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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작금의 기류는 적어도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에게는 당황스럽다. 대한축구협회(KFA)가 A대표팀 감독직을 제의했다. 그는 10년 전의 아픔이 있기에 누구보다 '독이 든 성배'라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그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또 한번 그를 내려놓았다. 2년 연속 우승컵을 선물한 울산 HD 사령탑직에서 하차했다. 그러나 감독 선임 작업을 마치 뒤에서 함께 모의한 듯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

“나도 답답하다. 특히 이번에 국회에 가서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억울한 부분도 있다. 분명히 그 과정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들었고 '어떤 평가를 받았나'를 물었을 때 '가장 높은 점수 받았다'고 해서 수락했는데 국회에 가보니까 제가 들었던 말과 다른 것이 있다. '전원 동의했나 안했나' 그런 부분도 있었다.“

KFA는 1일 감독 선임 절차를 준수했다며 6월 21일 열린 제10차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을 전격 공개했다. 10차 회의는 쟁점이 된 마지막 회의로 홍 감독도 투명하게 검증되기를 바란다며 공개를 요구했다.

여하튼 논란은 KFA 행정의 몫이다. 홍명보호는 그 '외풍'에 흔들려선 안된다. 다행히 홍 감독은 중심을 잡고 있다. 그는 9월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번 달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태극전사들을 공개했다. 대한민국은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전세기로 귀국, 15일 오후 8시 경기도 용인의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격돌한다.

거센 세대교체의 변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동시에 부상인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최대한 배려했다. 유로파리그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통증한 호소한 손흥민은 30일 맨유와의 원정경기에 결장했다. 햄스트링 부상은 무리할 경우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 홍 감독은 일단 손흥민을 승선시켰다.

다만 선수 보호에 주안점을 뒀다. 그는 “손흥민과는 직접 소통했다. 지금 본인이 느끼는 것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수가 지금 당장 경기를 출전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앞으로 경기가 남아 출전 여부를 지켜보겠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선수가 앞으로 컨디션적인 측면, 체력적인 측면이 중요하다. 나아가 본선에 간다면 본선 경기력에 있어서 우리 팀에 중요한 선수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클럽과 선수 본인, 우리 협회와 팀이 잘 소통하면서 무리시키지 않으면서 잘할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손흥민 본인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경기에 나가고 싶어 할 것이다. 지금까지 모습이 그랬다. 많은 분들이 바랄 수도 있지만 그런 식으로 무리 시켜서 선수를 어려움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 혹시라도 되지 않을 경우에 대한 플랜B는 준비해놨다“고 강조했다.

문은 닫지 않았지만 울산의 35세 정우영과 34세 김영권이 제외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홍 감독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피로감이 있기 때문에 중동에 있는 선수들이 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했다. 모든 포지션이 마찬가지다. 종합적인 것을 고민해야 한다. 중앙수비수뿐 아니라 조합을 찾는 게 대표팀의 또 하나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홍명보호 시즌2의 1기 명단과 비교해 무려 7명이 새 얼굴이다. 김승규(알샤밥) 김주성(서울) 박민규(콘사도레 삿포로) 백승호(버밍엄시티) 배준호(스토크시티) 권혁규(하이버니언) 오현규(헹크) 등이 새롭게 승선했다. 골키퍼부터 최전방까지 경쟁 구도는 살벌하다. 올해 1월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돼 하차한 김승규는 다시 한번 조현우와 주전 경쟁을 펼친다. 김주성은 김영권을 대신하고, 백승호와 권혁규는 정우영의 빈자리를 채운다. 박민규는 풀백 주전 경쟁에 가세했고, 배준호는 전천후 공격자원이다.

홍 감독은 “손흥민 포지션엔 여러 선수들이 뛸 수 있다. 황희찬 배준호 이재성 다 뛸 수 있다. 물론 손흥민이 나오지 않았을 때 다른 부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 그 포지션에 대체 선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추가 선발로 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현규는 1m92의 장신 '킬러' 이영준(그라스호퍼)에 앞서 시험대에 먼저 오른다. 홍 감독은 “스트라이커 자리도 고민을 많이 했다. 주민규와 오세훈의 경우 경기 내용적으로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득점도 하고 위협적인 찬스도 만들었다“며 “이영준과 오현규를 놓고 고민했다. 이영준은 오세훈과 스타일이 비슷하다. 오현규는 많은 경기에 나서진 못하지만 짧은 시간에 득점도 많이 하고 있고 스타일적인 측면에서 달라서 요르단 수비를 공략하는데 다른 옵션이 있는게 낫다는 판단에서 뽑았다. 이영준도 마찬가지로 한국 축구의 미래 자원이기 때문에 계속 관찰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 미래를 위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울버햄튼에서 설 자리를 잃은 황희찬의 발탁에 대해선 “선발된 대부분의 선수는 소속팀에서 70분 이상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들인데 황희찬만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황희찬 선수를 뽑은 이유는 대표팀이 선수들을 돕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선수가 팀에 들어와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도 있지만 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선수가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힘을 얻어서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오만전도 마찬가지고 팀에서도 그렇고 황희찬은 좋은 활약을 했다. 어느 정도 컨디션인지 파악하고 대화를 통해 어떻게 쓸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또 유럽을 누비는 '이름없는' 선수들의 점검도 약속했다. 그는 “당연히 가야 한다. 내가 할 일이다. 지금 유럽에 있는 주앙 코치가 보고 있지만 난 결과적으로 선수들을 보러가지 못했다. 10월에는 내가 가서 다음 스텝을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지, 면담을 통해서 지금 상황이 어떤지 살펴봐야 한다“며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경우 특별히 할 건 없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나 어려움이 있는 선수들을 만나서 사기도 올려주고 그 선수들이 잘할 수 있게 도와줄 필요도 있다. 향후 몇 년 후 우리 팀을 이끌어갈 선수들이다. 어려움을 줄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의 감독, 단장과 미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홍명보호는 6일 소집돼 출국하는 가운데 해외파는 요르단으로 직접 합류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홍명보호, 10월 A매치 소집 명단(26명)

▶GK=조현우(33·울산) 김승규(34·알샤뱝) 김준홍(21·전북)

▶DF=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조유민(28·샤르자) 정승현(30·알 와슬) 김주성(24·서울) 이한범(22·미트윌란) 설영우(26·즈베즈다) 이명재(31·울산) 박민규(29·삿포로) 황문기(28·강원)

▶MF=박용우(31·알 아인) 백승호(27·버밍엄시티) 황인범(28·페예노르트) 이재성(32·마인츠) 손흥민(32·토트넘) 황희찬(28·울버햄튼) 이동경(27·김천) 배준호(21·스토크시티) 권혁규(23·하이버니언) 엄지성(22·스완지시티)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

▶FW=주민규(34·울산) 오세훈(25·마치다) 오현규(23·헹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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