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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에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던 선수는 딱 1명이었다. 바로 손주영.

롱릴리프 보직으로 있었기 때문에 등판할 기회가 없었다고. 4차전 때 딱 한번 몸을 풀었는데 아쉽게 등판 기회가 오지 않았다.

1년 뒤 가을야구에서 그는 LG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28경기서 9승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하며 LG 선발진의 핵심 멤버가 됐다. 데뷔 처음으로 규정 이닝을 채우면서 평균자책점 전체 8위, 국내 투수 2위의 성적을 냈다.

최고 152㎞의 빠른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던지는 손주영은 첫 풀타임 선발임에도 끝까지 완주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최종전인 9월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10승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포기했다고.

이천에서 만난 손주영은 “감독님께서 선택권을 주셨다. 코치님께 얘기를 듣고 10분만에 선발로 안나가고 1이닝만 던지고 규정이닝만 채우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했다.

손주영은 “코치님이 데이터를 보여주셨다. 작년에 1,2군 합쳐서 66⅔이닝만 던졌는데 올해는 143⅔이닝이었다“면서 “너무 많이 던졌고, 나간다고 해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포스트시즌도 던져야 해서 그만 던지겠다고 했다. 10승 못해도 전혀 괜찮다“라며 웃었다.

이렇게 많은 이닝을 던져도 문제가 없었던 것을 그는 하체를 이용하는 피칭 덕분이라고 했다.

주영은 “팔꿈치를 다쳤던 2022년엔 거의 상체로, 팔로만 세게 던졌다“면서 “김광삼 코치님께서 하체를 이용한 피칭을 하도록 해주셨다. 지금도 마운드에서 하체를 이용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던진다“라고 했다.

손주영은 “김광삼 코치님과 김경태 코치님께서 기술적인 것을 만들어주셨고, 올해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는데 모든게 잘 맞아서 터진 것 같다“면서 “올해가 나에겐 마지막 선발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번 기회를 못잡으면 중간에서 던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던져보지 못했던 포스트시즌 마운드. 이제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 기다리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이미 리허설을 끝냈다. 지난 9월 2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선발등판했었다. 당시 1차전을 패하면서 두산에 1게임차로 좁혀진 상황이라 2차전 승리가 필요했는데 손주영이 6이닝 동안 4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 피칭으로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첫 7이닝 무실점 경기에 한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썼다.

손주영은 이때를 생각하면서 포스트시즌에서도 피칭을 할 생각이다. 손주영은 “김광삼 코치님께서 가을야구에선 90∼95%로 던져야 된다고 하시면서 두산전처럼 던지면 된다고 하셨다“면서 “두산전에 1회부터 전력으로 던졌다. 날씨가 좀 시원해져서 그런지 지치지 않더라“라고 했다.

올시즌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던 것이 한국시리즈 덕분이라고 했다. 비록 경기에 나가지 못했지만 그 엄청난 응원을 직접 들은 덕분에 올시즌 만원관중에서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던질 수 있는 힘이 됐다고.

10승을 포기하고 준비한 포스트시즌 무대. 이제 지난해 벤치에서만 들었던 그 큰 함성을 직접 마운드에서 들으면 던질 차례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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