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06 14:39:00]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김택규 회장 반대파' 임원을 제거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협회는 지난 4일 시·도 협회와 산하 연맹에 공문을 보내 일부 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한다고 통보했다.
협회는 공문에서 '정관 8조 2항 2조(재적대의원 3분의1 이상이 회의 목적을 제시하며 소집을 요구할 때)에 의거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한다'며 부의안건은 '협회 임원의 불신임'이라고 안내했다. 총회는 오는 11일 오후 1시30분 경남 밀양시 배드민턴전용경기장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러자 총회 개최 의도, 해임 대상 임원, 절차의 공정성 등을 놓고 내부적으로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의원총회는 산하 4개 연맹(초등·중고·대학·실업)과 17개 시·도 협회의 장 또는 대표자 등 총 21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친(親)김택규 세력'으로 불리는 지역 협회장 7명(재적 3분의1) 이상이 임시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은 총회 개최 요청 공문에서 '협회가 어려울수록 힘을 합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일부 부회장들이 기득권 보호를 위해 사퇴 촉구 입장문을 발표하고 일부 이사들을 부추겨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해당 임원의 해임은 협회 정상화의 시작이자 기득권 세력과의 단절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협회가 해임 대상으로 올린 임원은 부회장 5명과 차윤숙 이사 등 총 6명이다. 이를 두고 “정적 제거용 막장 드라마를 쓴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김중수, 최정, 신영민, 김영섭 부회장 등 4인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 중간 발표(9월10일)에서 협회의 부실 행정·비위 의혹이 지적되자 지난달 13일 성명을 내고 김 회장 등 책임자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성명에 이름 올리지 않았지만 같은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복 부회장을 해임 대상에 올렸다. 부회장단(총 6명) 중 나머지 1명은 '친김택규'로 알려졌다. 이렇게 5명을 해임할 경우 협회 임원단 '서열 2위'인 부회장단이 사실상 와해되는 셈이다.
차 이사는 '회장 등 책임자 사퇴 촉구' 이사회 성명 발표(9월22일)에 참가한 14인 가운데 유일하게 국회 현안질의(9월24일)에 참고인으로 불려가 김 회장과 협회의 문제점을 증언하는 등 '소신발언'을 한 인물이다.
결국 '안세영의 작심발언'을 계기로 숱한 난맥상이 드러난 협회를 향해 반기를 드는데 앞장서는 등 이른바 '괘씸죄'에 걸려든 세력을 제거하려는 시도로 비쳐지게 됐다.
여기에 협회는 총회 소집 절차에 부실 의혹을 사고 있다. 정관 8조(총회의 소집) 4항에서는 안건·일시 및 장소를 '명확하게' 기록해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총회 소집 공문에는 '협회 임원의 불신임'이라고만 적혀 있고, 불신임 대상자-사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해임 대상자 6명에게 보낸 출석요구서에서도 같은 안건 소개와 함께 '소명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임시 총회에 출석하여 관련 내용에 대해 소명해 주길 바란다'는 내용만 담았다.
이에 해임 대상 통보를 받은 임원들은 “어떤 '관련 내용'을 소명하라는 것인가. 무슨 사유로 해임 대상인지 명확한 이유과 근거를 제시하라“면서 “협회의 각종 부실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이 어느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하라“고 항의하고 7일까지 협회의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시총회 개최 시기와 장소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밀양 전용경기장은 제105회 전국체전 배드민턴 종목을 하는 곳으로, 11일 오전부터 남녀 고등부-대학부-일반부 단체전 준결승이 순차적으로 열린다. 총회 개회 시간(오후 1시30분)은 대학부 준결승(오후 1시부터)과 겹친다. “어린 선수들이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엄숙한 장소에서 협회 내부의 '진흙탕 싸움'을 보여주는 게 '어른'들이 할 짓이냐“는 것이다. 최종 발표를 앞둔 문체부의 조사가 진행중인데 '누가 누구를 단죄하느냐'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차 이사는 “협회에 명확한 사유를 밝혀달라고 항의했더니 실무자로부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사무 처리는 하는 입장이라서…'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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