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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홀로 홈런 포함 5타점을 책임졌다. 키움 히어로즈 4번타자의 혼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키움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9대3으로 완승했다.

스코어 자체는 완승이지만, 쉽지 않은 경기였다. 키움은 1회말 변상권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2회말 송성문의 2타점 적시타로 3-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6회초 3실점하며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선발 하영민의 승리투수 요건도 날아갔다.

그래도 곧바로 6회말 김혜성의 결승타, 송성문의 쐐기 3점포가 이어지며 7-3으로 앞서갔고, 8회말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이닝 밖에 던지지 않은 김선기가 다소 쑥쓰럽게 승리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2회 2타점 적시타, 6회 3점홈런을 쏘아올리며 3안타 5타점을 몰아친 송성문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올시즌 타율 3위(3할4푼7리) 16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38로 작년과는 천지개벽한 존재감을 뽐내는 그다.

경기 후 만난 송성문은 홈런에 대해 묻자 “앞에 포크볼 2개를 잘 골랐다. 직구에 늦지 말고 인플레이만 만들어보자 싶었다. 잘 맞은 타구라 넘어갈 것 같았는데, 진짜 살짝 넘어갔다“면서 씩 웃었다. 이어 “홈런보다는 2회 적시타 순간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앞에 (김)혜성이가 볼카운트 3B2S였는데, 상대 벤치에서 '어렵게 하라. 여차하면 보내라'는 분위기였다. (박)동원이 형도 낮게 유인구 던지라고 하더라. 대놓고 날 고르는 느낌에 확 타올랐다. '피꺼솟(피가 거꾸로 솟았다)'하는 느낌이었다. 그래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라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좋은 코스에 좋은 공이 왔는데, 그 간절한 투쟁심 하나로 친 것 같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할대 중반의 타율에 한방을 갖춘 내야수 정도의 위치였다. 어느덧 올해로 28세, 적지 않은 나이에 갑자기 눈을 떴다.

5월 월간 타율 3할4푼8리를 친 뒤 6월 4할4리, 7월 3할4푼2리, 8월 3할5푼4리의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송성문은 “솔직히 좀 위태로울 때가 많았는데, 작년까진 계속 이게 안되면 바꿔보고 했는데 올해는 꾸준히 밀고 나갔더니 업앤다운이 크지 않다. 점점 나한테 맞는 옷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시즌 호성적과 잦은 히어로 인터뷰에 대해 “이주형, 김혜성이 내 앞타순에 있다보니 기회가 자주 오는 것 같다“며 웃어넘기는 대범함도 눈에 띄었다.

타율 3위지만, 에레디아와 레이예스 쌍두마차가 워낙 돋보여 타격왕 욕심은 별로 없다고. 대신 그가 노리는 곳은 따로 있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이다.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성인까지 대표팀에 한번도 나간 적이 없다. 전에는 국가대표 꿈도 못꿨다. 작년에 어떻게 그런 얘길 하겠나. 올해는 한번 가보고 싶다는 얘길 살짝 꺼내도 되지 않을까. 어쩌면 내겐 인생 마지막 찬스일 수도 있고.“

송성문은 “박용택 선배님이 '국가대표 한번 가야지' 하시길래 정말 가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 PR을 많이 하라'고 하시더라“면서 활짝 웃었다.

'류중일 (대표팀)감독님께 한마디 하라'는 말에 “가을야구에 강하고, 클러치에 강하다. 홈런도 좀 친다“면서 “대표팀 가고 싶다. 20(홈런)-20(도루)도 한번 노려보겠다. 일단 꿈을 좀 꿔보겠다“고 강조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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