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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지난 4월 WKBL 오프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국가대표이자 부천 하나원큐의 프랜차이즈 스타 신지현(28, 174cm)이 진안의 보상 선수로 부산 BNK썸에 지명된 후 후속 트레이드로 인천 신한은행에 합류한다는 이야기였다. 혼란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됐지만 새로운 팀에 빠르게 적응했다.

용인에 위치한 신한은행 연수원 체육관에서 만난 신지현은 담담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느낌이 그래요”라며 새 출발에 강한 자신감들 드러냈다. 그녀다운 포부였다.(인터뷰는 7월 4일 진행됐습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어요.
저한테는 사실 힘든 상황일 수 있었는데, 구나단 감독님이 제 플레이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감사한 마음으로 오게 됐고, 막상 와서 여기 와서 생활해 보니까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운동도 할 수 있고, 적응 잘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초록색 유니폼만 입다가 파란색 유니폼을 마주했는데, 어색하진 않던가요?
확실히 지나온 세월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초록색 유니폼이 아니라는 사실에 어색한 느낌이 있어요(웃음). 조금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색하지만 열심히 파란색 유니폼도 적응해야 할 것 같아요.

신한은행 합류 후 팀 훈련을 계속해서 치르고 있어요. 분위기는 어떤가요?

온, 오프가 확실한 것 같아요. 훈련할 때와 하지 않을 때 분위기 차이가 커요.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감정이 훈련할 때면 다른 사람으로 확 바뀌어요. 하지만 운동이 끝나면 바로 오프가 돼서 선수들과 티키타카도 잘 맞고, 편하게 장난도 쳐요. 이런 식의 분위기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구나단 감독님과는 무슨 이야기, 또 어떤 점을 원하셨나요?
기대와 달리 별 이야기는 안 하셨어요. 왔는데 ‘어. 왔냐?’하고 이렇게 넘어갔다가 운동 계속하고 나중에 사무실 가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널 팀에 꼭 데리고 오고 싶었다는 등 이런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어쨌든 제 장점은 공격력이잖아요? 저한테서 파생되는 득점 등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 같아요.

구나단 감독님은 다른 감독님들에 비해 나이가 젊은 편인데요. 다른 점이 느껴지나요?
편해요. 대화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요.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와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다 같이 있는 단톡방이 있는데 거기서도 함께 재밌는 장난을 많이 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아요. 외적으로도 너무 재밌게 잘 지내고 있죠.

신한은행이 리툴링 과정을 겪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결국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요?
늘 하던 대로 내 장점을 얼마나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런데 하나원큐 신지현과 신한은행 신지현은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적한지 아직 두 달 밖에 안되서 연습경기를 하거나 확실하게 느끼진 못했지만 좋은 선수들도 있고, 연차가 쌓인 선수들도 많다 보니 소통도 잘 되고, 시간이 갈수록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새로 합류한 최이샘, 신이슬 선수와 케미는 어떤가요?
(최)이샘 언니는 대표팀부터 같이 해온 사이라 너무 편해요. 슈팅 능력도 있고, 공 없는 움직임도 좋기 때문에 저랑 충분히 잘 맞을 것 같아요. (신)이슬이도 워낙 수비 열심히 잘하고, 공격력도 있잖아요? 이슬이한테 파생되는 득점을 좀 받아먹고 싶은 마음이 커요(웃음).

사천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강도가 정말 힘들었다고 들었어요. 어땠나요?
맞아요(웃음). 그래도 힘들었던 만큼 확실히 가기 전보다 몸 상태가 많이 올라왔다는 것을 느꼈어요. 또 힘들다 보니 선수들끼리 함께 더 으쌰으쌰 하면서 그 순간을 버틴 것 같아요. 덕분에 더 빨리 친해졌죠. 다친 선수 없이 잘 돌아와서 좋아요.

8년 동안 하나원큐에서 함께 뛰었던 김지영 선수와 신한은행에서 재회하게 됐어요.
(김)지영이요? 같이 뛰면 너무 편하죠. 하나원큐 때부터 계속 느꼈지만 스피드도 워낙 좋고 앞선에서 해주는 역할이 많아요. 파이팅 넘치는 선수라 팀 에너지 레벨도 담당하고 있고요. 합류 후에 신한은행이라는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많이 물어봤어요. 외적으로도 저를 크게 도와줬죠.

신한은행은 고정 팬덤이 두터워요. 신지현 선수도 마찬가지고요. 여기에 신이슬과 최이샘 선수도 합류해 더 인기 구단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도 기대가 커요. 하지만 결국 좋은 성적이 나야 해요. 우리도 이기는 경기에 밝은 얼굴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잖아요? 밝은 얼굴로 팬분들을 많이 마주해야 팬분들이 더 좋아해 주시죠. 이기는 경기를 당연히 보고 싶으시고요. 그렇기에 우리가 농구 코트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첫 번째예요. 재밌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적 후 등번호를 기존에 쓰던 1번에서 7번으로 바꿨다고 들었어요. 1번의 의미, 바꾼 7번의 의미를 설명해주신다면요?
7번은 고등학교 때 사용한 적 있어요. 프로 와서 어떻게 하다 보니까 1번을 사용하게 됐어요. 팀도 옮겼고, 제 농구 인생 제2막이라고 생각해서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제가 원래 또 7번을 좋아해요. 어렸을 때부터 동기부여를 받은 슬램덩크의 윤대협도 등번호가 7번이에요. 여러 가지 이유가 7번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네요(웃음).



오히려 이적이 더 좋은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하나원큐 신지현은 끝났다. 2014 WKBL 신입선수선발회 전체 1순위로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었던 그녀는 총 9시즌을 부천에서 보냈다. 통산 기록은 255경기 출전, 평균 25분 11초 동안 9.5점 2.6리바운드 3.4어시스트. 이제는 신한은행에서 두 번째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사실 트레이드 되기 전부터 소문이 돌기도 했어요. 그때 심정이 좋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잘 몰랐죠. 저한테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거든요. FA 시장이 열린 이후에 진안이에게도 연락을 한 적 있어요. 우리 팀으로 와라! 그런 이야기도 했었어요. 기사로 진안이가 하나원큐로 온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런데 저와 관련된 이야기가 하나도 안 나오는 거예요. 그때 내가 갈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확정이 났을 때 많은 감정이 공존했을 것 같은데요?
앞서 언급했듯 제가 갈 수도 있었기에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우고 있었어요. 그래서 크게 느낀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힘들었지만, 여기는 프로잖아요? 또 막상 신한은행 와서 생활해 보니까 오히려 이적이 더 좋은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특별한 감정 없이 하루하루 열심히 보내고 있어요.

신인으로 시작해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하나원큐 유니폼을 입고 뛰었어요.
감사한 구단이죠. 물론 제가 2년 전에 FA 계약할 때와 이야기가 달랐지만요(웃음). 어쨌든 하나원큐를 미워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지난 10년 동안 있으면서 힘들 때도 있었고, 좋았을 때도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도 많이 발전했고, 또 마지막에 플레이오프도 갔고, 부천 팬분들과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고 가서 후련해요.

그렇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플레이오프 진출 때인가요?
음…. 예상하신 거와 달리 아닌 것 같아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하나원큐 초반에 뛰었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 너무 농구 이야기만 한 것 같아요. 다른 주제로 넘어 가볼게요. 밥은 어디가 더 맛있나요?
잘 몰랐는데 신한은행 밥 진짜 맛있는 것 같아요. 진짜 중요한 거잖아요? 다행히 하나원큐보다 맛있어요. 식단도 정말 다양하고 최고예요(웃음).

청라의 맛집을 추천해주세요!

예전에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청라에 ‘빅포1982’라는 쌀국수집이 있어요. 진짜 너무 맛있어요. 가서 짬뽕 칼국수와 반쎄오를 같이 먹어야 해요. 정말 맛있어서 팀 옮기고 나서도 2번이나 갔어요(웃음). 한 번은 가족들과 가고, 혼자 간 적도 있어요. 또 갈 거예요. 제가 강력 추천합니다. 꼭 가보세요.

반려견을 키우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소개해줄 수 있을까요?
맞아요! 이름은 왈순이라고 해요. 벌써 저랑 함께 한 지 10년이나 됐어요. 제가 스무 살 초반쯤에 십자인대를 다치는 큰 부상으로 고생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한테 많은 위로를 해줬어요. 그냥 사랑스러워요. 이제 그냥 가족이죠.

지치거나 힘들 때, 동기부여는 어디서 얻나요?
힘들어서 에너지 못 낼 때가 있는데, 그냥 최대한 밝게 살려고 하는 마음가짐으로 이겨내는 것 같아요. 아침 인사할 때부터 밝게 인사하고요. 운동 열심히 하고, 열심히 쉬고, 열심히 자고, 열심히 놀고. 시간을 후회스럽게 보내지 않으려고 해요. 특별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쉴 때는 휴식이 먼저인가요?
보통 시즌이 끝나면 체력이 다 떨어져서 주말에 뭘 할 수 있는 힘이 없어요. 그래서 집에서 쉬다가 약속 있는 날은 잠깐 나가서 밥 먹고 이런 정도인 것 같아요. 너무 힘들다 보니까 아무래도 노는 날은 적은 것 같네요.

오늘의 TMI(Too Much Information)를 이야기해 준다면요?
사실 신한은행 유니폼이 새로 디자인 중인 걸로 알아요. 그걸 입고 인터뷰하고 싶었는데 제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아쉽다?(웃음)

올 시즌 시상식에 박지현, 박지수 선수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왔어요. 도전해 볼 생각은 없나요?
자기들끼리 입고 왔더라고요? 하하. 저도 확실하게 상 받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드레스 입고 갈게요(웃음). 미리 저한테 알려주세요. 받는 사람이 입어야 이상하지 않겠죠? 근데 정말 좋은 문화 같아요. 배구나 이런 쪽에서 그렇게 입는 것을 많이 본 기억이 있어요. 제가 성적이 좋아서 상을 받을 것 같다? 그러면 입고 갈게요. 그러니까 잘하겠습니다(웃음).



1년 뒤 나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요?
후회하지 않았지? 그럼 됐어(웃음). 넌 잘했을 거야. 좋아하는 농구하면서 행복만 하자.

신지현의 농구 인생,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됐어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느낌이 그래요(웃음). 일단 팀 성적이 잘 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예요. 지금 선수들, 또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너무 재밌어요. 지금 이 멤버 그대로 오래 농구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개인적인 목표는 없나요?
목표 없어요. 팀 성적이 가장 중요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빛날 거라고 생각해요. 팀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도 있었어요. 그런 거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 아시아쿼터 선수가 센터라 팀의 약점도 메워줄 수 있을 것 같고, 잘 준비해서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이렇게 제가 신한은행에 새로 합류하게 되었는데요. 인천도원체육관에서 만날 순간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설레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팬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우리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올 시즌은 꼭 플레이오프, 그 이상으로 올라가 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또 많은 사랑 보내주세요!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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