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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광주를 꺾고 4연승을 질주하며 승점 50점 고지에 오른 강원의 윤정환 감독이 '강원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18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 홈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3대2로 뒤집는 '미친 역전극'을 일군 뒤 “강원은 0-4 경기를 5-4로 역전했던 팀이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우리 팀이 정말 힘을 많이 갖게 됐구나, 팀웍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목청 터질 듯 응원해준 서포터도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반색했다.

윤 감독은 “광주가 굉장한 팀이라는 다시 느꼈다. 그런 팀을 이겼다는 건 그만큼 우리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의욕, 하고자 하는 모습이 잘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어려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낸 선수들에게 엄지를 들었다.

강원은 전반 14분과 21분 아사니에게 연속 실점하며 끌려갔다. 강원 벤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윤 감독은 25분만에 유인수 윤석영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조진혁 송준석을 투입하며 왼쪽 라인을 뜯어고쳤다. 이례적으로 빠른 교체였다. 윤 감독은 “정신없이 당하고 있었다. 왼쪽(라인이) 죽었다고 할 정도로 무기력했다. 스피드를 살릴 필요가 있었다“며 “선수들에겐 '괜찮다, 침착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전반 추가시간 3분 코바체비치의 헤더 득점으로 1골 따라붙은 강원은 후반 5분과 29분 코바체비치와 헨리가 잇달아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윤 감독은 “훈련 때 크로스 훈련을 많이 했다. 그중에서 코바(체비치)와 (황)문기가 서로간에 타이밍이 잘 맞는 모습이 있었다. 기혁이는 코너킥을 찰 때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서, 힘을 빼라고 말해줬는데, 마지막 골을 어시스트했다. 요 근래에 세트피스에서 직접 득점한 건 처음이었지만, 세트플레이에서 계속 득점이 나오고 있다. 그런 게 승리로 이어지는 요인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날 3득점을 한 코바체비치와 헨리는 지난여름에 합류한 자원들이다. 윤 감독은 “두 선수가 빠르게 적응을 하고 있다. 동료들 이름을 거의 다 부를 정도다.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 무척 성실하다. 본인들이 이 팀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선수들이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강원은 제주(4대0), 전북(4대2), 김천(2대1)전을 묶어 시즌 두 번째 4연승을 질주하며 선두를 공고히 했다. 이날 승점 3점을 더해 승점 50점째를 기록하며 2위 김천(46점)과 승점차를 4점으로 벌렸다. 공교롭게 2~4위팀이 이번 라운드에서 모두 패하는 행운까지 겹쳤다. 윤 감독은 “강원이 이전에 하지 못한 업적들을 써내려가고 있다“면서도 “아직 11경기가 남았다. 오늘 경기를 봤겠지만, (이런 경기력이면)아무도 못 이긴다. 제대로 정신을 다시 차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은 구단 통산 K리그1 단일시즌 최다승(15) 신기록, 최다승점(50) 타이를 이뤘다.

'우주의 기운이 강원에 쏠린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내 입으론 말하기 조심스럽다. 알아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멀티골을 넣은 코바체비치도 “우승을 언급하기엔 시기상조다. 많은 경기가 남았고, 더 많은 승점을 따야 한다. 코치들이 '결과보단 너희가 하는 경기를 지켜보라'고 한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원 구단주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이렇게 잘할 때 우승해야지 언제 하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이정효 광주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우리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저보단 선수들이 아쉬울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생했다, 잘 싸워줬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3경기에서 연속 무실점을 하며 3연승을 질주하던 광주는 이날 경기에서만 3골을 헌납했다. 실점 방식은 하나같이 헤더였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센터백에 문제는 없었다. 라인을 올려 압박을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가 조금 있었을 뿐이다.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조합(변준수 허율)“이라고 선수들을 감쌌다.

어느 타이밍에 흐름을 내준 것 같은가에 대한 물음에는 “선수들은 충분히 열심히 했다. 내가 문제였다. 좀 더 공격적으로 주문을 했다면 어땠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강릉=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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