었지만 이강인은 역할 수행에 큰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서 이강인은 다소 측면에 고정되면서 움직임이 제한된 것처럼 보였다. 우측에 고정된 이강인이 할 수 있는 활약을 크로스 위주의 플레이였다. 콜로 무아니가 있지만 헤더가 뛰어난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었기에 이강인의 크로스 공격은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장 전역을 누비면서 공격에 관여해야 빛나는 이강인인데, 엔리케 감독의 후반 변화는 이강인에게 딱 맞는 옷은 아니었다.

팀적으로 보면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지만 이강인은 현지의 극찬을 받았다. 프랑스 90MIN은 '매우 활동적인 이강인은 전반 20분 페널티박스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을 수도 있었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이강인은 측면에서도 눈에 띄었다. 부드러운 왼발은 기술적으로나 장거리 패스에서도 빛이 났다. 오늘 저녁 PSG의 원동력이었다'고 이강인을 높이 평가했다.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이었지만 PSG 공동 1위인 이강인이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에게 PSG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매겼다. '경기 초반에 이강인은 팀 동료들이 자신을 깊은 위치에서 찾도록 뛰었다. 전반 21분 PSG의 첫 골을 노렸다. 전반 26분 헤더는 완전히 빗나갔다. 우측 윙어로 재배치된 이강인은 왼발로 크로스를 보내면서 콜로 무아니를 찾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활약상을 정리했다.

다만 경기 후 이강인이 사소한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등장했다. PSG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SNS 매체인 메가 PSG는 프랑스 레퀴프의 보도를 인용해 '이강인이 절뚝거리면서 선수단 버스에 탑승했다'고 전했다. 부상이라고 해도, 정도가 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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