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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주축 선수가 이탈한 클리퍼스가 애매한 위치에 놓였다.

LA 클리퍼스는 NBA를 대표하는 암울한 구단 중 하나다. 1970년 창단했으나, 연고지를 5번이나 옮기며 한곳에 정착하지 못한 팀이었다.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하고 나서도, LA 레이커스의 입지에 밀리며, 평생 이인자 위치에 있던 팀이었다. 팀 성적도 변변치 못했다. 클리퍼스의 위상을 알 수 있는 점은 바로 영구결번이다. 클리퍼스는 전 구단 영구결번인 빌 러셀을 제외하면, 아직 영구결번 선수가 없는 팀이다. 즉, 성적도 나빴고, 마땅한 프랜차이즈 스타도 없는 팀이라는 뜻이다.

이런 클리퍼스가 부흥기를 맞이한 것은 2010년대 초반이었다. 그 중심에는 블레이크 그리핀이 있었다. 그리핀은 오클라호마 대학교 최고의 스타였고, 2009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클리퍼스는 17.7%의 확률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며, 그리핀을 지명한 것이다.

그리핀은 대학 시절 기대대로 곧바로 NBA 무대에서 수준급 선수로 거듭났다. 그리핀은 압도적인 운동 능력과 신체 조건,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로 팀을 이끌었다. NBA에서 가장 암울한 팀이던 클리퍼스가 젊고 유망한 팀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클리퍼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고, 초대형 트레이드를 성사한다. 바로 뉴올리언스 펠리컨즈에서 외로운 에이스였던 크리스 폴을 영입한 것이다. 폴의 트레이드 대가로 다수의 드래프트 지명권과 에릭 고든 등 유망주를 내줬으나, 폴의 영입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폴은 당시 NBA 최고의 포인트가드였고, 폴을 영입하며, 클리퍼스가 더 이상 약팀이 아니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다.

폴, 그리핀, 디안드레 조던 등이 중심이었던 클리퍼스는 '랍 시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랍 시티'란 클리퍼스가 앨리웁 플레이 등 화려한 플레이가 많아서 붙여진 별명이다. 당시 클리퍼스의 농구는 재미와 성적을 모두 잡았다.

문제는 플레이오프였다. 클리퍼스는 정규 시즌에는 폴과 그리핀을 중심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였으나, 플레이오프 무대만 가면 약한 모습을 보였다.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단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특히 2014-2015시즌에는 2라운드 휴스턴 로켓츠를 상대로 3승 1패로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1승을 남겼으나,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충격적으로 탈락했다.

결국 폴이 휴스턴으로 떠나며, 폴-그리핀을 중심으로 한 클리퍼스의 전성기도 끝이 났다. 클리퍼스는 다시 긴 암흑기로 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암흑기는 생각보다 짧았다.

바로 카와이 레너드가 클리퍼스로 합류한 것이다. 2018-2019시즌 토론토 랩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너드는 고향 팀으로 이적을 원했다.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레너드는 레이커스와도 루머가 있었으나, 클리퍼스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클리퍼스 수뇌부가 폴 조지를 트레이드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레너드는 클리퍼스 수뇌부에게 자신을 원하면, 트레이드로 슈퍼스타를 영입하라고 요구했고, 클리퍼스 수뇌부가 막대한 대가로 조지를 영입하며, 레너드도 클리퍼스에 합류하게 됐다.

레너드, 조지의 원투펀치는 그리핀, 폴과 비슷하지만, 더 많은 기대를 받았다. 레너드라는 MVP급 선수의 존재, 또 플레이오프 무대에 강한 조지와 레너드, 여기에 현대 농구에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포워드 듀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지와 레너드 듀오도 클리퍼스의 우승 도전에는 실패하게 된다.

첫 시즌이었던 2019-2020시즌은 2라운드에서 덴버 너겟츠에 발목을 잡혔고, 2020-2021시즌에는 50년 만에 창단 후 처음으로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밟았으나, 레너드의 부상으로 한계를 드러내며 탈락했다. 2021-2022시즌에는 플레이오프는 커녕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탈락한다. 2022-2023시즌에는 1라운드에서 피닉스를 상대로 1승 4패로 완패하며, 역시 초기에 탈락한다.

클리퍼스는 스티브 발머 구단주의 전폭적인 투자 아래 슈퍼팀을 결성했다. 그런 슈퍼팀의 결과가 고작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1회에 그친 것은 명백히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2023-2024시즌 리뷰
성적: 51승 31패 서부 컨퍼런스 4위


클리퍼스는 시즌 초반, 이른 시점에서 대형 트레이드가 터진다. 바로 제임스 하든과 PJ 터커를 영입한 것이다. 하든의 거취는 오프시즌 내내 뜨거운 화두였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구단 수뇌부와 마찰을 빚은 하든이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이다. 하든이 원한 행선지는 고향 팀 클리퍼스였고,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 끝에 하든이 합류한 것이다.

하든의 대가는 니콜라스 바툼, 로버트 코빙턴, 마커스 모리스, KJ 마틴 등 클리퍼스가 자랑하던 포워드진을 조지와 레너드를 제외하면, 모두 내주었다. 물론 하든과 함께 필라델피아에서 터커를 영입했으나, 터커는 냉정히 전성기가 지난 기량이 쇠퇴한 노장이었다. 클리퍼스의 최대 강점이던 포워드 포지션을 포기하고, 하든 영입에 올인한 것이다. 이런 클리퍼스의 행보에 사람들의 평가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클리퍼스가 하든을 영입한 이유는 공격 전개 때문이었다. 클리퍼스는 NBA 최고의 수비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수비를 자랑했으나, 공격에서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 이유는 공격을 조율할 가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레너드, 조지라는 NBA 최고의 포워드가 둘이나 있었으나, 두 선수를 활용할 가드가 없던 것이다. 러셀 웨스트브룩은 경기 조율에 능한 가드는 아니었다.

하든이 합류한 직후에는 클리퍼스의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하든, 웨스트브룩, 조지, 레너드가 동시에 투입됐는데, 서로 호흡이 전혀 맞지 않으며, 공격과 수비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사람들은 일제히 클리퍼스의 하든 영입을 비판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이 팀을 위해 자진해서 벤치로 내려가자, 교통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클리퍼스의 공격은 철저히 하든 중심으로 돌아갔고, 하든의 지휘 아래 레너드와 조지도 편한 환경에서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웨스트브룩의 비중이 내려가자, 클리퍼스의 경기력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흐름을 탄 클리퍼스는 무서웠다. 단단한 수비력은 여전했고, 하든의 지휘로 공격까지 막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클리퍼스는 하든과 함께 연승을 달리며, 서부 컨퍼런스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는 조용했다. 딱히 전력 보강을 할 부분이 없기도 했고, 클리퍼스가 지닌 트레이드 카드도 부족했다. 클리퍼스는 현재 멤버로 시즌을 보내기를 결정했다.

엄청났던 시즌 중반 경기력과 달리, 시즌 막판에는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30대 선수들이 중심인 팀인 만큼 체력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눈에 보였다. 그래도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확정적이었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기간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때 대형 사고가 터진다. 바로 레너드가 무릎 부상을 당한 것이다. 당시 레너드의 부상은 그리 큰 부상이 아니라고 보도가 나왔다. 플레이오프 무대에 충분히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클리퍼스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상대는 댈러스 매버릭스였다. 레너드는 1차전과 2차전을 결장했으나, 3차전에 출전했다. 3차전에 출전한 레너드의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눈으로 봐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레너드는 3차전에 출전한 후 남은 플레이오프 무대에 결장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레너드가 빠진 클리퍼스는 루카 돈치치와 카이리 어빙의 댈러스를 이길 수 없었다. 2승 4패로 탈락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하든을 영입하며,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클리퍼스다. 실제로 시즌 중반 경기력은 우승 후보 1순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클리퍼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결국 클리퍼스의 우승 도전은 또 실패로 끝났다.

오프시즌 IN/OUT

IN: 제임스 하든(2년 7000만 달러), 데릭 존스 주니어(3년 3000만 달러), 니콜라스 바툼(2년 960만 달러), 크리스 던(3년 1628만 달러), 모 밤바(1년 200만 달러), 케빈 포터 주니어(2년 450만 달러), 캠 크리스티(드래프트)

OUT: 폴 조지(FA), 러셀 웨스트브룩(FA), 메이슨 플럼리(FA), 대니얼 타이스(FA)


클리퍼스가 이번 오프시즌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이적은 조지의 이탈이었다. 조지는 5년 간의 클리퍼스 생활을 마무리하고, 필라델피아로 이적했다. 마침내 레너드-조지를 중심으로 했던 클리퍼스의 우승 도전이 끝난 것이다. 조지는 클리퍼스에서 5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쳤으나, 아쉬움을 남긴 채 팀을 떠나게 됐다.

여기에 웨스트브룩도 팀을 떠났다. 웨스트브룩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연봉 삭감까지 감수하며, 클리퍼스에 남아 우승 도전을 했으나, 실패로 끝나며 팀을 떠나게 됐다. 비록 웨스트브룩은 조지와 달리 클리퍼스에서 그리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는 않았으나, 받는 연봉을 생각하면, 훌륭한 가성비의 선수였다. 웨스트브룩-하든-레너드-조지라는 초호화 라인업이 한 시즌 만에 끝난 것이다.

클리퍼스는 두 선수의 공백을 알짜배기 롤 플레이어들로 메웠다.

일단 조지, 웨스트브룩과 함께 FA로 풀렸던 하든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든은 2023-2024시즌 클리퍼스의 포인트가드이자, 공격의 핵심이었다. 냉정히 하든이 코트에 없으면, 클리퍼스의 공격은 매우 답답한 양상을 보였다. 클리퍼스는 조지와 웨스트브룩보다 하든을 우선순위로 생각한 것이다.

2023-2024시즌 댈러스에서 활약하며, 파이널 무대로 진출하는 데 공헌한 존스 주니어를 영입했다. 존스 주니어는 전형적인 3&D 유형의 포워드로, 팀의 에너지 레벨과 수비, 궂은일을 맡을 수 있는 자원이다. 레너드의 몸 상태가 불안하기 때문에 존스 주니어의 영입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든의 트레이드 대가였던 바툼이 한 시즌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바툼도 3&D 유형의 포워드로, 클리퍼스 농구에 익숙한 선수다. 바툼은 클리퍼스를 제외한 다른 팀에서도 많은 제안을 받았지만, 클리퍼스를 선택해 의리를 과시했다. 바툼은 1988년생의 노장이지만, 여전히 쏠쏠한 선수다. 2023-2024시즌 필라델피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뽐냈었다.

웨스트브룩의 대체자로 던이 선택됐다. 던은 2023-2024시즌 유타 재즈에서 활약하며, 앞선 수비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던은 평균 5.4점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은 별 볼 일 없는 선수다. 하지만 신체 조건을 활용한 압박 수비와 일대일 수비에 큰 장점이 있는 선수다. 팀에 하든이 있기 때문에 수비에 집중할 가드 자원이 필요했고, 던은 그 적임자로 보인다.

2018 NBA 드래프트 전체 6순위 지명자지만, 좀처럼 NBA 무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밤바도 영입했다. 밤바는 213cm의 신장과 훌륭한 운동 능력을 지녔으나, 자신의 신체 조건을 활용하지 못하고, 뚜렷한 장점이 없는 선수다. 클리퍼스는 이탈한 플럼리와 타이스의 대체자로 밤바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NBA를 대표하는 '문제아' 포터 주니어도 영입했다. 포터 주니어는 여자 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징계를 받은 상황이다. 경기에 출전하면, 잠재력을 보여주는 선수기 때문에 클리퍼스는 복권 하나를 긁은 셈이다.

드래프트로 레이커스의 포워드 맥스 크리스티의 동생 샘 크리스티를 지명했다. 크리스티는 형과 마찬가지로 3&D 유형의 선수라는 평가다.

클리퍼스는 이번 여름, 큰 전력 이탈이 있었으나,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 약화를 최소한으로 하는 데 성공했다. 스타 선수를 잃었으나,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오프시즌이다.

키 플레이어: 카와이 레너드
2023-2024시즌 기록: 68경기 평균 23.7점 6.1리바운드 3.6어시스트


레너드는 2011 NBA 드래프트 전체 15순위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지명된다. 당시 샌안토니오는 레너드를 얻기 위해 조지 힐이라는 즉시 전력감 가드를 대가로 내주었다. 힐은 준수한 식스맨으로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애정을 받던 선수였다. 그런 선수를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에 넘긴 것이다. 심지어 레너드는 드래프트 당시 그리 주목받는 유망주도 아니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레너드는 신인 시즌부터 주전과 식스맨을 오가며 활약했다. 평균 7.9점 5.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신인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년차 시즌부터 레너드는 샌안토니오의 주전 스몰포워드로 거듭났다. 당시 샌안토니오는 팀 던컨,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 등 서부 컨퍼런스를 대표하는 강팀이었다. 그런 팀에서 곧바로 주전 자리를 확보할 정도로 레너드의 재능은 뛰어났다.

3년차 시즌이었던 2013-2014시즌, 레너드의 이름은 미국 전역에 알려진다. 바로 파이널 무대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르브론 제임스라는 당대 최고의 스타를 상대로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샌안토니오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레너드는 파이널 MVP까지 수상했고, 단번에 스타로 떠올랐다.

그 후 던컨, 파커, 지노빌리 등 샌안토니오를 지탱하는 노장들이 은퇴하며, 차례로 팀을 떠났고, 샌안토니오는 레너드의 팀이 됐다. 그리고 레너드는 팀의 중심으로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2014-2015시즌에는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됐고, 2015-2016시즌에는 MVP 2위에 올랐다. 그 후에도 레너드는 샌안토니오를 이끄는 에이스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17-2018시즌 레너드는 시즌 초반 허벅지 부상을 당한다. 출전 시간을 조절하며 복귀했으나, 곧바로 어깨 부상이 찾아오며 다시 이탈했다. 레너드의 부상 상태는 예상보다 심각했고, 올스타전 이후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문제는 여기였다. 샌안토니오의 의료진은 올스타전 이후 레너드의 복귀가 가능하다고 했으나, 레너드와 측근들이 복귀를 거부하며, 자체적으로 시즌 아웃을 선언한 것이다.

사실상 이 사건으로 레너드와 샌안토니오의 관계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레너드도 시즌이 끝나고 공식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샌안토니오는 이런 레너드를 토론토 랩터스로 트레이드한다. 던컨 이후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으로 예상됐던 레너드와 샌안토니오의 충격적인 결말이었다.

그리고 이적한 토론토에서 레너드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NBA 우승이 없던 토론토를 단숨에 우승시킨 것이다. 플레이오프 여정 동안 레너드의 활약은 그야말로 미쳤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를 만나 7차전 승부를 결정짓는 위닝샷은 레너드 커리어에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다. 또 파이널 무대에서 '3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역대급 슈퍼팀 골든스테이트를 만나 제압하는 장면도 백미였다. 레너드는 토론토에서 딱 1시즌을 뛰었으나,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짧고 굵었던 토론토 생활을 마치고, 레너드는 그토록 바라던 고향 팀 클리퍼스로 이적했다. 클리퍼스에서도 레너드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토론토에서 보여준 기량이 워낙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클리퍼스는 레너드의 출전 시간을 관리할 포워드 뎁스까지 갖춰진 팀이었다.

하지만 클리퍼스에서 레너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클리퍼스 생활 동안 단 한 번의 파이널 무대도 진출하지 못했고, 유일하게 한 번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는데, 이마저도 레너드는 2라운드에서 부상으로 이탈하며 기여하지 못했다. 즉, 레너드의 도움 없이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한 것이다.

그리고 클리퍼스에서 레너드는 건강한 시즌이 없었다. 유일하게 60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이 2023-2024시즌이었다. 하지만, 이 시즌에도 플레이오프 직전 부상으로 사실상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아무런 역할도 해내지 못했다. 레너드는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에서 위력을 뽐내는 선수다. 클리퍼스도 그런 레너드를 기대했으나, 클리퍼스에서는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클리퍼스는 이런 레너드를 신뢰했다. 2024년 1월, 레너드와 3년 1억 5300만 달러 규모의 초대형 연장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로써 레너드는 고향 팀 클리퍼스에서 남은 선수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물론 클리퍼스의 전력이 예년 시즌에 비해 약해진 것은 사실이나, 레너드가 토론토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우승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관건은 레너드의 몸 상태다.

예상 라인업
제임스 하든-테렌스 맨-카와이 레너드-니콜라스 바툼-이비차 주바치


클리퍼스는 오프시즌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즉, 선발 라인업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주전 포인트가드는 단연 하든의 자리다. 하든은 2023-2024시즌에도 클리퍼스의 주전 포인트가드였고, 사실상 공격 전개를 홀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록 전성기 시절의 득점력과 파괴력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여전히 경기 조율과 패스 실력은 살아있는 하든이다. 레너드의 몸 상태를 고려하면, 차기 시즌에 하든의 부담은 상당히 클 것이다.

주전 슈팅가는 맨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맨은 활동량과 에너지 레벨이 뛰어난 허슬 플레이어다. 괜찮은 3점슛 능력도 갖췄고, 가끔 적극적인 골밑 돌파로 득점을 올리기도 한다. 맨은 어느 팀에나 있으면 좋은 유형의 선수다. 특히 클리퍼스에서는 하든의 낮은 활동량을 채우기에 적합한 선수다. 2023-2024시즌에도 대부분의 경기를 주전으로 출전했기 때문에 차기 시즌에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주전 스몰포워드 자리도 명확한 주인이 있다. 바로 레너드다. 문제는 레너드의 몸 상태다. 레너드는 아직 2023-2024시즌 막판에 당했던 부상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24-2025시즌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나왔다. 조지가 떠난 상황에서 레너드의 몸 상태까지 말썽이라면, 클리퍼스는 단숨에 꼴찌 후보가 된다. 레너드의 건강은 클리퍼스의 차기 시즌 성적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이다.

조지가 떠난 빈자리는 누가 채울까. 일단 후보는 바툼과 존스 주니어다. 바툼은 이미 클리퍼스 농구 시스템을 알고 있는 선수고, 3&D 유형의 포워드지만, 존스 주니어에 비해 3점슛이 월등히 좋다. 반면 존스 주니어는 바툼에 비해 3점슛 능력이 부족하지만, 대신 에너지 레벨과 활동량이 우월하다. 하든의 낮은 활동량을 생각하면, 존스 주니어가 주전이 될 수도 있고, 레너드의 몸 상태를 생각하면 바툼이 주전이 될 수도 있다.

클리퍼스의 센터는 주바치다. 주바치는 어느덧 클리퍼스에서 6년의 시간을 보냈고, 이번 8월에 클리퍼스와 3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계약 기간을 늘렸다. 그만큼 클리퍼스에서 주바치의 존재는 대체 불가한 존재다. 골밑에서 몸싸움과 리바운드 능력으로 골밑을 장악하고, 공격에서도 효율 높게 평균 두 자릿수 이상 득점을 기록한다. 올스타급 선수는 아니지만, 이만한 선수를 찾기도 어렵다.

클리퍼스는 조지와 웨스트브룩이라는 큰 손실이 있었으나, 나름 알짜배기 보강으로 전력을 메웠다. 냉정히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어진 것도 사실이다. 하든과 레너드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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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불행 중 다행' 카라바흐전 71분에 교체된..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카라바흐전에서 침묵한 '캡틴쏜' 손흥민(토트넘)이 올 시즌 들어 가장 낮은 평점을 받았다.통계업체 '소파스코어'는 2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카라바흐의..

      [24-09-27 07:19:00]
    • [뉴스] [단독]'대만법원은 없었다' 김택규 회장, ..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각종 부실 행정·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위증까지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26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김 회장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

      [24-09-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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