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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적이 확정됐지만 떠나는 선수의 마음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프런트 직원들도 진심으로 그의 앞날을 응원했다.

이제 두산 베어스 허경민이 아니라 KT 위즈 허경민이다. KT는 8일 FA 내야수 허경민과 4년 최대 40억원(계약금 16억, 연봉 18억, 인센티브 6억원) 계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로써 허경민은 약 16년간 몸 담았던 두산을 떠나게 됐다. 광주일고 출신인 허경민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하면서 베어스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2012시즌부터 1군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두산의 주전 3루수이자 국가대표 3루수로 성장했다. 김태형 감독 재임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강팀이 됐을 때도 '핫코너'를 지킨 3루수는 허경민이었다. 공수에서 그만큼 존재감이 컸다.

그래서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다. 팀 동료이자 동갑내기 친구들인 정수빈, 박건우와 함께 베어스를 대표하는 간판 '90년생 3인방'으로 프랜차이즈 스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래서 결정이 더 쉽지 않았다. 첫 FA에서 두산과 4+2년 계약을 했던 허경민은 올해로 4번의 시즌을 마쳤고, FA 신청을 선택했다. 두산도 허경민 잔류에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심우준을 놓치고 내야 보강이 절실했던 KT가 더 높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고민 끝에 이적을 선택했다. 허경민 역시 “10년 이상 몸담았던 팀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고 KT 구단을 통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15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허경민을 지켜봐온 두산 프런트 직원들도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허경민은 KT와의 계약이 끝난 후, 8일 잠실구장 내 두산 베어스 구단 사무실을 찾아 프런트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작별 인사를 했다.

타팀으로 이적하는 FA 선수들 중에서도 상당히 예외적인 작별 인사였다. 두산 구단 관계자들은 “그동안 두산에서 큰 역할을 해줬다. 우리팀과는 좋은 기억밖에 없다. 경민이가 새로운 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길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이야기 했다. 허경민 역시 그동안 인연을 맺었던 구단 직원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프로는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지만, 분명 떠날때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허경민은 그동안 함께해온 구단 직원들에게 예의를 다하고 떠났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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