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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일단 열정이 넘친다. 엄청 재미있어하더라.“

KT 위즈 강백호가 모처럼 마스크를 썼다. 7월 들어서는 처음이다.

24일 수원 SSG 랜더스전. 강백호는 우천 취소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강철 감독은 “요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했다. 7월 들어 타율 2할4푼1리(54타수 13안타)로 주춤한 상황.

대타로 자신의 몫을 해냈다. 1-3으로 뒤진 7회말, 선두타자 강현우를 대신해 대타로 나선 강백호는 8구까지 버티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이어진 4득점 빅이닝, 장성우의 역전 결승타로 이어진 공격의 물꼬를 텄다.

8회에는 그대로 포수로 출전했다. 김민과 호흡을 맞춰 SSG 한유섬-박성한의 외야 뜬공을 만들어냈다. 8회 2사에 투입된 KT 마무리 박영현과는 전의산의 삼진아웃을 연출했다.

그래도 5-3으로 살짝 앞선 경기 종반, 이강철 KT 감독에겐 내심 불안함이 있었다. 9회초 마지막 수비가 되자 지명타자로 출전중이던 장성우가 마스크를 썼다. 박영현은 김민식-김성현-최지훈을 3자 범퇴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올시즌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를 자주 포수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 후반, 유사시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 포수 선발출전만 20경기에 달한다. 가뜩이나 외야도, 1루도 수비가 애매해 지명타자로 자주 출전하는 그다. ABS(자동볼판정 시스템) 덕분에 포수의 부담이 줄어든 시대, 강백호급 타격을 지닌 포수라면 어느 팀이 마다할까.

포수 강백호를 지켜보는 장성우의 속내는 어떨까. 장성우는 “우선 1루나 외야로 나갈 때보다 본인이 재미있어하니까, 그게 가장 좋다“고 했다.

“오늘도 경기 전에 수비 연습하는데, 자기가 장비 차고 나와서 하더라. 성격도 많이 밝아졌고, 자기가 재미있어서 그런지 열정도 있다. 나한테도 포수에 대해 많이 불어보고, 다른 팀 포수들한테도 볼배합 물어보러 다니고 하더라. 즐거워한다는 자체로 긍정적이다.“

다만 우익수(12타수 5안타) 지명타자(2할9푼7리, 310타수 92안타)로 나설 때에 비해 포수(2할8푼6리, 56타수 16안타)로 나설 때의 타율이 고민이라고. 장성우는 “포수를 보면서 잘 치는게 워낙 쉽지 않다“고 했다. '본인은 포수에 4번타자 아니냐'는 물음에 “전 통산타율 2할6푼대 포수“라며 웃었다.

“그러니까 포수를 해봐야 강민호, 양의지 같은 형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안다. (강)백호도 포수 해보기전엔 몰랐을 거다. 저한테도 '(강민호 양의지)는 진짜진짜 대단한 것 같다'고 하길래 웃어줬다. 해보니까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 한경기 선발 뛰고 나면 양쪽 무릎에 다 아이싱해야되고, 고작 1경기 뛰고도 그렇게 힘들어하는 포지션이다.“

강백호에겐 새로운 경험인 셈이다. 장성우는 “백호는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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