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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가 망가져야 다들 분위기가 풀리죠.“

11일 전라남도 무안낙지공원. 넓게 갯벌이 펼쳐진 가운데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렸다.

강성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지난 9일부터 5일 간 전라남도 무안에서 하계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3일 차 이날 훈련은 갯벌 훈련. 야외 트래킹과 고민을 하던 중 갯벌에서 훈련을 결정했다.

많은 선수들이 “갯벌은 처음“이라며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신발을 벗고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갯벌이 주는 촉감에 외마디 비명 소리도 나오곤 했지만, 이내 적응하며 삼삼오오 뛰어다니며 진흙을 묻히며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가볍게 몸을 푼 선수들은 편을 나눠 피구를 했다. 선수들의 승부욕은 금방 불타올랐고,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공을 피하려던 선수들은 갯벌에 발이 파묻히고 넘어지는 등 '몸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패배한 팀 벌칙은 얼굴에 머드 묻히기. 그러나 선수들은 다른 마음을 품었다. 강성형 감독에게 진흙을 묻히려고 한 것. 선수들에게 '진흙 세례'를 받은 강 감독도 지지 않고 선수들에게 진흙을 묻히며 복수를 했다.

온몸에 진흙 범벅이 된 선수들은 몸을 씻어낸 뒤 점심 식사를 즐겼다.

강성형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 이번 훈련을 통해 체력 지구력 길러진 거 같다. 그걸 떠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거 같다. 또 뛰어다니다보니 스트레스도 풀렸던 거 같다“고 했다.

선수들도 이구동성으로 만족감을 내비쳤다. 김다인은 “갯벌이 처음이라 기대했다. 처음에는 힘들겠다 싶었는데 막상 들어가니 새롭고 재미있던 경험이었다. 또 감독님과 코치선생님이 함께 훈련을 해서 팀워크에도 도움이 된 거 같다“고 했다. 나현수 역시 “너무 웃긴 시간었다.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추억 하나가 생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선수들과도 모처럼 격없이 시간을 보냈던 강 감독은 “내가 망가져야 선수들도 분위기가 풀린다. 내가 도망다니기 시작하면 어새할 거 같아서 먼저 망가지려고 해봤다“라며 “훈련도 훈련이지만,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대표팀 선수들도 합류하고 다 모인 것에 의의를 두고 즐겁게 남은 훈련도 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무안=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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