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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2K.

이 한 단어로 모든 게 설명이 되는 경기였다.

한화 이글스가 SSG 랜더스의 4연승 도전길을 막아섰다. 그리고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도 이어갔다. 5위 SSG와의 승차를 4.5경기로 줄였다.

한화는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으며 1실점 역투를 펼친 와이스의 활약과 4회 터진 김인환의 결승타 등을 앞세워 2대1로 신승했다.

와이스를 위한 경기였다. 6주간 인센티브 포함, 10만달러를 받기로 하고 단기 대체 선수로 왔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는 '무명'에 가까웠지만, 뛰어난 이닝 소화력을 선보이며 정식 계약(총액 26만달러)을 체결한 와이스. '정규직' 전환 후 2패 뿐이었지만 이날은 왜 '정규직'이 됐는지 완벽하게 입증하는 날이었다. 100만달러가 훌쩍 넘는 타 팀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해, 이날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완벽한 구위를 뽐냈다.

그래서인지 1회부터 압도적인 구위로 SSG 타선을 찍어눌렀다. 1회말 1사 후 추신수가 볼넷을 얻어나갈 때까지만 해도, 와이스가 이렇게 엄청난 투구를 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와이스의 삼진쇼가 펼쳐졌다. SSG 타자들은 와이스의 빠른공과 스위프, 커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 사이 한화 타선이 집중력을 보여줬다. 사실 한화는 1회부터 제구 난조를 보인 SSG 선발 송영진 덕에 손쉽게 경기를 풀 수 있었다. 하지만 1회 볼넷 2개를 얻고 무득점, 2회 선두타자 볼넷에도 불구하고 김인환의 병살이 나오며 무득점이었다. 3회에는 황영묵의 잘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가 되며 불운했다.

그러나 4회 기어코 0의 행진을 깼다. 선두 김태연이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믿었던 노시환이 삼진을 당하며 찬물이 끼얹어졌지만 채은성이 볼넷 출루하며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변수. 송영진의 보크였다. 2루주자 김태연의 스킵 동작에 당황한 송영진이 투구를 멈추고 2루쪽으로 몸을 돌렸다 보크를 지적받았다.

이에 흔들렸는지 송영진은 김인환에게 통한의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 최재훈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까지 허용했다. 사실 말이 희생플라이지, 에레디아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2루타가 될 뻔 한 타구였다.

SSG도 3연승의 기세를 이어가려 했다. 4회말 최정이 추격의 솔로포를 때려냈다. 이날 와이스가 던진 가장 빠른, 153km 낮은 직구를 완벽하게 받아쳤다. 대포같이 날아간 타구가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시즌 30호. 최정은 2021 시즌 35홈런 이후 3년 만에 다시 30홈런 타자가 됐다.

하지만 양팀의 득점은 이걸로 끝이었다. 와이스는 지치지도 않는 듯 150km 강속구를 뻥뻥 뿌려댔다. 송영진도 초반 제구 난조를 극복하고 안정감 있는 투구를했다. 이날 와이스 108개, 송영진 102개의 공을 뿌린 엄청난 투수전이었다.

승부처는 7회말. 와이스의 투구수가 늘어나며 조금씩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1사 후 에레디아가 우전안타를 쳤다. 한유섬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박성한에게 볼넷을 내줬다. 한화 벤치는 여기서 결단을 내렸고, 한승혁으로 투수를 바꿨다. 한승혁이 대타 이지영을 1루 땅볼로 잡아내며 승기를 유지했다.

SSG는 8회말 1사 후 오태곤이 내야안타로 출루했지만, 도루 실패로 허무하게 아웃되며 동점 찬스를 날렸다. SSG는 9회초 필승조 문승원까지 올리며 역전 의지르 드러냈다. 하지만 한화는 한승혁에 이어 9회말 마무리 주현상을 올려 1점차 짜릿한 승리를 확정지었다.

와이스는 6⅔이닝 2안타 2볼넷 12삼진 1실점 KBO 데뷔 후 최고의 투구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5이닝 이상 투구해줬으면 좋겠다“는 김경문 감독의 바람 이상으로, 완벽힌 피칭을 했다. 12삼진은 KBO리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종전 기록은 7개였다.

송영진도 볼넷이 5개로 많기는 했지만, 데뷔 후 최다 투구수를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로 제 역할을 했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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