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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시 기자]빅리그 이적 야망을 드러냈던 홍현석이 놀라운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홍현석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이 유력했다. 현 소속팀인 KAA 헨트와의 재계약 제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홍현석이 헨트와의 재계약을 거절했다는 소식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알려졌다.

벨기에 VP는 '홍현석이 헨트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르드나르 비다르손 헨트 스포츠 디렉터에 따르면 홍현석은 더 높은 무대로의 진출을 원하고 있다.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든 홍현석은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고 싶어한다. 헨트는 홍현석이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에 자유계약(FA)으로 떠나는 걸 전혀 원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비다르손 스포츠 디렉터는 “우리는 홍현석을 붙잡고 싶지만 선수는 더 좋은 무대에서 뛰고 싶어한다. 선수는 '싫다. 나는 이 계약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할 권리가 있다“며 홍현석이 더 좋은 무대를 위해 헨트와의 재계약을 거절했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홍현석이 헨트와의 재계약을 거부하자 헨트는 즉각 홍현석과의 이별을 원했다. 2024~2025시즌까지 계약된 홍현석이 내년 여름에 나간다면 헨트는 선수를 FA로 풀어줘야 하기 때문이었다.

900만 유로(약 134억 원)의 가치를 자랑하는 홍현석은 헨트에서 몸값이 제일 높은 선수다. 그런 선수를 FA로 풀어주는 건 어느 구단도 원하지 않는 현실이다. 토트넘이 재계약을 거절한 해리 케인을 어쩔 수 없이 바이에른 뮌헨에 매각한 모습과 유사하다.

홍현석이 더 좋은 무대를 원해 헨트와의 재계약하지 않았기 때문에 빅리그행을 준비 중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계수에서 홍현석이 뛰고 있는 벨기에 리그는 유럽 8위인 리그다. 벨기에 리그보다 높은 리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네덜란드 리그에 포르투갈 리그까지다.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리그는 더 큰 무대로 도약을 원하는 홍현석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선택으로 보였다. 홍현석이 빅리그행을 원했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었다. 헨트 역시 최근 에이스급 선수들을 계속해서 빅리그로 진출시키고 있기에 또 한 명의 빅리그행 한국 선수가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감이 커졌다.

홍현석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후 “예전부터 유럽 5대 리그 진출이 목표였다. 금메달을 따서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병역 혜택을 받는다고 무조건 좋은 리그를 간다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잘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 독일 무대가 익숙해서 분데스리가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EPL에서도 한 번 뛰어보고 싶다. 기회만 온다면 어디든 가고 싶다“며 빅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홍현석의 가치는 이미 벨기에 리그에서는 확실하게 인정을 받았다. 실력으로도 이미 충분히 빅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걸 보여줬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병역 특례 혜택도 받았기 때문에 빅리그 진출 걸림돌도 없는 상태였다.

예상과 다르게, 홍현석의 선택은 튀르키예 트라브존스포르 이적이었다. 튀르키예 소식에 능통한 야으즈 사분쿠올루는 17일 개인 SNS를 통해 “트라브존스포르와 헨트는 홍현석의 이적을 두고 모든 사항에 합의했다. 트라브존스포르는 홍현석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선수는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튀르키예로 오라고 요청을 받았다. 트라브존스포르와 합의한 홍현석은 짐을 챙겼고, 팀원들과 작별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이적시장에 공신력이 높은 샤샤 타볼리에리 기자도 같은 날 “헨트는 홍현석 이적을 두고 이적료 450만 유로(약 67억 원)와 보너스로 50만 유로(약 7억 원)를 받기로 합의했다. 홍현석은 이제 벨기에를 떠나 트라브존스포르로 향해 4년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홍현석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홍현석이 빅리그행이 아닌 튀르키예 리그로 이적하자 확실하지 않은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홍현석의 에이전트가 빅리그행이 아닌 튀르키예 이적을 추진했다는 내용이 그 중에 하나였다.

루머를 의식한 듯 홍현석은 개인 SNS를 통해 “제가 가고 싶어서 가자고 한 것이다. 에이전트 형은 가지 말자고 한 분이다“라고 해명했다. 홍현석이 행선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이적을 두고 퍼지고 있는 루머를 의식한 해명으로 추측된다.

트라브존스포르는 2023~2024시즌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3위를 기록해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 진출권을 가져왔다. 하지만 유로파리그 예선에서 패배해 지금은 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최종예선에 올라있다.

트라브존스포르가 홍현석을 정말로 원했다는 건 이적료에서 알 수 있다. 이번 시즌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해서 데려온 선수다. 또한 2020년 이후로 가장 높은 이적료를 지불한 선수 2위다. 홍현석은 자신을 간절하게 원한 트라브존스포르의 노력에 끌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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