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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난해 김태형 감독의 부산행, 그리고 올해 6월 김경문 감독의 대전행. 야구계에 큰 반향을 남긴 두 거장의 발걸음이다.

'사제지간' 두 사령탑의 만남이 결국 외나무다리로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는 8월 들어 나란히 상승세를 타며 가을야구 마지노선의 SSG 랜더스-KT 위즈를 위협중이다.

양팀간의 맞대결도 무려 8번이나 남았다. 현재까지 상대전적도 4승4패로 팽팽하다. 가을야구에 오르려면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한편으로 서로의 맞대결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한다. 둘도 없는 사제지간인 두 사람의 진검승부가 임박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김경문 한화 감독 이야기가 나오면 절로 손을 모은다. 2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도 그랬다. 그는 한화와의 맞대결을 묻자 “엄청 중요하다. 한화가 요즘 좋더라. 투수진도 괜찮고, 타선도 좋다. 무엇보다 흐름이 좋다“고 칭찬했다.

한화와 롯데 모두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긴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144경기 풀시즌을 치러본 경험이 부족한 그들이 얼마나 버텨주느냐가 남은 정규시즌 성적을 좌우한다. 김태형 감독은 “확실히 선수들 몸에 무리가 오는 게 보인다. 이렇게 풀시즌 뛰어본 경험이 없으니까. 나도 보면 안다. 다들 어리고 피지컬이 좋으니까 버티고 있는데,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안쓰러워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중심타선 한 자리를 꿰찬 손호영은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달고 산다. 나승엽도 최근 햄스트링이 좋지 않다. 고승민이나 윤동희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7월 부진을 이겨내고 8월에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는 황성빈이 그나마 유일하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냉정하다. 버티고 이겨내야한다. 사령탑의 생각도 같다. 그게 주전의 무게다.

“정신력 얘기하면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런데 그게 맞는 말이다. 백업으로 뛸때는 주전 정말 뛰고 싶지 않나. 막상 주전 해보면 1년 내내 나가니까 피곤하지. 그런데 입에서 '피곤하다' 말이 나오는 순간 폼이 내려간다. 정신력으로 이겨내길 바란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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