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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원주/최창환 기자] “나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했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그래도 후회 없는 선수 시절을 보냈다.” 전력분석으로 새 출발한 김현호 전력분석이 덤덤하게 현역 시절을 돌아봤다.

원주 DB는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김현호 전력분석의 은퇴식을 거행했다. 행사는 부산 KCC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하프타임에 진행됐다.

DB는 김현호 전력분석의 선수 시절 모습이 담긴 영상 상영으로 은퇴식을 시작했다. 김현호 전력분석의 신인 시절은 물론, 대학 시절 모습까지 담긴 영상이었다. 영상 막바지에는 현재 DB에 소속된 선수들뿐만 아니라 DB에서 함께 뛰었던 김태홍 고려대 코치의 인사도 나와 원주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었다. 김태홍 코치는 “너무 고생 많았고, 서로 의지했던 시간이 그리울 것 같아”라며 김현호 전력분석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또한 DB는 권순철 단장이 순금 기념패, 현역 시절 모습을 일러스트로 새긴 기념 액자를 선물했다. 치나누 오누아쿠는 김현호 전력분석에게 인사를 건네는 한편, 선물이 궁금한 듯 은퇴식 도중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액자를 구경하기도 했다.

연세대 출신 김현호 전력분석은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세근-김선형-최진수-함준후에 이어 전체 5순위로 DB에 지명됐다. BIG.4에 이어 지명될 정도로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김현호 전력분석은 정규리그에서 통산 288경기 평균 14분 16초 4.1점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 자체는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김현호 전력분석은 DB 팬들에게 투혼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양쪽 아킬레스건이 모두 파열되는 등 부상으로 인해 굴곡 있는 커리어를 쌓았지만, 공을 따내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와 과감한 돌파 등을 통해 기록 이상으로 팀에 기여했다. DB가 지난 시즌 종료 후 은퇴한 김현호 전력분석과의 동행을 이어간 이유다.

마이크를 잡고 팬들 앞에 선 김현호 전력분석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 지원해준 DB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원주라는 좋은 도시에 왔고, 윈디와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앞으로도 팀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울컥하는 마음이 들진 않았을까. 은퇴식 후 만난 김현호 전력분석은 “잠을 못 자서 감정이 메말랐다. 사실 울컥하는 마음을 누르는 게 힘들었다. 울지 않기 위해 다른 생각을 하느라 혼났다”라며 웃었다.

김현호 전력분석은 또한 “부상이 반복된 상황에서도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선수 생활을 했다는 점에서 나 스스로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영상에 고등학생, 신인 시절 모습까지 나오더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했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그래도 후회 없는 선수 시절을 보냈다. 그만큼 열심히 했다”라고 덧붙였다.

전력분석은 또 다른 분야다. 농구를 읽는 시야를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 생소했던 영상 작업 등 새롭게 익혀야 할 업무가 많다. 김현호 전력분석은 “몸은 힘들지 않은데 업무량이 많긴 하다. 평소 해본 적 없는 일이다 보니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점차 적응해 나가고 있다. 지금은 모든 영상을 내가 만들고 있다. 사수(박제용 전력분석)가 다른 업무를 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도움을 주고 있어 일을 하는 데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현호 전력분석은 더불어 “원주 팬들에게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좋을 때도, 안 좋은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셨다. 앞으로는 전력분석을 통해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구성원이 되고 싶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사진_점프볼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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