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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이 끝나고 드디어 가을이 왔어. 그건 곧 NBA 개막이 다가왔다는 걸 의미하지.


10월 23일이면 2024-2025 NBA 정규시즌이 막을 열어. 보스턴과 덴버가 조금 더 빨리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했고 10월 1일부터는 나머지 28개 팀도 훈련을 소집했어.


시즌 개막이 다가왔으니, 30개 팀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지?


12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왕조의 시대가 끝나고 새 출발을 준비 중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야.











23-24 골든스테이트 REVIEW
정규시즌 : 46승 36패, 서부 12위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공격효율지수: 116.9(9위)
수비효율지수: 114.5(15위)
공수효율마진: +2.4(13위)


골든스테이트 왕조는 지난 2014-2015시즌부터 시작했어. 스티브 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첫 해 였지.


당시 골든스테이트는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같은 직접 뽑은 유망주들의 잠재력이 막 터지고 있었거든. 무려 22년 만에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도 성공하고 말이야.


2014-2015시즌 이후 골든스테이트는 역사에 남을 팀이 됐어. 8년 동안 파이널만 6번 진출했고, 그 중 4번 우승했지.


이전까지만 해도 도깨비 팀 같은 이미지가 강했던 골든스테이트에 대한 팬들의 인식도 달라졌어. 스테픈 커리라는 판타지 스타를 필두로 전세계 팬들의 관심을 받는 글로벌 인기 팀이 된 거야. 성적, 인기 모두 180도 달라진 셈이었지.


하지만 왕조의 해는 언제가 저무는 법이지.


2022년, 스테픈 커리 시대의 4번째 우승을 끝으로 골든스테이트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사실 성적이 바닥을 치는 건 전혀 아니야. 2022-2023시즌에 44승, 2023-2-24시즌에 46승을 챙기면서 여전히 위닝 팀의 자존심은 지켰으니까.


문제는 이젠 정말 지배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거야. 왕조 시대의 골든스테이트는 누굴 만나도 이길 것 같은 팀이었지.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니콜라 요키치, 루카 돈치치 등 새로운 시대를 이끄는 괴물들이 등장하고, 골든스테이트의 전력도 점점 약해지면서 왕조의 바통을 이어받을 다음 주자만 기다리는 상황이야.


황금기를 이끈 '커탐그(커리, 탐슨, 그린)' 트리오의 노쇠화와 기량 약화가 결국 결정적이야.


사실 이 이슈에서 스테픈 커리는 상대적으로 예외야. 지난 시즌도 74경기에서 26.4점 4.5리바운드 5.1어시스트를 기록했지. 경기당 3점슛 성공은 4.8개로 최전성기 수준을 유지했고. 심지어 올-NBA 팀에도 또 입성했어.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노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활약이었지.


문제는 나머지 두 명이었어. 클레이 탐슨과 드레이먼드 그린.











일단 클레이 탐슨은 과거엔 엄청난 효율을 지닌 리그 최고의 3&D 자원인 동시에 오프 더 볼 슈터였지.


하지만 2019년 파이널에서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고, 이후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킬레스건이 다시 끊어진 후 탐슨의 기량은 눈에 띄게 쇠퇴했어.


일단 수비가 예전 같지 않지. 전성기 탐슨은 커리 대신 상대 에이스를 봉쇄하는 최고의 수비 카드였는데 말이야.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안드레 이궈달라가 같이 핵심 선수들을 마크하면 상대 입장에서는 지옥을 맛보는 느낌이었지.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큰 부상을 두 차례 당한 이후 사이드스텝과 반응 속도가 확 느려지면서 평범한 수비가 돼 버렸지.


여기에 공격에서는 도박스러운 플레이가 많아졌어. 3점을 말도 안 되게 던지기 시작했거든.


지난 시즌 탐슨의 전체 야투 시도 중 3점슛이 차지한 비율이 얼마였는지 알아? 무려 61.1%였어.


2019년 전방십자인대 파열 전까지만 해도 40% 중반대였거든.


그런데 복귀 시즌인 2021-2022시즌에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더니 2022-2023시즌엔 58.4%를 찍고 지난 시즌엔 데뷔 이래 처음으로 60%를 넘었어.


전성기 탐슨은 3점만 던지는 슈터가 아니었어. 부지런한 오프 더 볼 무브를 통해 간결한 미드레인지 점퍼나 림 어택도 좋은 선수였거든. 하지만 부상 이후 트라우마 때문인지, 아니면 체력 이슈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탐슨의 농구에서 림 어택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됐어. 그만큼 3점슛 시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고.


클레이 탐슨의 림 근처 슈팅&3점슛 시도 비중 변화
18-19시즌: 림 근처 13.8%, 3점슛 42.7%
21-22시즌: 림 근처 6.1%, 3점슛 51.7%
22-23시즌: 림 근처 5.8%, 3점슛 58.4%
23-24시즌: 림 근처 5.1%, 3점슛 61.1%


제아무리 대단한 슈터여도 3점슛만으로 경기를 풀어가서는 높은 공격 효율을 가져갈 수 없어. 탐슨의 최근 3년이 유난히 기복과 난사가 심한 듯한 인상을 준 것은, 림 어택을 줄이고 3점 시도만 늘려버린 결과물이야.


드레이먼드 그린도 예전 같지 않지. 탐슨처럼 기량이 확 추락한 건 아니야. 하지만 경기를 지배하던 수준의 수비력이 이제는 나오지 않아. 예전에는 스위치로 가드부터 빅맨까지 다 막으면서 경이로운 헬프 수비로 팀 수비를 두세 단계는 업그레이드시키는 선수였거든.


하지만 이젠 그 정도 포스는 수비에서 나오지 않아. 공격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스타일이고.


이런 상황에서 2020년부터 시작된 유망주 수급 프로젝트는 다소 지지부진했어.


제임스 와이즈먼(2020년 2순위)은 최악의 픽이었고, 모제스 무디(2021년 14순위)도 지명 순위 대비 뭔가 보여주지 못했지.











그나마 지난 시즌 고무적이었던 건 조나단 쿠밍가(2021년 7순위)의 성장과 루키 가드였던 브랜딘 포지엠스키(2023년 19순위)의 활약이었어.


특히 쿠밍가는 데뷔 후 처음으로 평균 두 자릿수 득점 시즌을 보냈거든.


평균 16.1점에 야투율이 52.9%에 달했으니 이 정도면 상당히 좋은 활약이었지. 시즌 초반 선발 출전 기회를 놓고 스티브 커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후 선발로 맹활약하면서 가치를 입증해냈지.


196cm의 슈팅가드인 브랜딘 포지엠스키는 2023년 드래프트 최고의 스틸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야.


38.5%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면서 슈팅력을 증명해냈고, 많은 경기는 아니지만 종종 주전으로 코트에 나설 정도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도 잔뜩 받았으니까.


반면 베테랑들은 스테픈 커리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어. 앤드류 위긴스는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냈고, 크리스 폴도 부상과 노쇠화로 한계가 뚜렷한 모습을 보여줬지.


공격과 수비 모두 중위권 수준이었던 골든스테이트는 과거처럼 에너지 넘치고 상대를 숨막히게 만드는 팀이 아니었지. 새판을 짤 필요성을 많이 느낀 시즌이었어.











2024 여름 요약: 리빌딩&리툴링 두 마리 토끼 잡기
- 드래프트: 퀸튼 포스트(전체 52순위)
- 트레이드: 린디 워터스 3세,
- FA: 카일 앤더슨(3년 2,766만 달러), 버디 힐드(4년 3,776만 달러) 사인 앤드 트레이드 영입, 디앤써니 멜튼(1년 1,280만 달러), 케빈 낙스(E-10)
- 연장계약: 스테픈 커리(1년 6,259만 달러)
- 주요 이탈: 클레이 탐슨, 크리스 폴


골든스테이트는 올여름 2명의 베테랑을 포기했어. 클레이 탐슨과 크리스 폴이었지.


시즌 종료 후 탐슨과는 이별할 가능성이 이미 거론되고 있었는데, 막상 현실이 되니 꽤 이상해 보이긴 했어.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 같았던 왕조의 주역이 팀을 떠나는 일이었으니 말이야.


탐슨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댈러스와 합의한 계약 규모(3년 5,000만 달러)를 보니 골든스테이트와 감정적으로 틀어지지만 않았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해. 물론 이미 엎질러버린 물이긴 하지만.


크리스 폴은 2021년에 피닉스와 맺은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방출당했어. 마지막 시즌 계약이 부분 보장이었거든.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이었어. 지난 시즌에 팀 연봉만 2억 달러 넘게 쓰면서 사치세만 1억 7,688만 달러를 냈었으니까.


크리스 폴의 건강과 경기력이 아쉽기도 했고, 더 이상 사치세를 그렇게 낼 수는 없었거든.


지난 시즌에 도합 7,4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던 탐슨과 폴이 나가면서, 골든스테이트의 팀 연봉과 사치세 예상액은 눈에 띄게 감소했어. 특히 사치세 예상은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어들었을 정도야. 재정 부담이 거의 없어진 거지.


최근 3년 간 GSW의 팀 연봉/사치세
21-22시즌: 1억 7,585만 달러(1위)/1억 7,000만 달러
22-23시즌: 1억 8,846만 달러(2위)/1억 6,370만 달러
23-24시즌: 2억 557만 달러(1위)/1억 7,688만 달러
24-25시즌(예상): 1억 7,659만 달러(10위)/1,400만 달러


사실 이 같은 골든스테이트의 변화는 지난 시즌부터 본격 도입된 택스 어프론 제도(팀 연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넘어가면 선수 영입과 드래프트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택스 어프론 제도의 디테일한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에 알아보도록 하고, 어쨌든 골든스테이트는 올여름부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팀 연봉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리면서 리툴링과 리빌딩을 진행하게 됐어.











올여름 골든스테이트는 3명이 굵직한 이적생을 영입했어. 버디 힐드, 카일 앤더슨, 디앤써니 멜튼이야.


특히 멜튼의 영입의 영입은 골든스테이트 백코트진에 큰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멜튼은 188cm의 신장에 윙스팬이 무려 204cm에 달하는 가드야. 특히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선수로 유명하고 온 볼, 오프 더 볼 공격이 모두 가능해서 스테픈 커리를 비롯한 기존 가드들과 합이 좋을 것이라는 평가야.


트레이닝 캠프 소집 후 스티브 커 감독도 공개적으로 멜튼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어. 현지에서는 상황에 따라 멜튼이 게리 페이튼 2세와 같이 백코트 콤비를 이루는 라인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하더라고.


“멜튼과 페이튼 2세는 볼 핸들러를 압박하고 패싱 레인을 끊는 부분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둘 모두 백코트 로테이션에 들어갈 거고 캠프에서 둘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멜튼이 코트에 있으면 볼이 잘 돌아요. 멜튼은 콤보 가드죠. 볼을 핸들링할 수도, 볼 없이 움직일 수도 있는 선수죠. 좋은 캐치앤슛 능력을 가졌고 멜튼이 있으면 공격이 물흐르듯 흘러갑니다. 그게 정말 의미가 있어요. 우리 팀 오펜스에서는 선수들이 정체돼 있거나 볼이 누군가의 손에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거든요. 저는 멜튼이 공격의 연결고리 같은 선수라고 봅니다.“


커 감독의 코멘트야.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합류한 버디 힐드는 '넥스트 커리'라는 별명을 얻은 최초의 선수이기도 해.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뽑혔는데, 이때가 커리가 만장일치 MVP 시즌을 보낸 직후였거든. 그래서 커리 같은 타입의 선수에 대한 관심과 갈망이 확 커진 상태였어.


당시 힐드는 오클라호마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폭발적인 3점슛 능력으로 대학 무대의 커리라는 평가를 받았지.


힐드는 커리와 함께 골든스테이트에서 뛰게 된 게 여러가지로 신기한가봐.


힐드는 “커리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저는 그렇게 높은 순위로 드래프트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동료로서 커리를 지켜보면서 최대한 많은 걸 흡수하려고 한다“라고 말했어.


힐드는 골든스테이트에서 보낼 새 시즌을 앞두고 슈팅 포물선을 높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


코칭스태프와 커리가 힐드에게 포물선이 너무 낮다면서 포물선 각도를 높일 것을 권유했나봐.


“다들 제 포물선이 너무 직선이라고 계속 말하더라고요. 제 커리어 3점슛 성공률이 40%가 넘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일단 포물선을 높이는 연습을 계속하고 있어요. 어쩌면 제 3점슛 성공률이 더 올라갈지도 모르겠네요.“ 힐드가 남긴 말이야.


어쩌면 새 시즌 골든스테이트는 멜튼, 힐드, 앤더슨이 폴과 탐슨을 대체하고, 조나단 쿠밍가와 브랜딘 포지엠스키가 또 한 번 스텝업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 골든스테이트의 리빌딩 겸 리툴링이 성공할 수 있을지 한 번 지켜보자고.











24-25 주요 로스터
가드: 스테픈 커리, 브랜딘 포지엠스키, 버디 힐드, 디앤써니 멜튼, 게리 페이튼 2세
포워드: 앤드류 위긴스, 드레이먼드 그린, 조나단 쿠밍가, 카일 앤더슨, 모제스 무디, 린디 워터스 2세, 케빈 낙스
빅: 케본 루니, 트레이스 잭슨-데이비스, 퀸튼 포스트


골든스테이트의 KEY 넘버
- 12.4
: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의 평균 속공 득점은 12.4점으로 리그 27위였어. 리그에서 손꼽히는 느린 팀이었던 거지. 2021-2022시즌에 7위, 2022-2023시즌에 13위로 중상위권이었는데, 이제 속공이 전혀 안 되는 팀으로 바뀌어버린 거야.


현지에서는 지난 시즌의 유난히 낮았던 속공 득점에는 크리스 폴의 영향도 있었다고 보고 있어. 폴은 시대를 풍미한 포인트가드이지만, 사실 공격 템포를 끌어올리는 스타일은 아니거든.


그래서 트레이닝 캠프부터 스티브 커 감독은 선수단에 속도를 강조하고 있나봐. 무조건 달리면서 공격 템포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골든스테이트 코칭스태프의 생각이야.


골든스테이트의 속공 득점 생산이 얼마나 반등할지 지켜보자고.


- 108
: 2022년 파이널 우승 후 2년 동안 앤드류 위긴스는 108경기 출전에 그쳤어.


지난 시즌엔 그래도 71경기나 뛰었지만, 경기력이 너무 기대 이하였지. 3점슛 성공률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35.8%)까지 떨어졌고, 평균 득점은 커리어-로우를 기록했어. 심지어 수비도 그냥 그랬지.


지난 2년 간 이어진 결장과 부진은 아버지 미첼 위긴스의 병환 때문이었던 것 같아. 그리고 지난달에는 미첼 위긴스가 64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 위긴스 개인에겐 정말 힘든 시간이었을 거야.


이제는 슬픔을 털고 일어나야 할 시기야. 어쨌든 위긴스가 건강하게, 제 기량으로 뛰어줘야 골든스테이트도 윙 라인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거든. 위긴스가 카일 앤더슨과 함께 베테랑으로서 윙 라인을 잘 이끌어준다면 조나단 쿠밍가, 모제스 무디도 잠재력을 더 터트릴 수 있을 거야. 위긴스의 새 시즌을 지켜보도록 하자.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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