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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천/홍성한 기자] WKBL 역사상 최초 국내선수 4경기 연속 30+점은 물 건너갔지만, 존재감만은 여전했다.

"수비 로테이션 미스가 많이났다. 진안 역시 존재를 의식했는지, 자꾸 밖으로 나와서 플레이하더라. 탑에 서있기만 해도 큰 위협이 된다." 부천 하나은행을 이끄는 김도완 감독은 8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즌 첫 맞대결에서 패배(62-65) 후 이렇게 말했다.

경기전 화두 중 하나는 김단비가 30+점 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느냐였다. 지난달 28일 인천 신한은행과 2일 부산 BNK썸의 경기에서 잇달아 34점을 폭발시키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던 그녀는 4일 용인 삼성생명과 경기에서도 역시 30점을 몰아쳤다. 이는 WKBL이 단일리그를 도입한 2007~2008시즌 이후 최초의 기록이었다.

여름과 겨울리그로 나뉘어 진행됐던 시절을 포함하면 정선민(은퇴) 이후 무려 23년 만에 세상으로 나온 기록이다. 정선민은 1999 겨울리그와 2001 여름리그에서 각각 3경기 연속 30+점을 기록한 바 있다. 외국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연속 30+점 행진은 5경기가 역대 최다다. 2005 겨울리그에서 신세계 소속이었던 엘레나 비어드가 가지고 있다. 


최초의 기록을 위해 선발로 나선 김단비. 하지만 영점이 잡히지 않은 탓일까. 그녀의 야투는 번번이 림을 빗나갔다. 35분 40초를 뛰었지만, 야투율 20%(5/15)에 머물며 12점으로 아쉽게 득점 행진을 마감했다.

그러나 웃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 외 활약이 절실했던 다른 선수들이 터졌다. 한엄지(16점 3점슛 3개 13리바운드)와 심성영(12점 3점슛 4개 5리바운드), 미야사카 모모나(8점 3어시스트), 스나나와 나츠키(8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변하정(8점) 등이 모처럼 그녀를 도왔다. "김단비를 막다가 다른 곳에서 터지면 아무 의미가 없다"라는 김도완 감독의 경기 전 우려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득점에서 침묵한 김단비는 17리바운드와 9어시스트를 곁들이며 트리플더블에 단 1어시스트가 부족했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모두 양 팀 최다였다. 그 정도로 다른 곳에서 빛났다.

특히 탑에서 나가는 패스는 족족 우리은행의 3점슛으로 이어졌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도 "패스 질 자체가 다르다. 이런 농구를 해야 한다"라며 칭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패스를 받은 이들은 어떻게 바라봤을까. 이날 3개의 외곽포를 적중시킨 한엄지는 "(김)단비 언니는 시야부터 다르다. 패스 질도 마찬가지다. 눈만 잘 보고 있으면 된다. 마주치면 정말 정확하게 준다. 거리가 어떻든 슛을 바로 올라갈 수 있게 공이 라인을 잘 타서 온다"라고 설명했다. 4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심성영 역시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WKBL 역사상 최초 국내선수 4경기 연속 30+점은 물 건너갔지만 그래도 무서웠다. 이래서 김단비 김단비 하나보다.



#사진_김소희 인터넷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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