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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영표를 써버린 결정, KT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운명의 날이 밝았다. KT 위즈는 경기가 없는데, KT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 날이다.

SSG 랜더스가 키움 히어로즈와 인천에서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복잡하게 달려왔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SSG가 이기면 KT와 5위 자리를 놓고 운명의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1일 치른다. SSG가 키움에 패하면 KT가 5위의 주인이 된다. 2일 4위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타이브레이커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공은 둥글다지만 무조건 이겨야 하는 SSG 선수들이 최하위가 확정된 키움 선수들보다 의욕이 넘칠 수밖에 없다. 선발 싸움에서도 SSG는 앤더슨, 키움은 윤석원이다.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는 키움은 불펜데이로 하루를 버텨야 한다.

만약 SSG가 승리하면 프로야구 역대 최초의 5위 타이브레이커다. KT든 SSG든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미래에 대비를 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선발. SSG는 키움전에 앤더슨, 타이브레이커에 엘리아스로 맞춰놨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어떻게 되든, 일단 닥친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KT도 플랜이 있었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KT는 SSG에 천적이라고해도 무방한 고영표를 아껴놓고 있었다. 대신 28일 키움전 중간계투로 1이닝 정도 활용하겠다고 했었다. 투수들은 선발 등판 이틀 전 불펜 피칭을 하니, 그 개념으로 보면 됐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강철 감독은 선발 벤자민이 불안하자 고영표를 세 번째 투수로붙였고, 키움이 너무 거세게 자신들을 괴롭히자 고영표를 5이닝이나 던지게 했다. 이 감독 역시 '내일'을 보다 '오늘'을 그르칠 수 있다는 생각에 강수를 둔 것이다. 대신 투구수는 48개로 대단히 많지 않았다.

애매하다. 고영표는 이틀 후 SSG전에 등판이 가능할 거라 했지만, 이틀만에 다시 전력 투구를 하기에는 투구수가 많았다.

결국 타이브레이커가 열리면 KT는 엄상백 선발 카드를 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물론 엄상백도 좋은 투수다. FA 자격 획득을 앞둔 올시즌 13승을 거뒀다. 하지만 SSG와의 상성과 마운드에서의 안정성을 생각하면 고영표보다 2% 아쉬운 게 사실이다. 엄상백은 올시즌 좋은 날과 좋지 않은 날의 차이가 극명했고, 승리를 거둘 때도 화끈한 득점 지원 속 운이 따르는 날도 많았다. 올시즌 SSG 상대로도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67로 압도적이지 못했다.

KT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키움이 SSG를 잡아주는 것이다. 그러면 선발 자원들을 다 아끼고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들어갈 수 있다. 과연 그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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