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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천재'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토종 최초 40-40 역사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김도영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1번 지명 타자로 나서 1회말 선두 타자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38호포.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올 시즌 136득점째를 기록, 팀 선배 서건창이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4년 세운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135득점)을 경신하는 데 성공했다.

완벽한 홈런이었다. 삼성 선발 이승민과의 1B2S 승부에서 한가운데로 몰린 132㎞ 슬라이더에 미련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높게 뜬 타구는 가장 먼 중앙 담장 너머 전광판 아래에 떨어졌다. 비거리 125m.

데뷔 첫 선두 타자 홈런을 쏘아 올린 김도영은 3루 베이스를 돌며 조재영 주루 코치와 특유의 홈런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시작과 함께 터진 홈런포에 관중석에선 “김도영!“ 구호가 메아리 쳤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조기 확정 지은 KIA, 한국시리즈 준비 체제에 돌입했다. 맏형 최형우를 비롯해 나성범 김선빈 등 한 시즌 내내 달렸던 베테랑 선수들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휴식에 돌입했다.

지만 김도영은 시즌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부상한 뒤 4개월 간 재활하면서 뒤늦게 출발한 시즌, 데뷔 첫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누적된 피로가 적지 않다. 하지만 2015 에릭 테임즈 이후 두 번째이자 국내 선수 최초의 40홈런-40도루를 눈앞에 두고 도전을 택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기록도 중요하지만 남은 경기에서 부상을 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며 “40-40 달성을 위해 출전하는 만큼, 도루(39개)는 40개를 채우면 자제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지명 타자와 수비를 병행하면서 출전 시킬 생각이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 하는 게 중요하다. 최대한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이 김도영에게 '도루 자제령'을 내리는 데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지 않았다. 김도영은 이날 삼성전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 출루한 뒤 40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진 윤도현의 안타 때 홈까지 내달려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137점으로 늘렸다.

KIA는 광주에서 24일 삼성전, 25일 롯데전을 치른 뒤 27일 대전 한화전, 28일 부산 롯데전을 치른다. 21일로 예정됐다가 비로 취소된 광주 NC전이 29일 추가 편성될 가능성이 있다.

김도영은 남은 5경기에서 2홈런만 채우면 대망의 40-40에 도달한다. 천재가 쓸 새 역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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