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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는 올시즌 2연패를 목표로 힘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올라가려는 기회에서 번번히 KIA 타이거즈에게 막혔고, 끝내 삼성 라이온즈에까지 밀리며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만족해야했다. 막판엔 3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으나 선수들의 집중력으로 반등하며 웃으며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LG에서 가장 만족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선발이다. 특히 임찬규 최원태 손주영의 국내 선발이 안정적이었다. 임찬규는 25경기서 134이닝을 던지며 10승6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고, 최원태는 24경기에 나서 126⅔이닝을 소화하며 9승7패 평균자책점 4.26을 올렸다. 손주영은 첫 풀타임 선발로 나서 28경기에서 144⅔이닝을 던져 9승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이중 손주영이 단연 MVP감이다. 임찬규와 최원태는 시즌 중 부상으로 한달 이상 쉬었다. LG가 상승세를 타는 시기에 갑자기 부상을 당하면서 LG는 한 주에 3명의 대체 선발이 나가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부상 여파로 둘은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오히려 손주영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규정이닝까지 채우면서 LG 선발진의 버팀목이 됐다.

올시즌 10개구단 국내 선발 중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롯데 박세웅(173⅓이닝), KIA 양현종(171⅓이닝) 두산 곽빈(167⅔이닝), 삼성 원태인(159⅔이닝), 한화 류현진(158⅓이닝), SSG 김광현(157이닝), KT 엄상백(156⅔이닝), 키움 하영민(150⅓이닝)에 손주영까지 9명 뿐이다.

국내 투수 중에선 다승 공동 10위인데 평균자책점은 원태인(3.66)에 이은 국내 2위다. 전체 8위. 류현진(3.87) 양현종(4.10) 김광현(4.99) 등 왼손 에이스들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최고 150㎞가 넘는 빠른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으로 타자들을 요리한다.

10승에 도전하려고 했으나 첫 풀타임 선발로 많은 이닝을 던졌고, 앞으로 포스트시즌도 던져야 해 10승 도전을 포기하고 규정이닝을 채우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지난 26일 잠실 키움전서 1이닝을 던져 규정이닝을 달성하고 시즌 첫 홀드를 따냈다.

멘탈도 강하다는 평가다. LG의 3위 수성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지난 2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서 환상투를 펼쳤다. 1차전서 선발 에르난데스가 1회초 헤드샷으로 퇴장당하며 7대14로 패해 4위 두산에 1게임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2차전에 오른 손주영은 7이닝 동안 4안타 1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1㎞였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올시즌 최다인 7이닝에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최고의 피칭을 한 것이다.

LG 염경엽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서 최원태와 함께 손주영을 선발로 고정한 것은 선발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자신의 공을 제대로 뿌리는 멘탈을 눈여겨 봤기 때문이다.

2017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1m91의 장신 유망주. 2022년 5선발로 출발했으나 3경기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지난해 말에 돌아왔고 올해 드디어 꽃을 피웠다.

LG는 왼손 선발을 키우기 위해 많은 유망주들을 데려오며 신경을 써왔다. 김윤식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드디어 손주영이 LG의 새 왼손 에이스로 우뚝 섰다. 올시즌을 3위로 마감한 것은 아쉽지만 손주영을 키워냈다는 것은 미래의 LG에겐 큰 자산이 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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