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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어디를 봐도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연패에 빠진 김은중 수원FC 감독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한때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공수의 간판 이승우와 권경원이 떠나면서 6강마저 흔들렸다.

결전을 앞둔 김은중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진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여기까지 왔는데 보강이 안된 것이 가장 아쉽다.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제 하위권 팀들이 이겼는데 간절함의 차이였다. 우리는 한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늘도 준비한대로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판곤 울산 HD 감독은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발걸음이 가벼웠다. 1위 탈환의 기회도 잡았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 경기와 비교해 7명이 바뀌었다. 누가 그라운드에 나서든 팬들에게 똑같은 즐거움을 줘야 한다“며 “오늘 경기는 모든 것을 쏟을만한 가치가 있는 경기다. 우승 자격이 있는 팀이라며 치고 나가야 된다. 최대한 이길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뚜껑이 열린 그라운드는 또 달랐다. 울산은 느슨했고, 수원FC는 독이 올랐다. 울산은 전반 6분 보야니치, 수원FC는 전반 21분 안데르손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둘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울산은 느린 공수전환으로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다.

전반 37분 변수가 생겼다. 울산의 주포 주민규가 신경전을 벌인 이재원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VAR(비디오판독) '온필드리뷰' 끝에 색깔이 바뀌었다. 레드카드였다. 주민규의 프로 첫 다이렌트 퇴장이었다. 울산이 수적열세 놓였다. 10대11의 싸움이었다.

명암이 곧바로 엇갈렸다. 전반 42분 울산의 골망이 흔들렸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손준호였다. 그는 지난해 5월 10일 산둥 타이산-청두전 직후 중국 공안에 구금되는 '사건'을 겪었다. 3월 25일 귀국한 그의 손을 잡은 구단은 수원FC였다. 손준호는 6월 22일 1년1개월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K리그1은 전북 현대 시절인 2020년 11월 1일 대구전 이후 3년7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다.

손준호는 복귀 후 10경기 만인 이날 수원FC 데뷔골을 작렬시켰다. 강상윤이 내준 볼을 오른발 슈팅으로 화답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울산 김민준 맞고 굴절된 후 조현우의 키를 넘었다. 손준호가 K리그에서 마지막 골맛을 본 것은 2020년 10월 18일 광주전이었다. 정확히 1400일 만에 터진 눈물의 감격포였다.

김판곤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야고, 루빅손, 엄원상을 한꺼번에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울산이 후반 시작과 함께 세차게 몰아쳤다. 후반 6분에는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루빅손이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안준수의 선방에 걸렸다. 울산은 수적 열세에도 극단적인 공격 축구를 했다. 결국 후반 9분 후방이 또 무너졌다. 수원FC의 안데르손이 정승원과의 2대1 패스 후 조현우까지 제친 후 왼발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울산은 후반 26분 야고의 패스를 받은 루빅손이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안데르손은 후반 37분, 야고는 후반 43분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수원FC는 18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에서 수적 우세를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2연패에서 탈출한 수원FC는 승점 44점을 기록, 5위를 탈환했다. 4위 포항 스틸러스에는 다득점에서 밀렸을 뿐이다.

울산은 뼈아픈 밤이었다. 3위(승점 45)를 유지했지만 2위로 올라설 기회를 놓쳤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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