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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국시리즈까지 던지고 싶다. 몇 경기를 더 던지은 상관없다. 팀이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 던지겠다.“

올시즌도 외국인 선수 태업 논란으로 시끄러운 적이 많았다. 물론 다들 아프다는 게 이유지만, 팀에 필요할 때 팀 주축인 외국인 선수들이 빠져버리면 팀에는 엄청난 마이너스다.

그래서 두산 베어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인 KT 위즈를 보면 부럽지 않을까. 쿠에바스같은 외국인 에이스가 팀을 든든히 지켜주니 말이다. 두산은 에이스 알칸타라가 시즌 초 태업 논란으로 이탈했다. 브랜든은 부상을 이유로 장기 결장중이다. 야심차게 영입한 대체선수 시라카와는 SSG 랜더스 시절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팔꿈치 통증으로 사라졌다. 알칸타라 대체인 발라조빅은 구위는 위력적이었으나 제구 불안으로 시즌 막판 개인 5연패를 하며 결국 포스트시즌 불펜으로 강등됐다. 정말 외국인 투수 복이라고는 지지리도 없는 두산과 이승엽 감독의 한 시즌이었다.

쿠에바스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KT의 4대0 완승을 이끌었다.

가을이 되면, 또 결정적인 순간 위력을 발휘하는 쿠에바스다. 2021년 1위 자리를 놓고 치른 삼성 라이온즈와의 타이브레이커. 당시 2일 휴식 후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하며 KT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작년에도 3일만 쉬고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 재등판해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올해 부상 복귀 후 많은 투구를 해 후반기 피로가 쌓였다. 4일 쉬고 등판하는 것도 힘겨워보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이 되자 다른 사람이 됐다.

쿠에바스는 1차전 후 이강철 감독이 “2021년 타이브레이커를 본 것 같다“는 칭찬을 했대고 하자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 그 때 기억은 잊고, 최대한 경기에 몰두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쿠에바스는 포스트시즌에 유독 강한 것에 대해 “나는 큰 경기여도, 정규시즌 경기가 이어지는 거라 생각한다. 큰 경기라고 생각하면 부담이 많아진다. 최대한 차분하게 하고 싶었다. 정규시즌이라 생각하며 차분해질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듯 하다“라는 손쉬운(?) 비결을 소개했다.

이어 6회 위기 상황에서 김재환과 양석환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엄청난 포효를 한 것에 대해 “내 투구 마지막 타자를 상대할 때 꼭 삼진을 잡고 싶었다. 그래야 동료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삼진이 나왔다. 우리 동료들에게 환호를 한 거다. 선수들이 일깨워지기를 바랐다. 또 팬들은 항상 우리를 응원해주신다. 그 사랑스러운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의 쿠에바스 역할을 끝났다. 2차전을 승리해야, 그 다음 스테이지가 있다. 쿠에바스는 “내가 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난 치어리더가 돼 열심히 응원을 할 거다. 나는 지는 게 싫다. 이기면 폴짝폴짝 뛰며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쿠에바스는 올해 얼마나 더 던지고 싶은지에 대해 “한국시리즈까지 던지고 싶다. 몇 경기를 더 던지든 상관없다. 올라갈 때까지 이길 수 있게 던지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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