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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셀틱스는 디펜딩챔피언이다. 지난시즌 정규리그부터 압도적인 행보를 펼치더니 플레이오프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나간 끝에 서부 최강자 댈러스 매버릭스를 어렵지않게 제압하고 파이널 우승을 이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만족하지않고 있다. 제이슨 테이텀(26‧203cm), 데릭 화이트(29‧193cm), 샘 하우저(27‧201cm)와 연장계약을 맺은 것을 비롯 로니 워커(26‧193cm)까지 영입하며 전력을 더 보강했다.

보스턴의 목표는 다음 시즌에도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골든스테이트(2017, 2018) 이후 연속 우승에 성공한 팀이 등장하지않고있지만 보스턴은 최대한 반지를 추가하여 내친김에 왕조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만큼 팀으로서의 현재 전력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무수한 역사가 말해주듯 우승이나 왕조는 할 수 있을때 해야한다.


시기를 놓치면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모른다. NBA 전체로 보면 7년이지만 보스턴 역사로 보면 56년만의 연속 우승 도전이다. 래리 버드 시대에도 케빈 가넷 시대에도 연속 우승은 달성하지 못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보스턴은 안주보다는 공격적인 행보로 고삐를 더욱 강하게 당기고 있다. 지난 시즌 사치세만 4,384만 달러를 지불했을 정도로 지출이 많았지만 지갑을 닫기는 커녕 더 크게 열고 있는 모습이다.

무수한 레전드를 배출한 전통의 명가

보스턴은 오랜 세월 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전성기를 누리며 리그를 주름잡아온 팀답게 NBA 최다 파이널 우승(18회, 역대 1위), 컨퍼런스 우승 10회, 디비전 우승 32회 등 그야말로 엄청난 팀 커리어를 자랑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자랑스런 커리어는 단연 최다 파이널 우승일 것이다. 보스턴은 이 기록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어한다. 지난 시즌 우승하기 전까지는 LA 레이커스와 공동 1위였다. 한때 꽤 큰 격차로 레이커스를 따돌린바있으나 이후 추격을 허용해 한동안 동률상태를 유지했다. 우승에 대한 욕심은 레이커스 역시 무척 큰지라 1우승 정도의 격차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벌릴 수 있을 때 최대한 벌려놓아야한다.


정통의 명가답게 팀을 대표하는 레전드도 시대별로 계속해서 존재해왔다. 1950~60년대, 화려하고 날카로운 패스, 드리블 등을 구사했던 시대를 앞서간 포인트가드로 불렸던 밥 쿠지, NBA무대서 무려 21시즌 동안 뛰며 롱런의 대명사로 이름을 굳힌 로버트 패리시, 7시즌 동안 두번의 파이널 우승에 일조한 데니스 존슨, 빼어난 센스와 탁월한 기술을 앞세워 최고의 백인 파워포워드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케빈 맥헤일, 보스턴에서 뛴 기간은 길지 않지만 22년 만에 우승을 만들어준 승부사 케빈 가넷, 2010년대 보스턴을 대표했던 '미스터 셀틱스' 폴 피어스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스타를 꼽으라면 빌 러셀과 래리 버드를 언급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보스턴에 통산 11회 우승을 안겨준 반지의 제왕 빌 러셀은 이제는 해당 팀을 넘어 리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최고의 수비수이자 팀 플레이어 그리고 리더였으며 흑인 인권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던 코트 안팎의 혁명가였다. 사후 NBA 전 구단에서 그의 등번호를 영구결번 한 것만 보더라도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있는지 짐작할만 하다.


셀틱스 역사에서 러셀과 비교될만한 프랜차이즈 스타는 딱 한명이 있다. 래리 버드다. 백인은 한계가 있다는 당시까지의 편견을 깨고 특유의 근성과 엄청난 BQ를 앞세워 또 한번의 왕조를 만들어냈다. 동시대 리그를 양분했던 레이커스 간판 매직 존슨과의 라이벌 구도는 NBA를 미국만이 아닌 세계적 무대로 만들어낸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러셀과 버드는 20세기에 활약한 인물들이다. 21세기 들어서는 그들과 비교될만한 대형스타는 없다. 피어스는 오랜시간 팀을 상징하는 선수로 활약하기는 했으나 리그를 좌지우지하는 급은 아니었으며 가넷은 보스턴에서 뛴 기간이 짧다. 현재 보스턴 선수들 가운데서는 테이텀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21세기 보스턴 왕조 이룩하고 레전드 행보 이을까?

특정 스타의 영향력보다는 팀 자체가 강한 현재의 보스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팀의 간판을 꼽으라면 테이텀이기 때문이다. 보스턴이 현재의 전력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해가며 왕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테이텀의 이름값도 함께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 리그 탑급 플레이어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혹평도 적지 않지만 한창 젊은 나이를 감안했을 때 속단하기는 이르다.


역대 보스턴 스타들의 대부분은 화려함보다는 내실있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러셀과 버드가 대표적이다. 테이텀 또한 그렇다. 엄청난 운동능력으로 수비진을 찢어버리거나 폭발적인 슈팅력이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지만 이것저것 다양한 부분에서 공헌하며 팀을 강하게 만드는 유형이다.


테이텀하면 생각나는 플레이는 좋은 슛 터치와 간결함 그리고 공간 활용 능력 등이다. 그는 좋은 사이즈에 준수한 운동능력과 기동성 등을 갖췄지만 상위클래스 선수 기준으로 핸들링이 특출나지는 못하다. 그래서인지 상당수 에이스급 선수들이 그렇듯 화려한 혹은 안정적인 드리블을 바탕으로 볼을 오래 소유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림어택이 가능하거나 자유투를 많이 얻어내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한 압박을 뚫고 코트를 넓게 보면서 질좋은 패스로 동료들을 살려주는 부분에도 약하다. 이러한 부분은 본인도 잘 알고 있다. 테이텀은 고집스럽게 못하는 부분에서 우당탕탕하기 보다는 강점이 있는 플레이 위주로 성장해나갔고 결과 역시 좋은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테이텀의 플레이는 기본적으로 간결함을 추구한다. 볼을 오래 소유하지 않고 공간이 보인다 싶으면 바로바로 공격에 들어가던가 아님 동료에게 패스를 주고 다시 기회를 노린다. 빼어난 슈팅력을 갖추고 있어 슛 공간이 나오면 3점, 미들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슛을 던진다.


기본적으로 사이즈와 힘에서 밀리지 않는지라 수비가 가까이 있어도 타이밍이 맞으면 망설이지 않는다. 스탭백, 턴어라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치업 상대의 수비를 깨트린다. 림어택 부분에서 지적을 자주 받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포스트업 스킬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골밑 공략에도 능숙함을 보이고 있다.


에이스급 기준으로 눈에 확 띄는 플레이를 하지않아서 그랬을까. 지난시즌 플레이오프 내내 테이텀은 팬들 사이에서 ‘에이스가 맞는가?’로 뜨거운 논쟁을 일으킨 바 있다. 꾸준한 팀내 공헌도야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지만 루카 돈치치 등처럼 이른바 선봉에서 무쌍을 찍는 모습을 잘 보여주지못한 이유가 컸다.


설상가상으로 제일런 브라운(28‧196.2cm)이 컨퍼런스 파이널 MVP, 파이널 MVP를 싹쓸이하며 시즌 종료후에도 논란이 끝나질 않았다. 물론 테이텀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않는 모습이다. 개인 커리어보다 팀우승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어찌보면 조직력이 가장 큰 무기인 보스턴에는 테이텀같은 에이스가 더 잘어울리는 조각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세간의 혹평과 달리 테이텀은 매시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고르게 다양한 부분에서 공헌하는 선수답게 전체적으로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크게 눈에 띄지않을 뿐이다. 공격시 메인 핸들러 역할을 맡을 때도 많고 수비시에는 상황에 따라 5번까지 커버한다. 이른바 범용성에서 만큼은 리그내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테이텀이 버티고있기에 보스턴의 다음 시즌도 든든하기만 하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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