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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3승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게 어디냐.

KT 위즈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전반기 마감,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태풍의 눈'이 될 수 있을까. 전적이 있으니 기대감이 증폭된다.

KT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3연전을 2승1무로 마무리했다. 우여곡절 끝에 거둔 위닝시리즈였다. 28일 첫 경기 9회 홍현빈의 끝내기 3루타로 인한 극적인 끝내기승. 29일은 1-7로 지다 하늘이 도와 4회 노게임이 선언됐다. 30일 더블헤더. 1차전 다 잡은 경기를 9회초 황재균의 실책이 빌미가 돼 2대2 무승부로 끝났다. 2차전도 똑같은 2-1 9회 리드 상황 김상수가 실책을 저지르며 또 위기에 몰렸지만, 마무리 박영현이 1차전 악몽을 이겨내고 승리를 지켜 나름의 해피엔딩을 장식할 수 있었다.

KT 입장에서는 3승 스윕이 아쉽다고 할 수 있겠지만, 더블헤더 2차전 투수가 없어 28일 첫 경기 선발인 조이현을 다시 올리는 힘든 상황 속에서 승리를 챙겼으니 나름 최선의 결과를 얻어냈다. 삼성은 리그 선두 싸움을 벌이는 강팀 아닌가. 여기에 이번 3연전은 이적, 방출 파동을 일으켰던 박병호가 삼성 이적 후 처음 방문해 치르는 맞대결이라 더욱 민감한 매치였다.

지난주부터 4연속 위닝시리즈다. 최근 10경기 7승1무2패 상승세다.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꼴찌로 떨어졌고, 지금도 9위다. 하지만 KT는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꼴찌에서 2위로 마친 기적을 연출한 힘이 있다. 그러니 KT가 치고올라오면 상위팀들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올시즌 전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KT였다.

일단 고영표의 부상 복귀가 크다. 쿠에바스, 벤자민 선발 경기는 어떻게라도 해보는데, 이 경기들을 잡아도 나머지 선발 경기에서 승리가 이어지지 않으니 상승 분위기를 만들기 힘들었다. 그런 가운데 고영표가 부상 복귀 후 25일 SSG 랜더스전 7이닝 무실점, 30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 6⅓이닝 1실점(비자책점) 투구를 해줬다. 이제 이 감독도 계산이 선다. 엄상백도 나름 선전을 해주고 있는 가운데, 후반기 소형준까지 복귀하면 KT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불펜도 필승조 손동현이 허리디스크로 이탈한 게 아쉽지만, 김민이 새로운 '믿을맨'으로 좋은 활약을 펼쳐주는 것도 KT에는 큰 힘이다. 최근 10경기 13⅔이닝 3승4홀드 평균자책점 0.66의 압도적 투구를 해줬다. KT 상승세의 숨은 MVP다. 또, 마무리 박영현이 실책 여파로 더블헤더 1차전 동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150km의 위력적인 구위가 살아난 모습을 보여준 것도 이 감독을 흐뭇하게 해줄 포인트다. 새로운 마무리로 시작한 박영현 역시 초반부터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었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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