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27 20:09:18]
연세대가 고려대를 상대로 기나긴 연패의 사슬을 끊고 드디어 승리를 따냈다.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윤호진 감독은 이날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연세대학교가 2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 고려대학교와의 정기 연고전에서 57-54로 승리했다. 올해 정기전은 고려대 측의 주최로 열리기에 정식 명칭은 연고전으로 표기한다.
연세대는 앞선 10번의 경기에서 내리 고려대에게 패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정기전 승리로 드디어 반격을 성공했다. 고려대 상대 패배가 길었기에 윤호진 감독을 비롯한 연세대 선수들의 마음고생도 심했을 터.
연세대 윤호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간 미안했다. 맨날 지고 고개 숙이는 모습만 보다가 오늘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어색하다. 그간 패배하며 선수들의 기량이 정체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존심도 많이 상했었다. 선수들에게도 미안했는데 오늘 이를 악물고 뛰어줘서 너무 고맙고 끝까지 수비해주는 모습을 보고 오늘 해볼 만하다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 정기전 한 경기 승리했다고 시즌이 끝나는 것은 아니니 오늘은 즐기고 다음 주 다가올 리그 경기를 신경 쓰겠다. 이번 주말은 마음 편히 보낼 것 같다“며 승리 소감을 내놨다.
이날 연세대가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고려대의 에이스 문유현을 봉쇄한 것이 컸다. 안성우를 비롯한 선수들이 문유현의 전담 수비수로 나서며 고려대 공격의 물꼬를 묶었다.
윤 감독은 “문유현 선수를 막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문유현이 막히면 고려대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간 조언도 많이 들었고 선수들이 충실히 이행해줬다. 진작에 이렇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선수들이 저를 믿고 따라와 줘 좋은 결과가 있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세대학교 감독이라는 자리가 배우는 자리가 아닌 보여줘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제가 하루하루 배우면서 충격도 많이 받고 제가 뭐가 부족했는지도 돌아볼 수 있었다. 또 이러한 접전 상황에서 이겨낼 수 있는 것도 배웠다. 선수들을 위해 더 노력하고 선수들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다“라며 선수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윤 감독의 말처럼 이날 경기에서 연세대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3쿼터 한 때 두 자릿수 점수 차 이상으로 벌렸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고려대에게 4쿼터 한 때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줄곧 앞서다 역전을 허용했기에 무너질 법 했지만 윤호진 감독을 중심으로 한 연세대 선수들은 쓰러지지 않았다.
이에 그는 “이런 상황 저런 상황에 대해 준비를 많이 했다. 오늘 경기 전 미팅에서는 심플하게 선수들에게 하며 혼선을 주지 않으려 했고 작전 타임 때도 심플하게 선수들에게 지시를 했다. 이날 경기를 준비하며 선수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준비를 했는지 너무 잘 알기에 선수들을 믿었다. 고대가 추격할 때 사실 긴장도 했고 우리가 줄곧 패해왔기에 걱정도 했다. (이)주영이도 다리에 쥐가 나 빠진 상황이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한 발 더 뛰어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연세대의 전반적인 공격은 이주영이 이끌었지만 신입생 김승우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 김승우는 자신의 장기인 3점슛과 리바운드부터 속공 가담, 수비까지 모든 역할을 해냈다.
윤호진 감독은 “(김)승우에게 자신감에 대해 강조를 했다. 승우에게 믿고 쓰는 선수이니 자신 있게 쏘라고 했었다 승우가 타이밍에 대해 좀 헤매고 있었는데 그래도 전적으로 밀어줬고 승우가 충실하게 이행해줬다. 또 필요할 때 득점도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끝으로 윤 감독은 “홀가분하다. 감독 대행 시절부터 3번째 정기전인데 드디어 승리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성적을 보여줘야 하는 자리에서 제가 배우고 있다 보니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 와줘 고맙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는데 그간의 응어리진 마음들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것 같다. 그간 조언을 들은 것도 기분 나쁘게 듣지 않으려 했고 긍정적으로 풀려고 노력했다. 또 상대지만 고려대 주희정 감독님께도 많이 배웠다. 워낙 철저하게 경기 준비를 하시다보니 저도 반성을 많이 했다. 오늘도 경기 내에서 다른 시도를 하시는 걸 보며 주희정 감독님께도 계속 배우고 있다. 승패를 떠나 주희정 감독님이 계시니 저도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것 같고 적장이지만 고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 = 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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