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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달 이상 빠져있었으니까 힘은 있을 거다. 남은 정규시즌 팀을 위해 한몸 불살라주면 좋겠다.“

데뷔 시즌이 전성기였다. 리그 최고의 직구라는 찬사를 받으며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1군에서 뛴지 3년만에 벽에 부딪혔다.

두산 베어스 정철원(25)은 부활할 수 있을까. 올해 정철원의 성적은 23경기 20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은 무려 6.20이다.

시즌 전만 해도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에겐 두산 부동의 마무리투수였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모두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4월까진 안타를 맞으면서도 어떻게든 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4월2일 SSG 랜더스전처럼 타선이 힘을 내며 추격전을 펼쳤는데, 정철원이 8회말 만루홈런을 허용한 경기도 있었다.

강렬한 직구가 주무기였던 투수인데, 최고 154㎞에 달하는 그 직구가 사라졌다. 구속이 떨어지자 자신감도 잃었다. 4월말 1군에서 말소됐고, 두산 마무리투수는 홍건희를 거쳐 김택연에게 넘어갔다. 2년전 그 직구를 지금 김택연이 보여주고 있다.

정철원은 2년간 125경기 145⅓이닝을 소화했다. 누적된 피로가 현실로 드러났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자기 관리가 부족하다는 날선 비판에도 직면해있다.

지난 9일 다시 1군에 올라온 정철원은 인천 SSG 랜더스전에 등판, 선발 최원준을 구원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2사 만루 상황에서 3타점 3루타를 허용했고, 이어 2루타와 홈런까지 허용하며 ⅓이닝만에 3안타 3실점한 후 곧바로 강판됐다. 3루타-2루타-홈런을 잇따라 허용해 두산팬들 사이에는 '허용 사이클링히트를 할 뻔했다'는 씁쓸한 농담까지 돌았다.

그래도 11일 인천 SSG전에선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13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아직 2경기 밖에 보지 못해 말하기 어렵다. 다만 구위가 많이 떨어지진 않은 것 같은데, 올시즌 워낙 타고투저라 공이 멀리 가는 경우가 많다“고 돌아봤다.

이어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을 이용하는 능력을 갖추면 좋겠다. 마무리까지 경험했고, 한달 넘게 빠져있었기 때문에 공에 힘이 있을 거다. 남은 30경기에서 팀을 위해 몸을 불살라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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