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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의 2011년 드래프트는 역대 가장 인재풀이 넓었던 드래프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당시 중앙대에서 무려 52연승을 합작한 멤버들이 등장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드래프트다. 1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며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을 정도로 인재풀이 뛰어났던 2011 드래프트를 돌아보자.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9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중앙대 52연승의 전설들


2011년 드래프트는 중앙대 52연승의 전설을 써내려간 선수들의 등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드래프트였다. 오세근과 김선형, 함준후(당시 이름은 함누리)가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과연 이들을 누가 지명할 것인가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당시 드래프트 순위는 2009-2010시즌의 플레이오프까지 모두 종료된 후의 순위를 기준으로 정해졌다. 당시 7위였던 SK부터 10위 오리온스가 1순위부터 4순위까지를 두고 추첨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1순위의 행운은 한국인삼공사(현 정관장)에게 돌아갔다. 직전 시즌 16승 38패의 성적으로 8위에 머물렀던 한국인삼공사는 대어급이 즐비한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으면서 팀 재건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한국인삼공사의 선택은 역시 오세근이었다. 뛰어난 선수들이 유독 많이 포진한 2011 드래프트 참가자들 중에서도 오세근은 한 차원 다른 실력을 지니고 있던 선수. 이미 드래프트 이전부터 1순위 자리에는 오세근의 이름이 이미 새겨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오세근의 데뷔는 2011-2012시즌에 이뤄졌다. 그 사이 한국인삼공사는 KGC로 이름을 바꾼 채 새로운 시즌에 돌입했다.


기대치대로 오세근은 데뷔 시즌부터 리그를 지배했다. 첫 시즌 평균 15.0점 8.1리바운드 1.5스틸 1.3블록슛의 엄청난 활약. 신인왕을 넘어 MVP 후보로까지 언급될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보인 오세근이다.


당연히 신인왕은 오세근의 몫이었다. 오세근은 시상식에서 80표 중 72표의 압도적인 표를 획득하면서 신인왕을 손에 넣었다. 오세근과 함께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 양희종 등이 포진한 KGC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동부(현 DB)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세근은 데뷔 시즌 나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7.5점 5.3리바운드의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면서 미래 레전드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후 오세근에게는 늘 건강 이슈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오세근이 비교적 건강을 유지한 시즌에는 언제나 강팀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KGC다.


첫 시즌 이후 오세근이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복귀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6-2017시즌이 되어서야 자신의 2번째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오세근은 평균 17.8점 9.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2번째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이후에도 오세근은 3차례 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2개의 우승반지를 추가했다.


데뷔 이후 꾸준히 KGC에서만 활약하면서 팀 역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는 듯 했던 오세근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놀라운 결단을 내렸다. FA 권리를 획득해 SK로의 이적을 택한 것. SK에서 중앙대 시절 동료였던 김선형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는 오세근이다.











드래프트 당시 2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던 SK의 선택은 김선형이었다. 김선형 역시 신인 시즌부터 곧바로 두각을 드러냈다. 첫 시즌 성적은 평균 14.9점 3.5어시스트. 신인왕을 가져가기도 충분한 성적이었으나 하필 경쟁자가 오세근이었던 탓에 신인왕 트로피를 가져오지는 못했던 김선형이다.


이후 김선형은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형 가드로 성장하면서 SK를 이끌어나가기 시작했다. 엄청난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국내 가드들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인게임 덩크도 자유자재로 터뜨리면서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거기다 클러치 상황이 되면 더욱 강해지는 집중력은 김선형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게 해주는 요소다.


여전히 김선형은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로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 여파로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그 직전 2022-2023시즌에는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중앙대 3인방 중 가장 늦게 뽑힌 선수는 함준후였다. 함준후는 4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오세근, 김선형과 달리 함준후의 커리어는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전자랜드에서의 첫 시즌 45경기에 나섰던 함준후는 5.1점 1.5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기대치를 밑돌았다.


공교롭게도 당시의 이 기록은 현재까지 함준후의 커리어-하이 기록으로 남겨져 있다. 이후 SK와 오리온, KGC 등을 거친 함준후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며 팀의 주축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함준후 역시 여전히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부터 소노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함준후는 새로운 시즌을 향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프로 무대에 살아남으면서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는 함준후다.











해외파 최진수, 그리고 알짜픽들


2011 드래프트 당시 중앙대 3인방과 더불어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선수가 바로 최진수다. 삼일중 시절 국내에서는 이미 적수가 없었던 최진수는 미국으로 진출해 메릴랜드 대학에 입학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NCAA 디비전 1에서 활약하게 된 선수가 바로 최진수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미국 무대에 진출한 최진수이지만 기대와는 달리 현지에서의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는 못했다. 당시 국가대표를 병행해야 했던 것 역시 최진수의 성장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아쉬운 부분 중 하나였다. 결국 최진수는 미국 무대 도전을 마무리하고 국내로 돌아와 일반인 자격으로 2011년 드래프트에 참여하게 된다.


여느 때 같았으면 1순위 지명도 충분한 선수였지만 드래프트 동기들의 면면이 워낙 화려한 탓에 최진수는 3순위로 오리온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최진수는 데뷔 시즌 평균 14.4점 4.8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오세근, 김선형에 결코 밀리지 않는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최진수 역시 루키 시즌이 현재까지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남겨져 있다. 2018-2019시즌 평균 13.6점을 기록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으나 이후에는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시즌이 없다.


오리온에 이어 현대모비스를 거친 최진수는 이번 시즌 LG에서 활약을 이어간다. 데뷔 초에 비해 역할은 많이 줄었으나 여전히 여러 포지션을 수비할 수 있는 능력은 매력적인 요소로 손꼽히고 있다.


* 2011 드래프트 TOP 3의 루키 시즌 *
오세근 : 15.0점 8.1리바운드 1.3블록슛 야투율 : 55.6%
김선형 : 14.9점 3.5어시스트 2.7리바운드 야투율 : 48.4%
최진수 : 14.4점 4.8리바운드 1.1블록슛 야투율 : 49.7%


이처럼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 외에도 2011년 드래프트에는 알짜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5순위로 동부(현 DB)에 지명된 김현호 역시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면서 꾸준히 활약했다.











김현호가 가장 좋은 활약을 했던 시기는 지난 2019-2020시즌. 당시 김현호는 평균 20분 48초를 뛰면서 6.3점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DB에서 꾸준히 선수 생활을 이어간 김현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택한 후 DB의 스카우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7순위로 KT의 유니폼을 입은 김현민 역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엄청난 탄력을 활용한 어마어마한 덩크슛은 김현민의 트레이드마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도 단골로 나서며 많은 인기를 끌었던 김현민이다.


8순위로 LG의 유니폼을 입었던 정창영은 동기들보다 다소 늦게 커리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케이스다.


첫 2시즌 각각 41경기와 53경기에 출전했으나 이후 자리를 잃어가던 정창영은 KCC 이적 이후 주전과 벤치를 오가는 전천후 자원으로 활약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2020-2021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며 8.2점을 기록하며 기량발전상을 수상했으며 2022-2023시즌 역시 54경기에 모두 나서며 평균 8.5점을 기록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는 2라운드에서도 쏠쏠한 선수들이 많이 등장했다. 우선 2라운드 1순위로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의 부름을 받은 김동량은 이후 LG와 삼성, KT, 한국가스공사를 거치면서 백업 빅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중이다.


2라운드 2순위로 KCC의 부름을 받았던 김태홍 역시 나쁘지 않은 커리어를 이어간 선수다. 특히 DB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2017-2018시즌에는 평균 7.0점을 기록하며 기량발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라운드 5순위로 삼성에게 지명됐던 이관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남다른 노력으로 꾸준히 성장을 거듭한 이관희는 2018-2019시즌 평균 13.5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평균 두 자릿수 고지를 밟았고 이후 꾸준히 팀의 주축 스코어러로 활약했다. 또한 이관희는 통통 튀는 성격과 준수한 외모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SIDE STORY.
2군 드래프트의 신화를 쓴 김우람


현재는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2011년 당시에는 2군 드래프트 역시 따로 개최되던 시기였다. 그리고 2011년 당시 시행됐던 2군 드래프트에서도 준수한 커리어를 남긴 선수가 등장했다. 전체 1순위로 KCC에 지명된 김우람이 그 주인공.


KCC 시절에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KT로 이적한 후 김우람은 꽃을 피웠다. 2013-2014시즌 53경기에 모두 나서며 평균 23분 59초 동안 코트를 누빈 김우람은 7.0점의 기록을 남기며 1군 무대에 안착했다.


이후 김우람은 400%라는 엄청난 연봉 상승률과 함께 FA 대박을 쳤다. 그러나 꽃길만 남겨졌을 줄 알았던 김우람의 커리어는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고 말았다. 연이은 부상으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김우람은 2020-2021시즌을 마지막으로 코트를 떠났다.


* 2011 드래프트 지명 결과 *
1라운드
오세근(1순위, 인삼공사) / 김선형(2순위, SK) / 최진수(3순위, 오리온스) / 함누리(4순위, 전자랜드) / 김현호(5순위, 동부) / 유성호(6순위, 삼성) / 김현민(7순위, KT) / 정창영(8순위, LG) / 정민수(9순휘, KCC) / 이지원(10순위, 모비스)


2라운드
김동량(1순위, 모비스) / 김태홍(2순위, KCC) / 안정환(3순위, LG) / 방덕원(4순위, KT) / 이관희(5순위, 삼성) / 차민석(6순위, 인삼공사) / 김태형(7순위, 전자랜드) / 김민섭(8순위, 오리온스) / 권용웅(9순위, SK) / 홍세용(10순위, 동부)


3라운드
조효현(3순위, 오리온스) / 임상욱(10순위, 모비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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