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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예고하지 않았던 김광현 깜짝 불펜 투입. 하지만 충격적인 역전패로 막을 내렸다.

SSG 랜더스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5위 결정전에서 3대4로 패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무엇보다 다 잡은 승리를 내줬다는게 너무 뼈아팠다. 이날 SSG는 선발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최정의 2타점으로 8회초까지 3-1 리드를 잡았다.

KT 타자들은 엘리아스와 노경은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찬스조차 살리지 못했다. 그런데 8회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7회초부터 김광현이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이 보였다. 김광현은 지난 9월 28일 한화 이글스전(5⅓이닝 2실점 승리)에서 선발 등판했기 때문에 이틀밖에 쉬지 못한 상황.

이숭용 감독도 경기전 김광현 투입을 전혀 예고하지 않았었다. 이 감독은 “오늘은 1경기로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김광현, 드류 앤더슨이 중간에 투입될 상황도 아니다. 상황을 잘 보면서 그래도 최대한 엘리아스를 믿고 끝까지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경은의 2이닝 투구와 이로운, 조병현 등이 상황에 따라 불펜 등판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엘리아스가 물러난 후, 7회말부터 등판한 노경은이 8회말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SSG 벤치가 움직였다. 김광현의 깜짝 등판이 성사됐다. 김광현이 과거 한국시리즈 등 큰 경기에서 마무리로 나선 경험이 있지만, 이번 등판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KT 벤치도 김광현에 맞서 대타 작전을 펼쳤다. 김민혁 타석에서 좌타자 오재일을 냈다. 좌투수 김광현을 상대하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지만, 이 선택이 적중했다. 오재일은 1B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면서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무사 1,3루 위기에 몰린 김광현은 이날 1회 첫 타석에서 엘리아스를 상대로 선제 솔로 홈런을 쳤던 멜 로하스 주니어를 상대했다. 초구와 2구 연속 볼. 그리고 3구째 129km 체인지업이 통타를 당하면서 좌중월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2점의 리드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3-4 역전의 순간.

SSG 벤치도 얼어붙었고, 김광현 역시 자괴감에 빠진 표정이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 김광현은 이후 추가 실점 없이 장성우~강백호~문상철로 이어지는 후속 타자들을 처리했지만 양팀 모두 총력전을 펼치는 단판 승부에서 1점의 리드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결국 SSG는 이어진 9회초 추가점을 내지 못하면서 그대로 패배가 확정됐다. 김광현에게도, 팀에게도 너무나 아쉬운 선택과 결과였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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