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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출신의 필립 블랑 감독과 일본 대표팀의 동행이 종료됐다.

블랑 감독은 16일 일본배구협회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그는 2017년 일본 남자배구대표팀 어시스턴트 코치를 맡았고, 2022년부터 감독으로 승격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2024 파리올림픽을 끝으로 일본과의 계약은 종료됐다.

블랑 감독은 “2017년 이후 특히 2020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꾸준히 발전해왔다. 2023년과 2024년은 더욱 특별한 해였다”면서 “우리의 동행은 오늘로 끝난다. 앞으로도 일본의 팬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남자배구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판도를 흔들었다. 안방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29년 만의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고, 2023년 2023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1977년 월드컵 은메달 이후 무려 46년 만의 세계대회 메달을 거머쥐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4년에는 VNL 준우승을 차지했고,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섰다. 2024 파리올림픽 톱시드까지 배정받으며 파죽지세를 보였다. 동시에 올림픽에서 52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파리올림픽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예선 첫 경기에서 독일에 2-3으로 패했고, 조 3위로 힘겹게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탈리아를 넘지 못했다. 세트 스코어 2-0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우승 도전을 멈춰야만 했다.



블랑 감독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수준 높은 대회였던 파리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일본 배구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해도 그 중압감을 누르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면서 “나 역시 유일하게 없는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지 못해 아쉽다. 일본의 꿈을 이루지 못해 슬프다”며 올림픽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

아울러 5세트 15-14에서 패했던 이탈리아와 8강전을 언급했다. 그는 “2022년 세계선수권 우승팀인 이탈리아와 8강 경기에서 일본은 총점 114점을, 이탈리아는 113점을 기록했다. 2시간 24분 동안 엄청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러한 결과에 실망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특히 훌륭한 주장이자 이탈리아전에서 32점을 기록한 이시카와 유키도 아무도 비난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일본 배구의 역사를 여러번 썼다. 우리 선수들 모두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선수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일본 남자배구의 난부 마사시 강화위원장은 “최소한 도쿄올림픽 이상의 성적을 바랐지만 두 대회에서 모두 7위로 마쳤다. 그럼에도 도쿄올림픽 이후 3년 동안 일본 남자배구는 세계의 주목을 받은 팀이 됐다”면서 “블랑 감독은 약 8년 동안 일본 대표팀 발전에 노력했다. 전술이나 테크닉 등 국제 레벨로 끌어 올렸다. 파리올림픽 예선에서는 16년 만에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또 블랑 감독은 성인 대표팀을 이원화해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었다. 젊은 선수들 육성은 향후 남자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1960년생의 블랑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의 선수 출신이다. 1991-92시즌부터 이탈리아 클럽팀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의 길에 올랐다. 프랑스와 폴란드에서 모두 대표팀, 클럽팀을 맡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과의 동행을 마치고 2024-25시즌에는 한국 V-리그 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블랑 감독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탈리아 출신의 파비오 스토르티 코치가 팀을 지휘했다. 블랑 감독은 오는 17일 입국해 팀에 합류한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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