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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팀의 탈락만큼이나 본인 스스로도 충격이 남았을 시즌 피날레. 대표팀의 고민도 동시에 커졌다.

두산 베어스 곽빈은 올 시즌 KBO리그 공동 다승왕이다. 시즌 내내 이어진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팀의 기둥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특히 시즌 막바지 등판한 4경기에서 전부 선발승을 따내면서, 두산이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도 정규 시즌 4위를 확정짓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최종 성적 15승9패 평균자책점 4.24. 4점대 평균자책점이 다소 아쉽지만, 곽빈이 많은 팀의 승리를 만들어주면서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과 더불어 15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이제 확실하게 리그를 대표하는 국내 투수라는 인식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그러나 곽빈의 가을야구는 충격으로 끝이 났다. 이승엽 감독은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 투수로 곽빈을 앞세웠다. 조던 발라조빅은 확실하게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단연 15승 에이스 투수인 곽빈이 나설 차례였다. 4위인 두산은 단 1승만 잡으면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곽빈이 무너졌다. KT를 상대로 1회부터 볼넷, 안타로 주자를 깔고 시작했고 이후 장성우~강백호~오재일까지 3연속 적시타를 허용했다. 어렵게 2아웃을 잡은 이후에도 배정대에게 추가 적시타 허용. 수비 실책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닝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수비 도움으로 만든 홈 보살이 아니었다면 더 큰 점수를 내줄 뻔 했다.

1회에만 4실점을 한 곽빈이 2회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볼넷을 내주자, 두산 벤치는 더 기다리지 못하고 투수를 교체했다. 15승 투수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1이닝만에 강판되는 쇼킹한 장면이었다. 곽빈은 스스로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했다. 그리고 두산은 결국 2경기 중 1경기도 잡지 못하고 그대로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두산의 퇴장만큼이나 곽빈의 피날레가 아쉬웠다. 덩달아 야구 국가대표팀의 고민도 커졌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다음달 대만에서 국제 대회 '프리미어12' 일정을 시작한다. 아직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지 않은 시점이지만, 곽빈은 원태인과 더불어 대표팀 '에이스'로 중책을 맡아줘야 하는 선수. 그런데 큰 무대에서 너무나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자 자연스럽게 대표팀의 근심과 걱정이 깊어졌다.

대표팀의 핵심 초점은 마운드 구성에 쏠려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선발진 구성인데, 문동주의 합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규 시즌 막바지부터 팔에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에 현재 공을 완벽히 던질 수 있는 몸 상태인지에 대한 체크가 필요하다.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남겨둔 원태인, 고영표 등 주요 투수들의 경우 앞으로 큰 부상만 없다면 합류가 가능하지만, 이들과 함께 투수진을 이끌어줘야 할 곽빈이 이렇게 큰 경기에서 아쉬운 투구 내용을 보여주는 것은 엔트리 구상에 대한 생각을 처음부터 다르게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과 함께 현장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들을 지켜보고 있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컨디션 체크를 위한 시찰이다. 투수진 구상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머릿속이 더욱 복잡해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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