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25 11:21:00]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스포츠적 관례'가 국민정서와 충돌했다. 감독 선임 문제가 국회까지 끌려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공직 인사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다른 현실에 많은 이들이 놀란 모양이다. '축구는(혹은 다른 모든 종목에도 해당) 원래 그래'라고 넘어가기에는 일이 너무 커졌다. 하지만 '스포츠적 관례'에 대한 이해가 선행 돼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이 관례가 지금 일회성 분노를 촉발한 것인지, 뿌리채 뜯어 고쳐야 할 시대적 요구를 맞이한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위원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질의하며 '채점표'가 있느냐고 물었다. 강유정 위원은 “최종 후보 3인에 대한 채점 결과가 있는가. 이것만 제출하고 설명하면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아도 됐을텐데 많은 팬들이 이 때문에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고 비판했다.
매우 상식적인 지적이다. 다만 축구를 포함한 모든 프로스포츠 관계자들은 아차 싶을 만하다. 대부분의 감독이나 선수 영입은 공개경쟁채용 형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문가들을 선별해 위원회를 구성한 뒤 회의를 거쳐 후보를 추린다. 우리 팀에 적합한 인물을 찾아서 모셔오는 시스템에 가깝다. 회사에서 신입사원 뽑듯이 지원자를 평가해 채점할 일은 흔치 않다.
여기서부터 '불공정'으로 보이는 모든 오해가 발생한다. 우리 팀에 오고 싶은 인물과 우리 팀이 모시고 싶은 사람은 다를 수 있다. 우리 팀에 오고자 하는 인물은 까다롭게 평가하고 우리 팀이 영입하려는 인물은 빨리 접촉해서 의사부터 타진하는 것이 당연스럽게 여겨졌다. 과거에는 경쟁이 치열한 선수나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집앞에서 기다리거나, 공항에서 잠복했다가 미팅해 도장까지 찍는 일련의 과정을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며 극적인 스토리로 묘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빵집 접촉과 프리젠테이션 생략은 특혜로 비추어지고 있다.
또한 채점표가 정말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비공개가 예의로 받아들여졌다. 왜 사람을 뽑았는지 설명해왔지 왜 이 사람이 탈락했는지 밝히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객관적인 커리어나 능력치는 A가 앞서는데 우리 팀과 조화나 현시점의 기세는 B가 낫다고 보여질 때 이를 어떤 기준으로 점수화 할 것인지 애매하다. 이외에 사생활이나 인격적인 이유로 탈락 근거를 비밀에 부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대한축구협회가 왜 입을 꾹 닫고 있는지, 동시에 감독 선임 절차에 위법이 없었다고 자신하고 있는지 이해 가능하다.
그러나 '해왔던 대로' 또한 늘 정답일 수는 없다. 축구에 별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 조차도 “왜 홍명보가 욕을 먹는 거야?“라고 물을 정도로 전 국민적 관심사다. 당연시 여겨졌던 스포츠적 관행이 과연 구시대적 악습으로 전락한 것인지 객관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아무리 스포츠여도 이제는 모든 것을 투명하고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도래한 것인지 의견 수렴이 필수다. 대표팀이니까 일반 클럽과 차별을 둬야 한다면 전 종목 대표팀 감독 선발 과정을 들여다봐야 할 것인지, 인기종목이라서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인기종목인지 구분도 해야 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투명한 절차를 거쳐 접촉한 제시 마시 감독은 최종 결렬됐다. 진통 끝에 선임한 홍명보 감독은 비판의 대상이다. 만약에 둘의 결과가 달랐다면 어땠을까. '007 작전'으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어도 여론이 같았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지난 2018년 프로야구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국회로 불려가 된통 혼이 났다. 6년이 흐른 지금 이 사건은 희대의 촌극으로 기억되며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났다. 축구가 과연 시대적 과제를 눈앞에 둔 것인지, 소나기를 마주친 것인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3000억 줄게“→“어림없는 소리!“.....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엄청난 돈의 유혹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옳았다.프랑스의 르10스포르트는 24일(한국시각) '파리 생제르맹(PSG)은 2억 유로(약 3000억원) 이적을 준비하고 있었다'라고..
[24-09-25 13:47:00]
-
[뉴스] “부진할 때 욕먹는 것 당연. 그러나 '홈런..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프로야구 선수로서 경기력이 안좋으면 당연히 욕을 먹어야 되고 그럴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LG 트윈스 박해민이 9월에 반등하고 있다. 9월에만 17경기서 타율 3할6푼(50타수 18안타)..
[24-09-25 13:44:00]
-
[뉴스] “다 동의해놓고“ 제3 전강위원의 실랄한 '..
“위임 받았다“ vs “동의하긴 했지만….“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과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의 '위임' 말이 엇갈린다.24일 국회 본관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현안 질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선 대한..
[24-09-25 13:30:00]
-
[뉴스] “땡큐 쏘니!“ SON 어시→마수걸이골 MF..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브렌트포드전에서 '토트넘 캡틴' 손흥민의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받아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은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유럽 5대리그 주간 베스트에 뽑혔다.통계업체 '후스코어드'는 24일(현지시..
[24-09-25 13:23:00]
-
[뉴스] 두 달째 지지 않는 K리그1 대전, '8경기..
27일 오후 7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서 선두 울산과 격돌연패 끊은 포항, 꼴찌 인천 상대…'손준호 사태' 수원FC, 서울전서 반등 노려(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두 달이 넘게 지지 않는 '황선홍호' 대전하..
[24-09-25 13:22:00]
-
[뉴스] '충격 태업 논란'으로 삼성 떠난 외인, 키..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시기라고 말씀드려야 할까요.“과연 삼성 라이온즈에서 '태업 논란'을 일으키며 떠났던 외국인 타자 카데나스가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 다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24-09-25 13:07:00]
-
[뉴스] 카와이 레너드, 파리 올림픽 대신 조용히 무..
레너드가 무릎 수술을 받았다.'ESPN'은 25일(이하 한국시간) LA 클리퍼스의 카와이 레너드가 이번 비시즌에 무릎 수술을 받았으며 염증 조절을 위해 다양한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클리퍼스는 지난 ..
[24-09-25 13:04:36]
-
[뉴스] 러시아 한인 이주 160주년…연해주서 다양한..
고려인 이주사 합동무대에 올려…제1회 국제씨름대회도 개최(서울=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사단법인 동북아평화연대 등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고려인·한인 이주 1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지난 20일부터 22일..
[24-09-25 13:01:00]
-
[뉴스] 프레지던츠컵 앞두고 합동 연습 한국 4인방 ..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유럽을 제외한 세계 각국 선수들이 미국과 겨루는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 개막을 앞두고 함께 연습 라운드를 치른 김시우, 안병훈, 임성재, 그리고 김주형 등 한국 선수 4명이 화끈한 ..
[24-09-25 13:01:00]
-
[뉴스] “지금처럼만 해줘“ 가을야구의 키를 쥔 남자..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금 컨디션만 유지해줬으면 좋겠다(웃음).“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키워드는 '가을자욱'이다.페넌트레이스 활약상은 엄청났다. 24일까지 127경기 타율 3할4..
[24-09-25 13:00: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