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02 21:33:00]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국회의 현안 질의와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KFA) 감사에 경고 공문을 보냈다. KFA가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받을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2일 “FIFA의 공문을 30일 받았다.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SBS는 앞서 FIFA의 공문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FIFA는 “KFA에 대한 문체부의 감사가 진행 중이고, 국회 문체위 질의도 있었던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KFA는 자율적으로 사무를 관리하고 외부의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통보했다.
또 '각국 축구협회는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FIFA 정관 제14조와 '어떠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15조를 들어,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비록 KFA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FIFA는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체육단체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자 쿠웨이트 대표팀에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했다.
문체부는 이날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 특정감사 중간발표'를 통해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박주호 위원 등의 폭로와 함께 팬들 사이에 뜨거운 논란이 일자 문체부는 7월 29일부터 감사를 시작했다.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과정과 관련해 1~10차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의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사퇴한 정해성 위원장의 추천 권한을 위임받은 부분을 문제 삼았다.
다만 '홍명보 감독 선임이 무효가 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최현준 감사관은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하자가 있다고 해서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홍 감독의 거취에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도 “홍 감독 선임과정에 내부 절차상 하자가 있었고, 비판 여론이 크기 때문에 묵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체육단체의 독립성을 존중받아야 하는 전문적인 분야다. 축구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의 여론과 상식과 공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자율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처분의 강제성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감사관은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대한축구협회에서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거듭 답했다. 10월 말 나올 처분결과에 관련자에 대한 징계요구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엔 “감사 결과 책임자에게는 상응하는 조치가 있다. 감독 선임 문제 뿐 아니라 관련된 분들이 많다. 감사결과 발표할 때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처분 수위를 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 감독으로 기계적으로 과정을 맞추는 과정이나 불법을 조장한 과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최 감사관은 “홍 감독과 관련 불법을 조장하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국가대표 감독 선임 문제는 국민적 관심사다. 절차와 과정, 관련 규정이 국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어떤 상황 논리에 따라 편의적인 이유 때문에 정관이나 지배구조를 위배하거나 위반하는 행위는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FA도 문체부의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냈다. KFA는 문체부의 결과 발표는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KFA는 “문체부의 감사결과 발표는 '협회장이 부당한 개입을 했다', '협회가 전력강화위원회를 무력화, 형해화 시켰다'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는 협회장의 직무 범위와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고 맞섰다.
그리고 '회장이 협회의 업무를 총괄하며 긴급을 요하는 사항은 회장이 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정관 제26조와 제47조를 근거로 들었다. KFA는 “정해성 위원장이 6월 28일 돌연 사퇴한데 따라 협회는 협회장과 관계 직원들이 모여 여러 대안을 상정하고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이 사태를 수습하고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적임자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를 지명했다. 9월 24일 있었던 국회 문체위 현안질의 당시, 협회장이 정 위원장에게 부당한 지시나 강압을 행한 것이 정 위원장의 사퇴 이유였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보았다시피 정해성 위원장은 그런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KFA는 규정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미비한 점이 있다며 보완을 약속했다. KFA는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협회 규정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과 협회가 이사회 승인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부분 등 미비한 점들은 앞으로 보완해서 실무 운영에 반영하도록 하겠다. 또한 문체부가 우려를 표해주신 부분들을 협회는 적극 고려하고 반영하여 추후 관련 규정의 세칙을 신규 제정하거나 보완하도록 하겠'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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