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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게도 스포츠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부상 관리는 현대 스포츠에서 너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을 미리 줄이고, 부상이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것은 한 선수와 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루키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는 메디컬 리포트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계명대학교 정형외과 임상조교수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 창원 LG 세이커스 필드 닥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두한 교수와 함께 다양한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질문 및 정리: 이동환
답변: 김두한 교수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9월호에 게재됐으며, 8월에 작성됐습니다.














Q. LG 한상혁이 연습경기 도중 불운한 부상을 당했습니다. 팔꿈치가 꺾이면서 탈구 부상을 당하고 내측인대도 손상된 것인데요. 야구가 아닌 농구에서 팔꿈치 내측인대 손상은 흔하지 않은 뉴스 같습니다. 팔꿈치 관절과 인대가 어떻게 이뤄져 있고 내측 인대 손상은 어떤 경우에 일어나는지 궁금합니다.


A. 네, 맞습니다. 농구에서 발생하는 내측인대 손상과 야구에서 발생하는 손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야구, 특히 투수에서는 만성 내측인대 손상이 전형적입니다. 투구 동작의 중간 과정(late cocking phase)에서 팔꿈치가 바깥으로 완전히 꺾이게 되면서 내측 팔꿈치 인대가 최대한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만성적으로 인대에 피로 및 데미지가 늘어나면서 부분 파열이 발생하게 되며, 통증이 발생하면서 구속과 정확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농구에서는 이런 동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번 한상혁 선수가 당한 부상은 팔꿈치 탈구로 인한 내측인대의 급성 파열이 였습니다. 제가 LG 세이커스의 팀닥터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당시 연습경기 현장에 있었는데요, 넘어지는 과정에서 팔꿈치에 모든 체중이 실리며 탈구가 발생하였습니다. 탈구는 관절을 이루는 두뼈가 완전히 어긋나는 경우로, 관절을 고정시켜주는 인대는 높은 확률로 파열이 됩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내측인대 봉합술은 위험한 수술은 아니기 때문에 경과는 비교적 양호합니다.








Q. 크리스 미들턴이 이번 여름에 양쪽 발목에 관절경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절경 수술은 일반적인 외과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른 작은 수술로 알려져 있는 듯 한데요. 무릎과 발목 등에 관절경 수술을 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 궁금하고, 관절경 수술의 예후나 회복 기간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A. 말씀하신 대로 관절경 수술은 5mm 전후의 초소형 카메라와 기구들로 이루어지는 수술로, 최소한의 상처로 관절의 깊은 곳까지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관절에 손상이 많이 발생하는 스포츠의학 분야에서 최소한의 절개로 치료가 가능한 관절경 수술은 이제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절경 수술이 항상 회복이 빠르며, 안전한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관절경 수술이 불가능 한 경우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관절경은 “관절 내“, “관절 안“ 손상을 치료할 때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한상혁 선수의 부상처럼 내측인대는 스포츠 중 발생한 손상이지만 관절 “밖“에서 관절을 잡아주는 인대부상이기 때문에 관절경으로 접근하는 것은 원칙이 아닙니다.


또한 수술의 규모나 손상 상태에 따라서 복귀 기간의 차이가 큽니다. 관절 안 연골조각을 정리하거나 염증을 제거하는 정도면 1-2달 이내로 운동 복귀가 가능하지만, 연골 재생술이나 반월 연골판 봉합술,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등과 같이 수술 부위의 안정 시기가 필요한 경우에는 6개월까지 회복 기간이 필요합니다.














Q. WKBL 신한은행의 최이샘이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미세골절 부상을 당하고 주변 인대도 손상되는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최이샘은 대표팀에서 하차하고 반기브스 상태로 치료를 진행하다 최근 볼 캐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필 다친 손이 슈팅핸드인 오른손이라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뉴욕의 제일런 브런슨 역시 5월 말에 왼손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농구처럼 손을 쓰는 스포츠의 손가락 미세골절 및 인대 손상의 치료와 재활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농구에서 엄지손가락 부상이 발생하는 가장 흔한 경우는 충돌로 인해 엄지 손가락이 바깥쪽으로 젖혀지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 엄지 내측의 인대가 파열될 수 있습니다. 엄지의 내측 인대 파열은 스포츠의학 뿐만 아니라 정형외과적으로도 중요시 다뤄지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해부학적인 특이점 때문입니다. 내측 인대 바로 윗부분에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큰 힘줄 중 하나가 붙어 있습니다. 인대파열이 심할 시 힘줄과의 위치관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는 자연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합니다. 다른 손가락도 중요하지만 엄지손가락은 손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상당히 큽니다. 손의 기능에서 엄지손가락만 50%를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엄지는 운동과 일상생활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재활과정도 천천히 조심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Q. 한국가스공사의 염유성이 고질적인 어깨 탈구 부상으로 지난 6월에 수술을 받고 상무에 입대하기로 했습니다. 염유성은 대학시절부터 어깨 탈구 부상을 안고 있었지만 수술보다는 치료와 재활을 하는 쪽을 택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 이동엽 역시 마찬가지 선택을 했다가 어깨를 다시 다치는 불운을 겪었었는데요. 이 같은 습관성 탈구의 경우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걸까요? 선생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어깨 탈구는 2가지 요인에서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깨관절에 과도한 외력이 가해지는 경우와 두 번째는 관절의 유연성이 과도한 경우입니다.


전신관절이완증이라고 해서 전반적으로 모든 관절의 유연성이 좋은 경우에는 탈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재발 확률도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 선수와의 접촉이 많은 스포츠에서 어깨 탈구 부상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어깨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재발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운동으로 회전근개와 견갑골(날개뼈) 주위 근육 강화입니다. 회전근개는 어깨뼈를 일차적으로 감싸고 있으며 어깨 관절의 안정성에 큰 기여를 하는 근육이기 때문에 회전근개를 강화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근육의 크기 뿐만 아니라 고유수용성 감각 (proprioception), 어깨 근육의 밸런스도 같이 단련시켜 관절의 안정화에 집중해야 합니다.


Q. 염유성이나 이동엽처럼 비수술적 치료와 재활을 선호하는 선수들이 국내엔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몸에 칼을 대는 것은 최후의 선택“이라는 말인데요. 스포츠의학적으로 이게 정말 맞는 걸까요? 재발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는 경우 부상의 완전한 치료를 위해 수술을 택하는 게 나은 방법은 아닐까요? 스포츠의학적인 관점에서 국내선수들의 이런 판단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어깨 탈구가 발생했을 때 수술 보다는 비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보통 수술이 필요한 부상이 발생하면, 선수들은 크로스 체크를 하기 위해 2-3명의 전문가와 상담을 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어깨 탈구가 대표적인 경우로 비수술적 치료로도 어느정도 만족할만한 결과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어깨 탈구 부상은 현재도 논쟁 중이며, 부상의 심각성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다를 수 있는 부상 중 하나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선수가 치료방침을 결정할 때, 과거 유사한 부상을 치료를 받은 적이 있거나 치료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감독 및 코치님들의 조언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최근 20년 동안, 한국의 관절경 수술 기구와 기술, 그리고 수술 후 회복과정이 눈부시게 발전했다는 점입니다. 수술 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의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정확한 수술과 안정적인 재활과정을 거쳤다면 90% 이상의 높은 확률로 완치될 가능성이 있으며, 재활과정에서도 수술적으로 단단한 고정력을 얻었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빠른 재활이 가능하였습니다. 수술을 최후의 선택으로 남겨 두었다가 2-3번 탈구된 후에 하는 수술은 오히려 조직이 더 많은 손상을 받은 이후 이기 때문에 수술도 어렵고 수술 후 결과도 낙관적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을 최후의 선택으로 미루는 것 보다는 선수의 여러 상황들(시즌 여부, 선수의 나이, 계약 기간 등)을 고려하여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Q. 올여름 수술을 택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가 시즌 중에 고질적인 족저근막염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부위의 휴식이 최고의 치료법이지만, 프로 스포츠선수들의 경우 마냥 휴식을 가지긴 쉽지 않아 족저근막염을 안고 뛰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대로 된 휴식을 가질 수 없는 선수들 입장에서 족저근막염 부상으로 어떻게 취급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족저근막염을 완치할 방법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A. 족저근막은 발의 가장 아래쪽에서 발뒤꿈치뼈와 발앞뼈를 연결시켜주는 단단한 조직으로,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통증의 가장 흔한 질환입니다. 점프, 착지, 스프린팅을 하는 종목에서 충격 흡수의 첫번째 위치인 족저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하는데요, 이 부분은 운동할때 뿐만 아니라 보행할때 필연적으로 자극이 갈수 밖에 없기 때문에 한번 손상이 발생하면 회복하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선수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질환 자체가 금방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을 정확히 인식해야하며, 또한 호전과 악화가 수시로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첫번째입니다.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증상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는 약 1년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관리 방법은 족저근막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방법과 족저근막 주위를 관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직접적이 관리법은 스트레칭과 아이싱이 있습니다. 그럼처럼 운동 전후에 냉장고에 넣어둔 시원한 캔으로 발바닥을 아이싱해주고, 엄지발가락을 뒤로 젖혀서 물리적인 스트레칭을 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족저근막 주위를 관리하는 방법은 발목의 유연성과 발가락 근육의 강화입니다. 발목의 유연성이 좋으면 그만큼 점프 착지나 러닝을 할 때 족저근막으로 가는 부담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발가락 근육이 강하면 족저근막을 지지하는 아치 구조를 잘 유지시켜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발가락으로 바닥에 있는 수건을 당기는 동작이나 그림과 같이 발가락 근육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방법이 좋은 강화 운동들입니다.














Profile 김두한 교수는...


현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 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9년 12월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합류해 U18, U19 청소년 대표팀 팀 닥터를 맡았으며 2021년 FIBA U19 농구월드컵, 2022년 FIBA U18 아시아선수권에 동행해 선수들을 직접 관리했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학술 위원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팀 주치의도 겸임 중이다. 2023-2024시즌부터는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필드 닥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로이터/뉴스1 제공,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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