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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이번 시즌 대한항공의 새 날개가 될 수 있을까.

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은 23일 오후 7시 통영체육관에서 펼쳐진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예선 A조 2차전 OK저축은행전에 선발 출장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요스바니(27득점·공격 성공률 67.50%)를 앞세워 3-0(25-22, 25-19, 25-22)으로 승리했는데, 그 못지않게 눈길을 끈 인물이 있었으니. 이준이다. 1~3세트 동안 12득점, 공격 성공률 52.63%, 리시브 효율 53.33%를 남겼다. 살림꾼이 따로 없다.

사실, 그동안 대한항공이라는 거함에서 이준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2021년 V-리그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팀에 합류했는데, 지난 세 시즌을 통틀어 23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기량 부족이라기보다도, 정지석 곽승석 정한용이라는 걸출한 날개 자원이 앞에서 버티고 있는 까닭이 크다.

그랬는데. 올 시즌은 조금 다를 것도 같다. 이준, 요즘 성장세가 매섭다. 최근 리그 개막을 앞두고 코트에 오르는 일이 늘었다. 나올 때마다 활약도 좋다. 얼마 전 2024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에서 보여준 공격 본능. 인상적이었다. 특히 백어택이 상당히 날카로웠다.

상승세는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날 경기 끝나고 만난 대한항공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도 "이준은 정말 노력파다. 몇 년 동안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해 왔다. 그렇기에 오늘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엄지척.

토미 감독의 말마따나 하루아침 생긴 변화는 아닌 듯하다. "지난 세 시즌 동안 (경기에 많이 못 나서면서) 느낀 게 많다. 그런 만큼 이번 비시즌, 더 독하게 연습했다. 이제 훈련했던 모습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하는 이준의 목소리에는 강직함이 묻어났다.

"주전 자리에 대한 욕심, 당연히 난다"는 이준이다. "(기회를 받으면) (정)지석이 형, (곽)승석이 형, 한용이가 들어갔을 때보다 팀 분위기를 더 끌어 올리려고 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있다. "어느 자리에 있든, 들어가면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다. 웜업 자리에 있든, 주전 자리에 있든 확실하게 플레이할 것"이라는 마음가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이준이 경기에 꾸준히 나서기 위해선, 약점인 수비가 일정 궤도 이상 올라야 한다. 공격 능력은 대학 시절부터 어느 정도 입증했다. 이준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비시즌 동안 공격보다는 리시브와 수비적인 부분을 정말 많이 훈련했다"고 한다. "그동안에는 플로터 서브에 대한 오버핸드 리시브 연습을 안 했었는데, 이번 시즌부터는 오버핸드 리시브를 꺼내려고 많이 시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경기에선 리시브가 제법 탄탄했다.

올 시즌 이준의 행보. 지켜볼 만하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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