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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레오에게만 올라가는 배구는, 좋은 배구가 아니다.“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이 뼈아픈 역전패에, 선수들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대캐피탈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개막 4연승 팀끼리의 맞대결. 1위를 지키거나 올라설 기회이자, 초반 자존심 싸움이기도 한 빅매치였다. 현대캐피탈은 첫 두 세트를 완벽한 경기로 따냈다. 공격, 수비, 블로킹 모든 부분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한국전력에 3세트를 내주며 경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에이스 허수봉이 기복을 보였고, 안정적인 토스를 하던 이준협도 뭔가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결국 4세트까지 내준 현대캐피탈은 5세트까지 몰렸고, 듀스 접전을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5세트 레오가 혼자 팀을 끌고가다시피 했는데, 역부족이었다. 반대로 한국전력은 세터 야마토가 듀스 승부처에서 연속 속공을 사용하며 현대캐피탈의 허를 찔렀다.

블랑 감독은 경기 후 “일단 경기를 너무 오래한 것 같다“는 농담으로 긴장을 풀었다. 블랑 감독은 이어 “초반에는 각자 해야할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훌륭한 배구를 했다. 하지만 레오에게만 올라가는 배구는 좋은 배구가 아니다.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블랑 감독은 이어 “레오가 중요한 선수고, 확실한 공격 자원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 선수가 중요한 순간 키플레이어가 되려면, 그 전부터 다른 선수들을 사용해야 했다. 그래야 레오에 대한 견제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3, 4세트 속공을 쓰다 실패했을 때, 그 때 레오를 찾았어야 했다“며 세터들의 실수를 지적했다.

현대캐피탈은 황승빈을 트레이드로 영입해왔는데, 그가 가벼운 부상을 당한 사이 코보컵에서 가능성을 보인 이준협을 선발로 출전시켜 대성공을 거뒀다. 이날도 이준협을 선발로 썼다가, 경기가 불안해지자 황승빈을 투입했다. 앞으로 세터 활용 방안은 어떻게 될까. 블랑 감독은 “다음 경기를 보시면 좋겠다“고 하면서 “두 세터 모두 잘한다. 이준협을 초반 경기를 잘 풀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왼쪽으로 올라가는 게 안정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황승빈으로 교체했다. 이 두 세터와 함께 이날 경기 첫 두 세트같은 경기를 계속 하는 게 목표다. 이번 경기를 통해 학습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안=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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