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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9년 만에 이뤄진 '아마 최강'과의 국가대표 평가전. '류중일호' 뿐 아니라 KBO 구단에도 귀중한 시간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은 지난 1일과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 대표팀과 경기를 치렀다.

대표팀이 쿠바를 초청해 국내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이번이 세 번째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허구연 KBO 총재는 지난 6월 쿠바야구협회장과 만나 대표팀 친선 경기 추진과 양국간의 야구 교류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고, 쿠바 대표팀의 한국 초청이 현실이 됐다.

쿠바는 세계야구랭킹 8위로 전통적인 야구 강호다. 지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위를 차지했고, 2006년 WBC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림픽 3회(1992, 1996, 2004) 금메달을 차지했다.

'류중일호'와는 오는 14일 대만에서 열리는 예선전 상대이기도 하다. 본 대회를 앞두고 상대 전력 파악은 물론 길게는 한 달 가량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선수들의 감각을 올린다는 점에서 귀중한 시간이 됐다.

그러나 대표팀 뿐 아니라 KBO리그 구단 역시 이번 평가전 경기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기회였다.

시즌을 마친지 얼마 안 됐지만, 구단들은 내년 시즌 구상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외국인선수 계약이다. 대부분의 구단이 1명 이상의 외국인 선수는 교체를 할 예정이다.

쿠바 선수들은 KBO리그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한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다. 비교적 몸값이 높지 않고 실력 또한 우수하다. 지난해부터 SSG 랜더스에서 뛰며 2년 간 통산 타율 3할4푼3리 33홈런 16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895로 최고의 활약을 한 기예르모 에리다아는 대표적인 KBO리그 쿠바 선수다.

쿠바 선수 중에서도 실력이 좋은 선수가 한 자리에 모였으니 KBO리그 구단으로서는 외국인 선수 영입 리스트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가 마련된 셈이다. 고척 스카이돔에는 평가전 기간 동안 복수 구단의 스카우트가 자리했다. 이들은 쿠바 선수의 기량을 면밀하게 점검했다. 첫 날 야구장을 찾은 A구단 스카우트는 “이렇게 한국에서 쿠바 선수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쿠바 대표팀에는 메이저리그 통산 93개의 홈런을 날린 요안 몬카다도 있었다. 몬카다는 2015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한 뒤 2016년 빅리그 데뷔했다. 2017년부터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옮긴 그는 올해까지 통산 747경기 93홈런을 기록하며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화이트삭스는 2019년 종료 후 5년 7000만달러(약 966억원)올 시즌 부상이 겹치며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5년 연장 옵션이 있었지만, 일단 FA 신분이 됐다. 몬카다는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아직 한국팀으로부터 제의는 못 받았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야구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깜짝 고백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 타자가 고민인 KBO리그 구단으로서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선수. 그러나 일단 5년간 평균 1300만달러 수준의 연봉을 받았던 만큼, 연봉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전망. KBO리그 1년 차 외국인 선수 상한액은 100만 달러다. 10분의1 수준이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아마 KBO리그로 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돈을 맞춰줄 수 있는 일본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공개 구직'을 했던 몬카다 영입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그외에 충분히 '원석'을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임에는 충분했다. 또한 쿠바의 야구 스타일 등을 엿보면서 추후 선수 영입 방향 등에도 참고가 될 수 있는 기회였다.

한편 대표팀은 쿠바와의 평가전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첫 경기에서는 투수의 호투로 2대0 승리를 잡았고, 두 번째 경기는 타선이 터지면서 13대3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6일 상무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후 최종 엔트리 28명과 함꼐 8일 결전지 대만으로 향한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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